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국립문화시설’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에 ㈜제제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의 회복> 당선
이건희 기증관 건립사업(가칭)의 당선작, 경복궁과 전통 건축에서 보이는 중정형 패턴을 적용한 3개의 건물 안에 상설 전시 공간 5개, 특별 전시 공간 1개를 배치, 열린 사이 공간으로 자연을 다시 만나게 되는 구성도 우아하게 제시
송현동 국립문화시설(가칭) 국제 설계공모 당선작인 ㈜제제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의 회복>, 경복궁과 전통건축에서 보이는 중정형 패턴을 적용하고 3개의 건물 안에 위치한 5개의 상설전시공간과 1개의 특별전시공간이 돋보인다.
이건희 기증관으로 잘 알려진 ‘송현동 국립문화시설’(가칭) 건립사업 국제설계공모에 ㈜제제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의 회복>이 당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건축가협회가 공동으로 계획한 이번 공모전은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기증품(고미술품과 근·현대미술품 23,181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장·전시시설을 2028년에 송현문화공원에서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는 건립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설계 공모전이다.
공모전에는 국내외 총 67개 팀의 작품을 접수한 가운데 지난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2차례 심사를 거쳐 25일 최종 당선작을 결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최종 당선작으로 대한민국다움의 사상적 정신을 소나무와 상징적으로 연결해 다각적으로 보여준 작품인 <시간의 회복>을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심사는 임재용(건축사사무소 OCA 대표)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박진호(인하대 교수), 손진(이손 건축사사무소 대표), 양수인(삶것 건축사사무소 대표), 안기현(한양대 교수), 전이서(전아키텍츠 대표), 윌리엄 호르간(William Horgan, 미국, Grimshaw /Partner)이 맡았다.
당선작인 ㈜제제합건축사사무소의 <시간의 회복>
당선작인 <시간의 회복>은 경복궁과 전통 건축에서 보이는 중정형 패턴을 적용한 3개의 건물 안에 상설 전시 공간 5개, 특별 전시 공간 1개를 배치해 전시 콘텐츠에 따라 다양한 구성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전시 공간 사이를 이동하는 관객들은 열린 사이 공간으로 자연을 다시 만나게 되는 구성도 우아하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축가에 따르면 외관은 국내산 소나무를 활용해 기억 속 소나무 언덕과 오늘날 송현문화공원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그을린 외피를 통해 오늘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 온 우리의 역사를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내부는 지하 2층에는 수장고과 기계실, 지하 1층에는 교육 영역과 기획전시공간 등, 지상 1층에는 로비와 편의시설, 상설 전시 공간 1개, 지상 2층에는 상설 전시 공간 3개, 지상 3층에는 상설 전시 공간 1개와 전망대가 마련된다.
한편, 2등은 ㈜제이유 건축사사무소+허서구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알오에이아키텍츠의 ‘미술관 길을 품다 땅의 역사 문화로 동화되다’, 3등은 이진욱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하+스튜디오 음 건축사사무소의 ‘하늘, 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4등은 ㈜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의 ‘선의 은유 : 중첩된 풍경’, 5등은 건축사사무소닷킴㈜과 수영박 아키텍트 시아(Soo Young Park Architekt SIA, 미국)의 ‘어번 코리더(Urban Corri dor)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입체적 경계의 풍경’이 각각 선정됐다.
심사총평에서 임재용 심사위원장은 “이번 현상 설계는 스펙터클한(spectacle) 풍경과 내러티브한 (narrative) 풍경이라는 두 풍경의 싸움이었다고 보며, “어떤 풍경이 더 우위에 있냐?” 하는 싸움이 아니라 “어떤 풍경이 이 땅에 더 적합하냐?”의 싸움이었다고 설명하며, “당선작은 땅의 흔적과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가장 내러티브한 프로젝트여서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밝힌다.
