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과의 관계성을 고민한 디자인으로 미래의 개발 가능성을 모색
사막 건축의 기능과 조형을 합리적으로 조합한 중국 샹사완 사막 로터스 호텔(Xiangshawan Desert Lotus Hotel)… 강판 구조를 활용해 모래에 기초를 쌓고, 사전 제작한 초경량 철골 구조를 현장에서 조립해 건축 완성
중국 네이멍구자치구(Neimenggu)의 오르도스고원 북부 쿠부치 사막 한 가운데 대규모의 이색적인 리조트가 들어섰다. 한국의 황사 피해의 발원지로 잘 알려진 쿠부치 사막은 동서의 길이가 262㎞, 면적은 약 1만 6100㎢에 이르며 중국에서 7번째,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사막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불모지에 30,700㎡ 면적으로 들어선 샹사완 사막 로터스 호텔은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다. 리조트 호텔은 총 400개 객실과 실내외 수영장, 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2006년 개발 플랜을 시작하여 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 디자인과 시공을 거쳐 오픈하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전체적인 설계는 한중일 건축가로 구성된 건축설계사무소인 플랫 아시아(PLAT ASIA)가 맡아 진행했다. 플랫 아시아는 21세기의 동방 문화와 건축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인 건축가 정동현이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건축설계사무소이다. 건축가 정동현이 샹사완 사막 리조트를 설계하면서 거쳐야 할 도전 과제는 무수히 많았다. 우선 사막 건축의 선례가 많지 않고, 시공을 위한 물과 전기, 자재를 운반할 도로조차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정동현은 건축가를 중심으로 지질학자, 현지 사막 전문가, 그리고 구조 엔지니어 등이 함께 연구팀을 구성하여, 1년의 넘는 연구 과정을 거쳐 사막 건축의 방법론을 차분히 모색해갔다.
결과적으로 플랫 아시아의 공동 연구팀은 기초(Base), 본체(Body), 차양(Membrane)의 세 부분으로 사막 건축을 분류하고, 설계 및 건설 방법을 개발했다. 세부적으로 사막 건축은 지질학적 특성 때문에 기초를 만드는 것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 “마치 사막 위에 배를 띄우는 것과 같은 발상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건축가 정동현의 설명처럼 플랫 아시아는 콘크리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강판 구조를 사용해 모래에 기초를 완성했다. 자연스럽게 객실을 포함한 건축의 본체는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초경량 철골 구조를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했다. 그도 그런 것이 섭씨 40도가 넘는 가혹한 여름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전력 부하를 최소화시키고 것이 관건이었다. 여기에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모래 바람과 타는 듯한 태양열로부터 사람과 건축을 보호하는 문제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였다.
건축가는 차양의 방식을 통해 불어오는 사막의 모래를 건물에 쌓이지 않게 하고, 그늘진 공간을 만들어줌으로써 객실의 전력 부하를 줄여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능과 조형을 합리적으로 조합함으로써 건물은 현재의 연꽃이 만개한 모양의 차양군이 만들어졌고, 로터스 호텔이라 칭해졌다.
실내 마감 역시 지역성을 고려한 최적의 디자인이 십분 적용되었다. 가능한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모래를 활용하고 최적의 흙벽을 배합함으로써 사막 건축의 가능성을 구현하였다. 숙련된 노동자가 현저하게 부족한 사막 현장에서 일본 교토의 흙벽 기술 장인이 직접 시공 방식을 전수함으로써 해결했다. 목재 또한 북방지역의 소나무를 가져와 시공했다. 호텔의 평면은 정사각형을 연속적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형성된 수많은 삼각 형태이다. 이러한 삼각형은 지붕 형태로 전달되어 사뭇 기하학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러한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반복함으로써 강력한 조형적 힘을 발휘하는 진(陳)의 수법은 플랫 아시아가 대자연과의 관계 형성에 대한 고민을 통해 추출된 디자인 수법으로 읽혀진다.
플랫 아시아의 대표건축가 정동현은 “사막 리조트와 로터스 호텔은 하나의 오아시스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건축가의 말처럼 로터스 호텔은 지구 육지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사막을 새로운 개념으로 개발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새로운 가능성을 남기고자 한다고 전했다. 로터스 호텔을 출발점으로 사막 도시 플랜은 2050년까지 기반시설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로터스 호텔의 획기적인 디자인은 Iconic Awards 2017 Best of Best상과 German Design Award 2018 Winner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주요 언론에 주목받고 있다. 샹사완 로터스 호텔의 성공적인 개발을 계기로 플랫아시아는 물과 전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사막 건축의 전환기적인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ANN
Architects_ PLaT Architects, 정동현 플랫 아시아 대표건축가
자료/사진_ Arch-Exist Photographer, PLaT Architects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기사 출처_ 에이앤뉴스 AN NEWS,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LAT ASIA 플랫 아시아는 21세기의 동방 문화와 건축을 모색하려는 목적으로 한국인 건축가 정동현이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건축설계사무소이다. 건축가 정동현은 한양대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 도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대학 재학 시에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이론가 스트키 히로유키에게서 수학하였으며, 세계적 건축 거장 이소자키 아라타 사무소와 미국 10대 설계 사무소 RTKL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0년 베이징에 플랫 아시아를 설립하여 활동 중이다.
Architects : PLaT Architects
Location : Xiangshawan Desert, China
Area : 30,700㎡
Design Team : 사토시 마에다, 차오 웬케, 댜오 후이링, 두두
Project Platform : 정동현, 바이얀 바오양, 리슈앙콴, 수첸
Client : 샹사완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