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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향해 느림의 언어를 선사하는 홍천 Noil River Pension_ 노일강 펜션의 특별한 존재감…

콘크리트 벽을 지주 삼아 수평으로 돌출된 캔틸레버식 육면체 큐브와 다이내믹한 창의 조합이 돋보여

등록일 2019년12월23일 09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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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향해 느림의 언어를 선사하는 홍천 Noil River Pension_ 노일강 펜션의 특별한 존재감

콘크리트 벽을 지주 삼아 수평으로 돌출된 캔틸레버식 육면체 큐브와 다이내믹한 창의 조합이 돋보여

 

 

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노일리의 축적된 자산이다. 노일강의 풍성함은 그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을 키우고 주변 환경을 한층 여유롭게 만드는 싱그러운 자연 에너지로 작용한다. 그 강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커다란 안식을 제공받게 된다. 우리네 삶의 많은 영역이 강과 공존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유이다.

 

 

강원도 홍천군 금학산의 완만한 산세를 배경으로 삼아 강기슭 한편에 노일강 펜션은 다소곳이 자리한다. 홍천강의 옛 이름이기도 한 노일강은 홍천지역을 유유히 휘돌아가며 서측 청평호로 흘러들어가는 아름다운 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넓은 강폭과 수심 얕은 잔잔함으로 노일강은 많은 사람들의 오고나감을 키워내고, 호수 같은 고요한 분위기와 알맞은 수온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강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풍요로운 노일강의 자연 풍경과 더불어 살아가던 건축주는 화재로 기존의 건물을 잃게 되었고 그 건물 자리에 새롭게 펜션을 계획하게 된다. 주변의 평범한 펜션과는 사뭇 다른 차별화된 건축을 통해 노일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노일강의 한적한 운치를 숨김없이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던 중 건축가 김동희 소장과의 특별한 만남이 있게 되고 이 둘의 진지한 대화와 건축여정에 대한 절묘한 호흡은 현재의 이색적인 두 동의 건물이 탄생되는 동기가 되었다.

 

 

노일강 펜션은 패밀리동과 커플동으로 나누어져 서로 정답게 마당을 공유하며 이웃해 있다. 대지 후면으로는 다소 높다란 경사지이고 강으로 이어지는 낮은 흐름을 대지 조건을 함유하고 있었다. 이에 건축가는 주어진 대지조건의 단점을 레벨감 있는 건물의 배치와 지층에서 띄우는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패밀리동이 앞에 놓이고 그 뒤편 한쪽으로 커플동이 단차를 달리하여 들어서 있으며, 마당을 가운데 두고 들어선 건물로 인해 공간의 위요감은 증대된다. 두 동 사이의 공간의 앞쪽은 단차를 둔 마당으로 뒤쪽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배치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일강 펜션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은 직육면체의 매스들이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블록놀이를 하는 듯한 이 재미있는 형태는 강과의 관계성을 토대로 만들어진 건축가 나름대로의 해석인 셈이다. 그 생김새를 달리하는 두동은 강으로 한껏 열려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마치 노일강이 주는 커다란 선물인 ‘강의 풍경’을 조금이라도 놓치게 하지 않기 위하여 서로 다른 크기의 큰 창이 강을 향해 나있다. 이러한 전망을 목적으로 마련된 저마다의 큰 창들은 건물을 형성하는 다이내믹한 구성요소가 되며, 내부 이용객들에게는 강의 풍경에 젖어들 수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간 장치가 된다. 강을 향한 전망 기능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발현된 사뭇 길쭉한 육면체 매스는 그 자체가 건물을 형성하기도 하고, 기본적인 콘크리트 지지대를 기반으로 불쑥불쑥 앞뒤와 옆으로 튀어나온 형상을 취하기도 한다. 흡사 자신의 돌출된 매스를 뽐내기라도 하려는 듯 길게 캔틸레버 방식으로 튀어나온 육면체 매스는 건물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유쾌한 조합으로 작용한다. 자연스런 질감의 콘크리트 매스에서 돌출된 이 하얀색의 큐브 육면체는 그 특이함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인지된다. 건물의 외부 측면에서 보이는 차별화된 창의 구성 역시 큐브 매스의 개성감 있는 외관을 더욱 고조시키고 내부에서는 외부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든다. 건축가 김동희는 필로티 하부에 기둥을 두지 않는 캔틸레버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외부에서 조망할 때 마치 떠 있는 듯 건물의 극적인 효과를 부여하였다. 이를 위한 건물의 구조설계는 서울시립대 황경주 교수가 맡아 해결할 수 있었다.

 


 

“노일강 펜션은 멋쩍은 육면체의 몸놀림의 표현입니다. 육면체 형태의 각 실은 컬러의 화려한 향연을 꿈꾸고 저마다의 육면체들은 수직판상의 수직 동선을 기준으로 앞뒤 옆으로 튀어 나와 있습니다. 꼭 어린아이들이 블록 놀이에서 자신이 길쭉하게 만든 블록들을 자랑하는 것과 같죠.”

펜션시설의 많은 부분은 휴식을 위한 장소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지지만 획일한 형태와 공간에서 새로운 휴식처에서 만나는 새로운 형태와 공간은 방문자에게 또 다른 신선함을 줄 수 있다고 건축가 김동희는 노일강 펜션의 설계 의도를 밝힌다.

