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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있는 예술인들의 도전적인 창작 활동의 장이자 지역주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간, 아트랑

시작의 힘을 주제로 이동욱의 유화와 권혁의 추상회화, 김선두의 한국화, 강준영의 설치작업, 이길래와 조영철의 입체작업, 최문석의 기네틱 ...

등록일 2019년12월04일 23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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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있는 예술인들의 도전적인 창작 활동의 장이자 지역주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간, 아트랑

시작의 힘을 주제로 이동욱의 유화와 권혁의 추상회화, 김선두의 한국화, 강준영의 설치작업, 이길래와 조영철의 입체작업, 최문석의 기네틱 작품, 최성록의 디지털 영상 애니메이션, 한호의 미디어회화, 신승백과 김용훈의 애플리케이션 작업, 양민하의 영상 작품이 다채롭게 펼쳐져

 


 

강동아트센터는 올 19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시작의 힘(The power of beginning)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지난 9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강동아트센터 아트랑은 회화와 조각은 물론 새로운 매체의 미술품을 전시하여 다매체 예술을 위한 복합공간이다. 개관전으로 기획한 시작의 힘 전은 우리나라의 문명이 가장 먼저 싹튼 곳이자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강동구의 역사적 환경적 자산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시간과 공간이 축적해온 강동의 자산을 시작이라는 개념으로 풀어간 전시는 강동의 가치와 공명하는 중견 및 신진 작가 11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강동의 자산이 예술가뿐만 아니라 관람객에게 새로운 동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전시 내용을 살펴보면, 평면 작업으로는 화려한 풍선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이동욱의 유화에서부터 실과 물감으로 구축된 권혁의 독특한 추상 회화 그리고 전통 장지 기법으로 느린 선의 미학을 구현하는 김선두의 한국화가 전시되어 볼만하다. 이동욱 작가는 인간 존재의 복합적 내면과 그 관계적 상황을 고무 풍선을 모티브로 표현해왔다.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화려한 색상의 풍선으로 가득 찬 그의 캔버스는 언뜻 한 폭의 환상적인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풍선은 끊임없는 자기 확장과 세계로의 상승을 멈추지 않으며, 그의 풍선은 유약하지만 아름다운 우리 인간 존재에 대한 초상이자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삶에 대한 애정 어린 위로이다. 김선두 작가는 느린 선의 미학을 바탕으로 먹과 분채를 사용하여 장지에 선과 색을 밀도 있게 쌓아 올리는 기법을 통해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화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개관을 기념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가 제작한 <강동유람-보물을 찾아서>는 길이가 총 20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작품이다. 권혁은 페인팅과 드로잉은 물론 영상과 설치,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왔다. 작가는 실과 물감의 자유로운 변주를 통해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 그 우연과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명 ’바람’ 연작으로 불리는 <위드 윈드(With Wind)>를 중심으로 신작을 선보인다.

 

 

설치작업으로는 강준영이 도자기를 중심으로 회화와 드로잉을 곁들여 감각적인 텍스트로 연출한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작가 강준영은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관심사인 사랑과 행복을 주제로 도예와 회화, 드로잉이 어우러진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는 강동구의 관할 아홉 개 행정동의 명칭을 부제로 삼은 드로잉 <아홉 개의 집>이 세라믹 작업 <우리가 선택한 기록이 사랑이 될 무렵>과 꽃 페인팅 <그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과 함께 연출한다. 입체 작업으로는 절단한 파이프 조각을 용접한 이길래의 소나무 조각과 부조 외에 유목의 현대적 가치를 탐색하는 조영철의 코끼리 군상이 전시장 바깥의 야외 공간에 펼쳐져 흥미롭다. 조영철 작가는 주로 유제류(有蹄類) 동물을 소재로 한 입체 작업을 통해 이동과 소통의 현대적 의미를 탐색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함께 도열하여 행진하는 코끼리 무리를 입체적인 구현하되, 강동아트센터의 야외공간 잔디 위에 작품을 설치하여 장소 특정적 의의를 더한다.

