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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 만나 (See You on the Other Side)

3인의 일본 작가 와다 치주 Wada Chizu, 오쿠무라 아카 Okumura Aka, 나카자와 류지 Nakazawa Ryuji의 독특한 화풍을 만나다

등록일 2024년02월17일 09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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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3인3색 전시, 다른 세계에서 만나 (See You on the Other Side)

3인의 일본 작가 와다 치주 Wada Chizu, 오쿠무라 아카 Okumura Aka, 나카자와 류지 Nakazawa Ryuji의 독특한 화풍을 만나다

 


Nakazawa Ryuji _ Clouds at Dusk 2023_ Oil on canvas_ 53 x 45.5cm

 

서울 청담동 비비안초이갤러리에서 오는 3월 23일까지 3명의 일본 작가, 와다 치주 Wada Chizu, 오쿠무라 아카 Okumura Aka, 나카자와 류지 Nakazawa Ryuji의 3인의 이색적인 전시가 열린다.

《다른 세계에서 만나 (See You on the Other Side)》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는 18세기 일본에서 유행하던 우키요에(Ukiyo-e) 판화와 같은 일본의 고전 미술에서 얻은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그래픽화하거나 일본 대중문화인 망가(만화) 그리고 서양의 인상주의와 팝아트에서 받은 영감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완성한 3명의 일본 작가의 회화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전시에서 각 작가들은 일본 전통 문화에 기반으로 한 기하학적인 패턴과 만화적인 인물 표현, 그리고 일본의 우키요에 판화와 같은 일본 전통 예술과 일본 대중 예술인 망가(만화)에서 받은 시각적 영향을 나름대로의 개성으로 표출하고 있다.

 


Wada Chizu_ Zephyr Dog 2022_ Acrylic on canvas_ 45.5 x 53 cm

 

와다 치주 Wada Chizu는 순수한 외모의 소녀와 귀여운 동물의 모습을 통해 역설적으로 현대인의 외로움, 내면적 고립, 불안 등의 문제를 다루어 귀여운 이미지가 갖는 기만적 요소를 탐구한다. 와다의 주요 작품 소재인 파스텔 색상의 초현실적인 풍경 속에 등장하는 소녀는 단순하고 귀여워 보이지만, 호기심에 가득 찬 텅 빈 눈은 다소 무표정하거나 놀란 모습을 보인다. 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의 표현일 수도 있고 동시에 일본의 경직된 사회적 관습에 대한 냉소적 반응일 수도 있다. 작가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통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현대인의 모습 이면에 내재하는 우울감, 불안과 같은 어두운 면을 상기시킴으로써 표면에 가려진 실체를 의식하도록 유도한다.

와다 Wada의 작품은 작가의 실제 어린 시절과는 거리가 있는 유토피아를 탐구한다. 그녀가 창조한 소녀 캐릭터를 통한 '가와이'(귀여움)의 구현은 작가 개인적인 기억과 얽혀있는 환상을 담고 있다. 인간이 아닌 허구의 생명체와 벗을 삼는 '눈이 큰 소녀'라는 반복되는 주제는 작가 자신의 외롭고 억압된 어린 시절을 반영한다. 와다 Wada는 규칙과 높은 학업 성취를 강조하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와다의 부모는 그녀가 어릴 때부터 화가가 되는 꿈을 허락하지 않았고 부모의 반대로 미술 대학에 입학할 수 없어 일반 대학에 진학하여 혼자서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와다의 학창시절인 90년대 초 일본은 서구 대중문화의 홍수를 겪고 있던 때였고 와다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있었다. 이것은 와다 Wada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그녀의 유토피아적 상상에 통합하여 환상과 현실의 독특한 조합을 만든 계기가 된다. 와다 치주 Wada Chizu는 교토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으며 일본, 홍콩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가졌다.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나카자와 류지 Nakazawa Ryuji는 익숙하고 낯익은 일본의 교외와 도시 풍경을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몽환적인 분위기로 담아내어 아름다운 풍경에 비춰진 고독과 외로움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역동적인 붓터치와 대조적으로 차분한 색상으로 묘사한 일본 도시 외곽의 익숙한 풍경과 만화적인 환상이 뒤섞여 있는 나카자와 류지의 독특한 회화는 화려한 풍경 속에서 느껴지는 역설적인 고독을 담는다.