또한 임 심사위원장은 “5등작은 합리적인 평면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에 더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땅에 관한 이야기가 적었던 것 같다. 4등작은 두 개의 박스로 도시적 맥락을 잘 짚은 프로젝트이다. 합리적으로 공원과 율곡로 3길에 잘 대응하고 두 도시 공간을 잘 연결해 주고 있다. 다만 송현공원에서 바라본 왼쪽 박스의 모습이 베를린의 한 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3등작은 스펙터클한 풍경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강한 개념을 간결한 구조 시스템이 뒷받침하고 있다. 송현공원을 향한 내부 공간이 율곡로 3길로 흘러내려서 관통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만드는 풍경은 송현문화공원에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다만 심사위원들이 내러티브한 풍경을 선호했을 뿐이다. 2등작은 본질적으로는 스펙터클한 풍경이지만 내러티브한 풍경도 겸비한 프로젝트이다. 기존 골목길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 설정은 도시적으로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 다만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도시적 풍경이 스펙터클한 풍경에 가까워 당선작이 되지 못하였다.”고 총평을 밝힌다.
아울러 임 심사위원장은 이건희 기증관을 품격있는 건축물로 탄생시키기 위하여 발주처에게 책정된 예정 공사비는 당선작을 건강하고 품격 있는 건축물로 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에 추가 공사비 확보를 당부했고, 앞으로 송현문화공원 조성을 주관할 서울특별시와 잘 협의해서 이건희 기증관과 송현문화공원이 조화롭게 하나의 도시 공간이 되어 품격 있는 서울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했다.
한편, 당선작에 대한 각 심사위원들의 평가로 박진호 심사위원은 “절제되고 겸손한 디자인으로, 주변의 전통 건물에서 영감을 얻은 ㅁ자 형태를 세 개의 매스로 유형화하여 배치했다. 이 매스들은 서로 엇갈리게 놓여 있어 주변 공간에 위압감을 주지 않으며, 율곡로 3길 방향에는 골목과 어우러지는 리듬감을 더하고 있다. 각 매스의 상부는 전시관으로 사용되며, 이동 동선과 전시 공간의 흐름이 인상적이다. ㅁ자형 매스의 중앙부는 중정과 전망대와 같은 특징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장소의 기억과 부지의 정체성을 건물의 입면 외피와 내부·외부 공간 디자인에 반영하려는 의도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손진 심사위원은 “100년의 부재: 품위 있는 프로젝트이다. 세개의 큐브가 주변과 정교하게 맞물려 안정감 있는 도시 환경을 부여할 것이며 그 구성이 내부로 치밀하게 전개되어 짜임새를 더한다. 공간 또한 단순함과 풍부함을 동시에 내포하여 수평동선과 수직 동선의 구성이 버릴 곳이 없다. 재료의 쓰임새 또한 형식에 어긋나지 않게 적절하다. 무엇보다 이 시대에 이곳에 들어서 손색없어 보인다. 당선작은 지금의 세태에 던지는 메시지도 함유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에 내면의 힘은 앞서 말한 것들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이 장소와 테마에 충분히 조응하는 프로젝트라고 믿는다. 기대를 갖게 한다.”고 평했다.
안기현 심사위원은 “세 개로 나뉜 매스가 주변과 조화를 이룸과 동시에, ㅁ자형 공간에 적절하게 배분된 전시공간과 각각의 전시장 사이에서 공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장치해둔 브리지와 창문들이 적절하고 탁월했음. 세 개의 나뉜 탄화목을 활용한 어두운 박스들이 묵직한 수묵화를 연상시키며, 경복궁 그리고 다른 박물관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시가적 문화적 아이콘으로 제공될 것으로 판단됨. 풍부한 외부 공간, 내부의 오밀조밀한 휴게 공간, 옥상의 데크에서 펼쳐질 공원의 뷰등이 관람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된다.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동안 적은 예산, 공원 지하주차장부분과의 조율 등으로 인해 디자인 비전이 손상되지 않고 유지되길 바란다.”라고 평가했다.