 


이길래, 에굽은 소나무 4, 동파이프, 산소용접, 110x60x192cm, 2010

 

소나무의 작가로 잘 알려진 이길래 작가는 일정 단위로 절단한 동(銅) 파이프 조각을 자신만의 표현 단위로 삼은 그는 꿈틀거리듯 휘어진 나무 기둥의 역동적 기세는 물론 수목 껍질의 거친 질감과 잎사귀의 예리한 디테일까지 살려 조각과 부조로 표현한다. 수 백 개에서 많게는 수 천 개에 이르는 동파이프 조각들을 이어 붙인 그의 노동집약적 작업은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하나의 헌사로 다가온다. 작가는 현대 산업문명의 산물인 파이프와 용접이라는 인위적 재료와 기법으로 마치 허공에 드로잉을 그리듯 공간 속에서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우리나라 여느 산천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소나무를 모티브로 자연 친화적인 시각과 동양의 미적 감성이 담긴 작품을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뉴미디어 장르로는 전기 동력에 기반한 최문석의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을 필두로 최성록의 파노라마식 대형 디지털 영상 애니메이션, 그리고 캔버스와 장지라는 기존 회화 양식에 새로운 매체를 가미한 한호의 미디어회화가 선보인다. 최문석 작가는 움직이는 예술이라 불리는 키네틱 아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 중 하나이다. 서울 한강의 시작점이라는 강동구의 상징성을 표현한 <메커니컬 웨이브(Mechacnical Wave)>는 시간차를 두고 수렴했다가 확산을 반복하는 물결의 움직임을 트랜스 음악의 비트와 같은 율동감으로 표현하는 한편, <노 젓는 사람들>에서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배를 통해 일개 기계 부속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는 현대 사회 속 개인과 집단 간의 끝없는 갈등 상황을 표현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최성록 작가는 동시대의 사회, 문화, 역사적 풍경과 사건들을 디지털 영상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서사화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작전명 두더지-파이널 스탠드(Operation Mole–Final Stand)>는 1970년대 북한의 남침용 땅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는데, 인간의 욕망에 부역하는 시스템의 자기파괴적 모순을 풍자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호 작가는 회화를 비롯하여 미디어와 설치, 영상, 퍼포먼스에 이르는 다양한 시각 예술 장르의 융합을 시도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영원한 빛(Eternal Light)> 시리즈는 서양과 동양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각각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가상의 ‘낙원’과 ‘실락원’을 장대하게 창출한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컴퓨터의 보안 도구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결합시킨 신승백‧김용훈의 실험적인 애플리케이션 작업과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는 양민하의 영상 작품도 눈길을 끈다. 양민하 작가는 디자인 기반의 디지털 아트 작업을 하는 미디어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시각적 강화 활동 2019>에서는 실재와 허상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과 여타의 경계를 넘어선 어떤 살아있는 독립된 개체를 창출하고자 하는 작가적 포부가 엿보인다. 관람객의 움직임과 연동된 스크린 속의 비구상 입체물은 동세와 번짐 효과를 통해 이미지의 해체와 재구성 과정을 변화무쌍하게 보여준다. 신승백 ‧ 김용훈 작가는 각각 동명의 작가 두 명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 그룹으로 2012년 결성이후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인터랙티브 아트 프로젝트를 실험해왔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이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캡차 트윗(CAPTCHA Tweet)>이 전시한다. 인간과 로봇을 판별하는 보안 도구인 캡차에 트위터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결합한 작품은 관람객들이 입력한 메시지를 캡차 형태로 변형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컴퓨터를 소외시키고 인간끼리 대화 가능한 소통의 장을 구현한다. 컴퓨터의 시각 인지력에 대한 이들의 지속적인 탐구는 최근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과 같은 인공 지능 시각 기술을 이용한 작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참여한 강준영과 김선두, 최문석 작가는 강동구의 주요 지점들을 탐방하고 연구하여 지역의 특수성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작품을 특별히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역사적, 지리적, 그리고 환경적 자산이 풍부한 강동구만의 특성을 작품에 녹여내고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ANN

 

참여 작가 : 강준영, 권혁, 김선두, 신승백 김용훈, 양민하, 이길래, 이동욱, 조영철, 최문석, 최성록, 한호

전시 주최: 강동아트센터, 전시 기획: ㈜제너럴프로젝트

전시 장소 : 강동아트센터(서울 강동구 동남로 870 강동아트센터), 자료_ 강동아트센터


이길래, 인송 2016-5, 동선, 동파이프, 산소용접, 172x25x112cm, 2015


이길래, 동물나무 2015, 동선, 동파이프, 산소용접, 136x225x77cm, 2015


이길래, 사람과 소나무, 동파이프, 산소용접, 96×80×7.5cm, 2008

이영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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