일상적 경험과 환상이 한 화면에서 뒤섞여 상상 (imagination)의 깊이를 탐구하는 나카자와의 작품에는 성장기의 소년이 자주 등장한다. 소년은 일본 도심과 외곽의 폐교, 빈 집, 길고양이 등 다소 을씨년스러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주위를 서성인다. 소년은 과거 화려했던 일본의 경제와 문화를 마치 과거의 죽은 유물처럼 아득히 바라보는데 이는 소위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 속에서 상실감을 느끼는 일본의 신세대, 즉 90 년대 생인 나카자와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듯 하다.

나카자와의 회화에는 서양의 인상주의 화풍을 연상시키는 풍부하고 역동적인 붓터치가 두드러지는데 작가는 스쳐 지나간 장면의 찰나를 빠르게 화폭에 옮기는 듯 경계를 흐릿한 선으로 흩뜨린다. 또한 일본 망가 (만화)에서 영향을 받아 장난스러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독특한 인물의 묘사는 나카자와 특유의 만화적인 독특한 화풍을 잘 보여준다.

친숙함 속에 느껴지는 미지의 세계, 진부한 일상 속에 느껴지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세계, 나카자와 류지의 이 상반된 결합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어 꿈과 현실 사이의 매혹적인 세계를 비춘다. 나카자와 류지는 일본의 명문 미술대학인 무사시노 미술대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Okumura Aka Cherry Blossom 2023 Acrylic on canvas 53x53cm

 

오쿠무라 아카 Okumura Aka는 삶과 죽음의 순환 속에서 영생하는 영원한 소녀의 존재를 일본의 전통적인 시각적 요소와 대중문화와 혼합하여 현대적으로 표현한다. 오쿠무라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번성했던 일본 미술 장르인 우키요에 Ukiyo-e 판화에서 등장하는 파도, 벗꽃, 부채 등 전통적인 일본 고전 미술 요소를 차용하여 이를 그래픽화 하거나 현대적인 이미지로 재창조한다. 오쿠무라는 검은 바탕을 죽음의 세계로 표현하고 그 안에서 빛나는 생명의 세계를 그리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소녀를 이 두 세계를 중재하는 매개체로서 표현한다. 기후 변화가 만든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전쟁 그리고 포스트 펜데믹 시대를 엄습한 불안은 오쿠무라 아카의 예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오쿠무라는 삶과 죽음의 순환 속에서 계속해서 진화하는 세계를 불멸의 소녀의 존재 통해 표현함으로써 죽음을 삶과 재생의 자연스러운 순환으로 해석한다. 교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오쿠무라 아카는 일본과 홍콩, 중국에서 20회 이상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고 2023년 아트센트럴 홍콩 ART CENTRAL HK, 2022년 징아트 JINGART에서 전시를 가졌다.

 


Okumura Aka Landscape with Sea and Flowers 2023 Acrylic on canvas 72.7 x 60.6cm

 

현대사회에서 현실 도피에 관한 환상은 현실과의 거리 두기 그리고 내면세계로의 탐닉과 연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80년대 이후 출생한 일본의 신세대에게 이러한 내향적 도피주의는 침체된 국가 경제와 20세기 후반 일본을 정의했던 완고한 사회 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 수단이었다.

 

이 세대의 문화는 만화와 컴퓨터 게임의 확산으로 인해 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다. 2.30대와 40대 중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 작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성인기로 성장하기 보다는 어린 시절에 남아있는데 이는 이전 세대의 저항과 의식적으로 강요되는 사회적 순응에 대한 반감, 그로 인한 외로움과 동일시될 수 있다. 이는 이전 세대의 대한 예술적, 문화적 반란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ANN

 

 

자료_ 비비안초이갤러리

전시 기간 : 2024년 2월 20일 - 3월 23일

참여 작가 : Wada Chizu, Aka Okumura, Nakazawa Ryuji/ 3인

전시 장소 : 비비안초이갤러리 청담,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85 길 30, 2F 

 

안정원·김용삼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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