양수인 심사위원은 “건축적 제안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의 분위기까지, 제출안의 모든 부분이 건축가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좋은 제안이다. 송현 부지 위로 드러나는 세 덩어리의 배치와 연결, 공간적 경험은 시적이고 우아한 반면, 세 덩어리가 연결되어 있는 지상1층과 지하의 계획은 매우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다. 국내산 간벌 목재를 활용해 제안한 외장재 역시 미려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구현 방법이 잘 계획되어 있다. 화려한 외관이나 과격한 형태적 제스처 없이도 상당한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는 우수한 제안이다.”고 평했다.
전이서 심사위원은 “보통 한국의 현상설계 공모전에서 분동형의 안들은 당선이 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특히나 프로그램을 순수하게 드러내는 단순한 박스형태의 분동형의 안들은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접근은 건축적 위용이나 드라마틱한 뷰를 보이지 않고, 보편적인 접근으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67번이 보여준 건축적 완결성을 지닌 우수함도 있지만 그 가치를 섬세히 읽어낸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당선까지 가게 하였던 것이 아닌가 한다.
세 개의 중정형 박스의 배치는 대상지 주변의 경복궁과 전통한옥 군들이 이루어왔던 배치로부터 이어진 도시 맥락적 서사를 가지며 그 의미가 명징하게 전달되었다. 동일한 크기의 박스들은 단순한 배치를 넘어 공예박물관의 모습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섬세한 접근으로 기존의 도시조직과 조화롭게 와닿았다. 이건희 기증관이 가지는 특징인 박물관이자 미술관의 프로그램의 본질을 충실하게 담아내면서 송현동 땅에 배어져있던 질곡의 역사를 가장 단순하지만 겸허한 자세의 건축어휘로 깊이 있게 전달하는 안이었다. 이 건축이 만들어낸 경계를 마주하면 왠지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걸어 잠시잠깐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할 것 같다. 거대한 건축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내부화된 열린 커뮤니티홀이 아닌, 이미 펼쳐져 있는 송현공원을 열린 커뮤니티 장소로 있는 그대로 두고 마치 몸으로 송현의 이야기를 하듯 도시의 일상과 마주하는 존재로서의 건축을 기대하게끔 하는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William Horgan 심사위원은 “이 디자인은 정교하고 섬세하며, 그 자체로 훌륭한 수상작이다. 건축가들은 이건희 컬렉션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공간에 필요한 다양성과 사색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특히 외관에 사용된 숯으로 그을린 지역 소나무가 마음에 들었다. 이는 전통 건축의 여운을 주면서도, 환경 관리의 선도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재생 가능한 소재이다. 이는 대부분 경쟁작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중요한 특성이다. 이 디자인은 우아함과 침착함을 나타내며, 연속적인 공간 경험을 설득력 있게 제공한다. 대다수의 다른 디자인과 상반되게,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의 중요성을 과장하지 않고 조용히 전달하는 자신감과 세련됨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체부는 국제공모 심사 결과를 토대로 11월 1일부터 28일까지 송현동 건립 현장에 수상작(1~5위)을 전시할 예정이다. 당선작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부여되며, 2등작에게는 4천만원, 3등작에게는 3천만원, 4등작에게는 2천만원, 5등작에게는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송현동 국립문화시설’은 2024년 11월 설계를 시행해 2025년 12월 착공하고,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한다. ANN
자료_ 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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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데일리 에이앤뉴스 (http://www.annews.co.kr)
대상지
당선작(1등) 시간의 회복/ ㈜제제합건축사사무소
2등 미술관 길을 품다/ 땅의 역사 문화로 동화되다. ㈜제이유 건축사사무소, 허서구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알오에이아키텍츠
3등 하늘, 땅 그리고 사람들의 "그 곳"/ 이진욱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하, 스튜디오 음 건축사사무소
4등 선의 은유 : 중첩된 풍경/ ㈜건축사사무소 원우건축
5등 Urban Corridor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입체적 경계의 풍경/ 건축사사무소닷킴(주), Soo Young Park Architekt 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