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서가 신간, 저자 서재원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 출간

1960~70년대 실험적 주택에 담긴 건축가의 도전·한계를 도면, 모형, 렌더링 재구성으로 분석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 도서 표지 (사진=공간서가)

공간서가가 저자 서재원이 지은 신간 도서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을 올해 3월 4일 출간·발행했다.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은 현직 건축가의 시선으로 발굴해낸 1960~1970년대 한국의 실험적 주택과 건축가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제공한다. 저자 서재원은 당시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지였던 ‘SPACE(공간)’에 게재된 주택 중 여덟 개 프로젝트를 선별한 뒤, 지면의 자료를 근거로 직접 도면, 모형, 렌더링 등을 다시 제작하면서 건축가의 의도를 분석하고 추론한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SPACE(공간)’에 연재됐던 ‘리-비지트 「SPACE」’를 바탕으로 기획된 이 책은 그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주택 작업을 새롭게 조명한다. 또한 이 주택에서 저자가 읽어낸 당대 건축가들의 도전과 한계는 한국성, 주어진 조건에 대한 극복, 조형성 실험 등 5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건축을 바라보는 데에도 유효한 관점을 제공한다.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 도서 본문 이미지 (사진=공간서가)

이 책에서 호명된 여덟 건축가의 낯선 주택 작업은 1960~1970년대 당시 대부분 30대에 수행한 작업들이다. 서재원은 일명 ‘대표작’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 주택들 사이에서 건축가들의 이후 건축 행보에 영향을 미치는 단서, 혹은 자신들의 주요 작품들과 달리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던 도전, 나아가 ‘한국성’과 같은 시대의 부름에 대응하는 태도 등을 포착한다. ‘매너리스트의 보석 상자’(유걸), ‘짓다만 표정’(조창걸), ‘한국성이라는 그 추상적 원죄’(김석재), ‘고뇌하는 계단’(공일곤) 등 각 주택에 붙은 특징적인 제목들은 그가 집중적으로 분석한 대상과 주제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독자들에게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한다.

서재원은 각 주택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잡지에 공개된 사진, 도면 등 한정된 자료를 자신만의 매체(도면, 스케치, 모형, 렌더링 등)로 재구성하는 방법론을 적용했다. 그는 작품을 설계한 건축가의 표현 정신을 염두에 두고 건축가의 설계 프로세스를 따라 추론을 이어간다. 실제 건물 내·외부 모습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에는 실물 모형을 제작해 사진을 촬영하거나, 3D 모델링을 통해 렌더링 이미지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각 주택의 특징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에 따라 새롭게 표현된 매체에서 건축가 서재원의 시선과 선배 건축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독자들이 저자의 형식주의적 면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서재원이 설계한 건물의 평면도도 함께 수록했다.

저자는 주택 분석이 지닌 함의를 우리 건축계 ‘안과 바깥의 시선’을 통해 설명하는 과정으로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팔라(fala)가 쓴 ‘추천의 글’과 건축비평가이자 건축역사가인 최원준의 ‘리뷰’를 삽입해 책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면서, 안과 밖의 담론과 연결되는 균형을 갖추도록 했다.

‘잃어버린 한국의 주택들’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긴 세로 판형은 저자의 주요한 참조체인 ‘SPACE(공간)’ 지면을 반영한 것이다. 독자들이 책을 펼쳤을 때 저자가 참고했던 잡지의 지면을 같은 호흡으로 읽어갈 수 있도록 지면을 세로로 이등분한 판형을 시도했다. 또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과 건축가를 발굴해 소개한다는 취지에 맞춰 본문 전체를 영문으로 병기했다. 이로써 이 책에서는 국내 독자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도 보석처럼 숨겨졌던 한국 근·현대 건축의 새로운 장면들을 소개한다. ANN

자료_공간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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