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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비안 해적 플라잉 더치맨호의 모델이 된 배 모양의 박물관

스웨덴 왕실의 330년 동안 수장된 전함을 인양해 그 흔적을 전시한 바사호 박물관

등록일 2023년04월02일 14시3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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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비안 해적 플라잉 더치맨호의 모델이 된 배 모양의 박물관

스웨덴 왕실의 330년 동안 수장된 전함을 인양해 그 흔적을 전시한 바사호 박물관 (Vasamuseet, The Vasa Museum)

 


 

배 선수의 이빨 모양 장식, 함 측면 포구의 절규하는 듯한 얼굴 모양 조형, 갈기갈기 찢겨져 너덜너덜한 돛 같은 장식들이 만들어내는 음산한 분위기는 그야말로 바다의 공포 그 자체로 다가온다. 바람이 불거나 태풍이 불어도 속도가 줄지 않고 잠수함처럼 바다로 항해할 수 있는 플라잉 더치맨호는 오징어 얼굴을 한 선장 데비 존슨과 반은 사람이며 반은 물고기인 선원들이 조종한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플라잉 더치맨) 전설이라는 모티브와 항구에 정박하지 못하고 영원히 바다를 표류해야 하며 괴물 선언을 태운 저주에 걸린 유령선을 콘셉트로 한 배의 모습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장면이다.

 






 

스톡홀름의 서쪽에 자리한 바사박물관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등장하는 플라인 더치맨호(Flying Dutchman)의 실제 모델이 된 범선이 존재하는 곳이다. 330년 동안 수장된 전함 바사호를 통째로 인양해 그 흔적을 전시하고 있는 배 모양의 박물관이다.

 




 

바사호는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전함으로, 바사왕가의 구스타브 2세(Gustav II)가 재위하였던 1625년에 건조되었지만, 처녀항해 때 바다 속에 침몰한 비운의 전함이다. 스웨덴의 국력이 절정이 달했던 절대왕정의 시기 때는 1625년, 구스타프 아돌프 2세는 독일의 30년 종교전쟁에 출전하기 위해 전함 건조를 명했다. 당시 스웨덴은 북유럽 발트해 주변 제국 건설에 분주해 막강한 해군력을 절실히 필요로 했다. 바사호는 이때 제작한 전함 중 하나이다. 그 규모는 길이 69m, 높이 48.8m, 무게 1200톤, 탑승 가능 인원 450명, 탑재 가능 대포 수량 64개에 300kg 이상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화력을 지닐 정도로 당시로서는 거대한 배로 제작되었다.

 







 

2년간의 힘겨운 작업을 통해 진수식이 열리던 1628년 8월 10일, 국내외 수많은 귀빈들이 모인 가운데 진수식을 하자마자 열린 포문 사이로 물이 스며들었고 갑자기 불어 닥친 돌풍과 함께 바사호는 수분 만에 침몰하게 된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해 배에 승선하고 있던 150여 명 중 30여 명이 익사했고, 바사호는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세월이 흘러 1956년 8월 해양고고학자인 안데스 프란첸(Anders Franzen, 1918~1993)은 침몰한 선체를 발견하게 되었고, 1961년에 이르러 바사호를 인양하게 된다. 인양 작업에는 당시 해군과 해난 구조 회사, 다이버, 엔지니어, 고고학자, 역사학자 등 스웨덴의 해양력을 총 동원되어, 바사호 밑에 6개의 굴을 파고 강철 케이블로 선체를 결박해 인양했다. 1962년부터 와사 조선소에 인양한 바사 선체를 안치하고, 복원 전문가들과 목수들이 참여해 바사호의 복원과 보존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오랜 세월 바다 속의 염분을 머금고 있었고 선체의 목재는 건조 과정을 거치며 쉽게 쪼그라지고 금이 갈 수 있었다. 문화재 복원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라짐을 막기 위해 9년간의 건조 과정과 17년 동안 보존제를 발라 해결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1988년에 새로운 박물관으로 이전하였고, 드디어 1990년 현재의 바사박물관으로 개관하게 된다. 수년간 힘겨운 작업을 통해 인양한 전함에는 14,000여개 이상의 목조품과 700여개의 조각상, 25구의 선원 유골과 유품이 함께 발견되었다.

 







 

바사호박물관의 디자인은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스웨덴의 건축가 마리아네 달베크와 괴란 몬손(Marianne Jakobbäck and Göran Månsson)이 맡았다. 384개의 공모안 중 채택된 박물관의 디자인은 구리로 만든 지붕과 바사호의 실물 크기의 돛대가 인상적이다. 총 7개 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복원한 바사호를 중심에 두고 배의 선박 바닥을 받치는 재목인 용골(keel)에서부터 꼭대기까지 총 6곳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사호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각 층의 전시 공간에는 바사호의 진수, 취향, 침몰, 인양의 과정은 물론 유물 분석을 통해 당시 선박에서의 생활상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인양된 선원의 유골은 최신 영상기법을 통해 인물이 복원되어 흥미롭다. 현재 부식을 막기 위한 온스도 조절장치와 바사호의 뒤틀림을 막기 위한 장치도 계속해서 적용되고 있다. 이렇듯 발트해 깊숙이 330년 동안 가라앉아 있던 바사호의 발견과 인양, 이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한 일련의 연구 과정은 본받을 만하다. 1628년 바이킹 전통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해양왕국을 꿈꿨던 구스타프 2세의 야망은 군함 침몰이라는 비극을 낳았지만, 아이러니하게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효자 관광 상품이 되었다. ANN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사진_ 에이앤뉴스 ANN,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출처 : 에이앤뉴스 A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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