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흔적과 덴마크 서부 해안의 오래된 역사와 자연을 배우고 체험하는 블란드 ‘티르피츠 뮤지엄(TIRPITZ Museum)’
콘크리트 벙커 구조물과 조화를 이루며 경관에 위장되고 절개된 지하의 보이지 않는 박물관(invisible museum)
덴마크 서부 해안 블란드 지역에 전쟁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이색적인 박물관이 들어섰다. 세계적인 건축스튜디오 BIG에서 설계한 건물은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란 명칭처럼 2,800㎡ 규모에 지층으로 들어가 구성된 것이 특색 있다. 박물관은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때에 나치에 의해 점령되어 지어졌던 콘크리트 벙커를 복합문화단지로 변형시킨 것으로 관람객들이 전쟁의 아픈 흔적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게 꾸민 것이다. 건물은 마치 모래 언덕 속에 고요히 자리 잡고 있는 벙커를 연상케 하며, 하나의 구조 내에 4개의 전시를 진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뮤지엄과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으로 들어서는 방문객들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지나 사뭇 길고 좁은 통로를 통해 개방된 중정으로 들어설 수 있다.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낮은 언덕으로 다소곳이 덮인 4개의 지하 공간은 모두 중정으로 모아진다. 그 옆으로는 돌출된 사각의 콘크리트 벙커가 이웃처럼 존치하고 새롭게 조성된 벙커 뮤지엄과 지하 터널로 매끄럽게 연결된다. 상부로 한껏 열린 중정의 개방성으로 인해 햇빛이 모아지고 자연스레 공기의 순환도 이어진다. 날렵하게 재단된 지층 구조는 서로 절묘하게 마주보는 형태로 아늑한 내부 공간을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내부 전시관은 6m 높이의 유리 매스의 투명성으로 인해 중정과 지하 전시 공간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부드러운 채광을 이끌어 준다. 밤이 되면 콘크리트와 투명한 유리 사이로 은은한 내부의 빛이 새어나와 사뭇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체적인 전시는 네덜란드의 디자인스튜디오 팅커 이매지너스에서 상설·기획전으로 기획되었으며, 세계 전쟁의 역사와 함께 덴마크 서부 해안의 오래된 역사와 극적인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전시장을 구성했다. 전시 공간은 ‘콘크리트의 군대 (Army of Concrete)’와 ‘서부 해안의 금(Gold of the West Coast)’, ‘서부 해안 스토리 갤러리(West Coast Stories)’, 사실적인 벙커 탐방 등으로 채워져 있다. 콘크리트 군대 전은 히틀러 요새에 대한 전쟁 이야기를 보여주고, 서부 해안의 금 전시는 서유럽에서 열린 가장 큰 호박 전시로 시각, 청각, 촉각의 다중감각을 활용해 호박의 역사와 특징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서부 해안 스토리는 관람객을 구명보트에 태워 덴마크 서해안의 역사를 4D로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흥미진진한 전시 체험 공간으로 이끈다.
독일 나치 벙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그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티르피츠 박물관은 5년간의 공사 기간을 통해 2017년 6월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언뜻 보기에 박물관은 그저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요새인 듯 싶지만, 경관에 위장된 가벼움과 개방성을 넌지시 이야기하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층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티르피츠 박물관의 나지막한 자태는 전쟁에 대한 반성과 교훈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동시에 자연과 문화, 역사를 절묘하게 결합한 모래 속의 성역으로서 신선한 오아시스 같은 풍경 언어를 심어주고 있다. ANN
Architects_ Bjarke Ingels, Finn Norkjaer, Brian Yang, Frederik Lyng, 자료_ BIG – Bjarke Ingels Group, Photos by Laurian Ghinitoiu, Rasmus Hjortshøj, Mike Bink, Frederik Lyng, Colin Seymour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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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 에이앤뉴스 AN NEWS
>>BIG is a Copenhagen and New York based group of architects, designers, builders and thinkers operating within the fields of architecture, urbanism, research and development. The office is currently involved in a large number of projects throughout Europe, North America, Asia and the Middle East. BIG’s architecture emerges out of a careful analysis of how contemporary life constantly evolves and changes. Not least due to the influence from multicultural exchange, global economical flows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that all together require new ways of architectural and urban organization. We believe that in order to deal with today’s challenges, architecture can profitably move into a field that has been largely unexplored. A pragmatic utopian architecture that steers clear of the petrifying pragmatism of boring boxes and the naïve utopian ideas of digital formalism.
Partners-in-Charge: Bjarke Ingels, Finn Norkjaer
Project Leader, Concept: Brian Yang
Project Leader, Detailed Design: Frederik Lyng
Location : 6857 Blåvand, Denmark
Program: Culture
Size : 2,800㎡
Client: Vardemuseerne
Collaborators: AKT, Lüchinger+Meyer, Tinker imagineers, Kloosterboer Decor, BIG IDEAS, Fuldendt, COWI, Svend Ole Hansen, Gade & Mortensen Akustik, Bach Landskab, Ingeniørgruppen syd, Kjæhr & Trillingsgaard, Pelcon
Project Manager: Ole Elkjær-Larsen
Project Team: Jakob Lange, David Zahle, Andreas K. Pedersen, Tore Banke, Snorre Emanuel Nash Jørgensen, Michael Andersen, Hugo Soo, Marcella Martinez, Geoffrey Eberle, Adam Busko, Hanna Johansson, Jakob Andreassen, Charlotte Cocco, Mikkel Marcker Stubgaard, Michael Schønemann Jensen, Alejandro Mata Gonzales, Kyle Thomas David Tousant, Jesper Boye Andersen, Alberte Danvig, Jan Magasanik, Enea Michelesio, Alina Tamosiunaite, Ryohei Koike, Brigitta Gulyás, Katarzyna Krystyna Siedlecka, Andrea Scalco, Tobias Hjortdal, Maria Teresa Fernandez Rojo
Photographs: Laurian Ghinitoiu, Rasmus Hjortshøj, Mike Bink, Frederik Lyng, Colin Seym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