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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겨울을 밝히는 등불

등록일 2019년10월24일 06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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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겨울을 밝히는 등불

 

 

 

 

 

 

어느 샌가 또 한 해의 끝 지점이 어김없이 막바지를 치닫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 한 해 동안을 돌이켜보면 회사와 학교, 사회의 곳곳을 바쁘게 오가며 지낸 탓이었을까.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을 정도다. 잠시 짬을 내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노라니 어느덧 십이월의 끝자락에 서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온기로 가득 찰 크리스마스의 온정이 매서워지는 정국 날씨에 기세를 제대로 피지 못할 정도이다.

 

올 해는 국내의 혼란함이 온통 다사다난했던 뉴스를 장식하던 때였다. 2016년을 달구었던 사회적 이슈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경주 대지진, 영국의 브렉시트 등이었지만 단연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를 꼽을 수 있다. 청와대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빚어진 현직 대통령의 탄핵은 우리 사회의 암울하고 혼돈스러운 정치, 사회, 경제 현실의 속살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그려낸 ‘응답하라 1988’은 최고 시청률 21.6%를 기록하며 2016년 1월 시청자들을 TV 앞에 꽁꽁 묶어 놓으면서 그 시작을 알린다. 이후 2월은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11시간 39분 발언이라는 국내 최장 기록을 낳았고, 3월에는 ‘인공지능 대 인간의 바둑 대결’이 크나큰 화제를 낳았다.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은 1승 4패로 끝났지만 온 국민의 인공지능이 도래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커다란 관심과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4월 치러진 ‘4.13총선’의 결과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하면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여소야대 구도가 재연되었고, 새누리당은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게 넘겨주는 참패를 당했다.

 

지난 5월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된 ‘강남역 묻지마 살해사건’은 여성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안겨 주었다. 사건의 원인이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란 점에서 사회 공동체 전체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었다. 6월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43년 만에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는 EU 회원국들과 영국의 갈등 양상을 보여주었다. 7월에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GO)의 열풍’으로 게임을 즐기려는 청소년들이 속초로 몰리면서 때 아닌 속초가 게임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8월, 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금메달 9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통해 한국을 8위로 올려놓았지만 목표했던 10개의 금메달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그동안 유도, 레슬링, 배드민턴 등 효자종목의 부진과 기초종목의 몰락이라는 교훈을 남겨주었지만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양궁은 대한민국의 저력을 당당히 세계에 보여주었다. 9월에 경주에서 일어난 진도 5.8 지진은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켰으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과 대비에 대한 문제점을 사회에 널리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10월 JTBC 뉴스룸에서 청와대 비선실세의 의혹을 받고 있던 최순실 태블릿 PC가 보도되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사실이 우리 사회를 일대 혼란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이후 11, 12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번져갔다. 세계에 유례없는 평화집회와 성숙된 시민의식을 동시에 보여주었던 촛불집회는 시민혁명으로 불렸으며, 결국 12월 9일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일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값진 결과를 낳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남기고 있지만 국회 찬성 234라는 압도적인 숫자는 사실상 헌법과 국민주권을 모독을 심판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청렴하게 만들고자 하는 국민 촛불의 정의로운 힘이었던 셈이다. 한겨울의 시린 바람에도 거세게 타오르던 촛불이 이제 2017년을 맞이해 온 세상을 밝히는 희망과 약속의 등불로 비춰질 것이다.

 

비비안 안 발행인 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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