 

 

강가에 앞서 있는 패밀리동은 가족들이 머물 수 있게 마련한 곳이다. 패밀리동은 강을 전망할 수 있는 대공간인 거실과 방, 다락공간, 데크 등으로 구성된다. 패밀리동은 후면으로 별도의 계단이 마련되어 있고 하부공간에는 근린생활시설과 데크와 연계해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커플동은 건물의 단차로 인해 패밀리동과 층고를 달리한다. 커플동은 독립된 영역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계단이 마련되어 있고 방과 데크에서는 다양한 외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노일강 펜션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각 실별로 다른 입구와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인지되는 차별성은 각각의 방 천장에서도 컬러풀한 색채로 전개된다. 각 방의 이름 역시 천장의 색채를 따온 것으로 패밀리동의 1층은 갈바스톤 그레이, 2층은 고급스러운 보라색의 퍼플 페인, 3층은 자작나무 벽면과 천장을 의미하는 화이트 버치로 이름 지어졌다. 이와 대비되게 커플동의 1층은 오렌지 스카이, 2층은 붉은 빛의 레이디 버그, 3층은 시원스러운 파스텔톤 파란색의 레이지 선데이라는 천장색으로 구분되어 자연스럽게 방의 이름도 정해졌다. 이러한 다채로운 색채의 적용은 각 방마다 다른 공간 경험을 유도하기 위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가 녹아있다.

 


 

“노일강 펜션은 캔틸레버로 돌출한 육면체들의 형상이 강하게 들어난 건물입니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 넘는 구조적 해석이 가능했다면 더욱더 과장된 형상들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서로 같은 생각을 공감한다면 그 결과물은 최대치로 이끌어 질 수 있다고 건축가 김동희 소장은 언급한다. 그가 생각하는 펜션건축은 인간을 편하게 하거나 안락하게 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전제로 한다. 느닷없이 어떤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펜션건축은 당연히 특별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을 꿈꾸고 있지만 새로움을 가리고 있는 커튼 앞에 선다면 두려움이나 주저함을 감출 수 없게 됩니다. 누구나 누드사진을 보면서 괜히 멋쩍은 감정을 한번쯤은 느껴보았던 것처럼 과연 이것을 부끄러운 감정으로만 취급할 수 있을지”라고 건축가는 우리들에게 반문한다. 새로운 것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는 강요된 것이 아닌 스스로에게 부여해야 할 기본적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장소의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도 비롯되지만 그 장소의 가치를 더욱 빛내줄 건축적 공간에서도 유발된다. 오랜 시절 홍천 산하의 맑은 기운을 머금고 자라난 노일리의 싱그러운 터전, 그곳을 유유히 흘러가는 강이 주는 느림의 풍경을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바로 노일강 펜션에 적용된 훈훈한 공간언어라고 할 수 있다. 펜션건축의 외관이 자연의 흐름에서 조금은 튀어 보일 수 있겠지만, 주변 산세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나지막한 집의 크기와 화이트톤의 부드러운 색채감, 강을 향해 부드러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다양한 창의 조합은 노일강 펜션의 독창적인 진가를 더욱 배가시켜주고 있다. 그 속에 담겨진 다채로운 건축언어는 집을 만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어 노일강 펜션의 특별한 존재감을 넌지시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은 마치 국적불명의 이름표를 붙이며 우후죽순 들어서는 개발 행태의 반감이며 노일강을 찾아오는 방문자들을 위해 선사하는 건축가와 건축주의 의미 있는 선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ANN

 

김동희 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 대표건축가

자료_ KDDH

사진_ 에이앤뉴스 양우상

 

 

김동희 Donghee Kim 정림건축 소장을 지냈으며 2010년 독립해 건축사사무소 KDDH를 운영해오고 있다. 외국에 나간 건축주와 카톡으로 대화하며 지은 집 이보재로 세인들에게 알려졌고, 개인 블로그와 SNS를 적극 활용하며 건축주와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익산T하우스, 완주행와재주택, 바바렐라하우스 등 목조주택을 다수를 디자인했으며, 노일강 펜션, 홍천다나치과 등의 다양한 작품이 있다. ‘부기우기 행성 탐험’, 붉은 미친’, ‘욕망채집장치’ 등의 드로잉 및 설치 작품 전시를 통해 창조적인 공간 창출을 또 다른 은유로 표현하기도 했다. 2013년 제14회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은상을 받은바 있으며 2014 UIA 더반 세계건축대회 서울관 설계공모에서 우수작으로 당선되었다. 건축주와 건축주의 접점을 찾기 위한 기획으로 집톡(건강한 집짓기 토크쇼)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설계 총괄 : 김동희/ 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

설계 및 감리 : KDDH/ 손정용, 이경선, 안태우, 이영근, 이윤광

건축주: 이강준

시공사: 건축주 직영

구조설계 : 황경주/ 서울시립대

위치: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노일리 821-23

대지면적: 706㎡

건축면적: 152.7㎡

연면적: 232.2㎡

건폐율: 21.62%

용적률: 32.88%

규모: 지상 3층

용도: 단독주택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외벽/ 스터코 플렉스, 송판무늬 콘크리트, 노출콘크리트, 지붕/ 콘크리트, 컬러강판, 내부/ 수성페인트, 벽지, 바닥/ 강마루, 조경/ 잔디

 


 

 

전예원·양정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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