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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 그루와 디켄터를 닮은 와인문화 체험 공간 속으로

프랑스 ‘보르도 라 시테 뒤 뱅(La Cite du Vin in Bordeaux, France)의 매력적인 공간

등록일 2022년10월11일 19시1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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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 와인의 맛과 신비로운 향취를 담아낸 프랑스 ‘보르도 라 시테 뒤 뱅(La Cite du Vin in Bordeaux, France)의 매력적인 공간

와인의 영혼과 부드러운 성질을 유기적인 외관으로 표현한 체험형 와인 복합문화센터, 포도그루(Vine Stock)와 소용돌이치는 와인의 특성에서 착안한 디자인이 돋보여

 


 

중세시대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는 프랑스 남서부 아키텐주의 역사도시 보르도는 세계적인 와인 본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 연면적 12,927m²에 10개의 레벨 규모의 이색적인 건물이 들어섰다. 보르도시가 약 8100만 유로 이상의 건축 비용을 들여 지난 해 6월 공식적으로 개장한 라 시테 뒤 뱅이 그곳이다.

 


 

와인 전용 박물관이자 문화센터로 건립된 라 시테 뒤 뱅의 독특한 모습은 와인의 성질을 닮아 있다. 땅의 성질, 기후, 온도에 따라 다양한 맛을 선사하는 와인의 오묘함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때론 감미롭고도 매혹적인 향기로 다가오는 와인의 깊이를 건축에 녹여내고 있다. 어찌 보면 공기와 접촉면을 넓혀줌으로써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디켄터를 떠올리게 하는 건물의 유기적인 형태는 가론(Garonne) 강을 끼고 성장한 도시 보르도 지역과의 관계성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대담하게 휘어진 커브와 외형 자체가 마치 보르도 지역의 와인 명성을 설명해주는 듯하다. 건물의 차별화된 형태는 포도그루(Vine Stock)의 비틀어지고 휘어진 모습에서 착안한 것으로 투명한 용기에 소용돌이치는 와인의 성질을 떠올리게 만든다. 설계를 담당한 XTU 아키텍츠는 와인의 영혼과 부드러운 액체의 성질에서 디자인을 이끌어냈으며, 유연하면서도 관능적인 곡면의 매스(seamless roundness, intangible and sensual)로 와인을 주제로 한 체험공간을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고 밝힌다.

 



 

라 시테 뒤 뱅은 물 가까이라는 뜻으로 강과 늪지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보르도 지역과 강의 지역적 특성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타원형의 곡면을 기반으로 건물의 무게 중심은 강가에 다소곳이 놓인 안정된 자세를 취한다. 물과 와인의 유기적인 특성을 고려한 둥근 외관에서 그대로 드러나듯 타원형의 매스가 건물 전체 공간을 형성하고 곡면의 유려한 흐름을 상층부로 그대로 이어준다. 4개 층으로 구성된 곡면형 외관은 섬세한 알루미늄 패널의 디테일로 구성되며, 군데군데 투명한 유리 커튼월을 통해 내부 공간에 여유로운 빛을 제공한다. 건물 가운데는 도넛 형으로 비어져 있으며 빈 공간은 자연스럽게 내부 공간과 교감하는 마당이 된다.

 




 

어디가 층고의 시작점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전개된 타워부 역시 실크스크린으로 처리된 유리 패널과 무지개 빛깔의 알루미늄 패널을 통해 눈부신 외관을 자아낸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의 움직임은 건물의 표면에 반사되고 흡수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매혹적으로 전개된 외관과 더불어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는 센터 내부는 2,800m²의 상설 전시를 포함해 몰입형 멀티 공간, 부티크 스토어, 레스토랑, 독서실 등으로 구성된다. 건물의 강한 상징성을 머금은 진출입 동선은 양쪽에 나있는 두개의 출입구를 통해 전개된다. 액체 성질의 와인 성질을 감안한 곡면형 외관과 더불어 내부 공간 역시 여러 개의 타원형과 곡면의 매스로 디자인되었다.

 





 

건물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정을 축으로 공간의 짜임새는 곡선을 기반으로 한 벽과 기둥, 천장과 바닥 패턴이 와인세계로의 신비로운 체험을 가능케 한다. 여기에 포도그루와 덩굴줄기와 열매가지를 연상케 하는 구조물, 와인랙의 모습이나 와인병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흥미로운 있는 공간 구성, 와인형 오브제와 와인병을 매달아 표현한 멋스러운 천장 등은 내부와 외부 사이를 물결처럼 흐르는 동선과 어우러져 더욱 공간의 유익함을 보태준다.

 






 

입구 한쪽은 도시를 향해 있고 다른 입구는 강을 향해 나있다. 그 흐름을 따라 이어진 상부의 관람타워에서는 도시와 주변 풍경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다. XTU아키텍츠의 대표 건축가인 아눅 르정드르와 니콜라스 데마지에르는 건물을 찾은 방문객들이 강의 흐름을 느끼는 동시에 항해자가 된다는 개념 하에 중앙 계단을 옮겨 다니는 효과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었다고 설명한다. 무한한 목적지로 이어지는 유동적인 회전운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는 항해의 프로그램을 와인센터에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땅과 빛을 토대로 다이내믹하게 형성된 상부의 공간과 달리 건물의 하부 영역은 포도나무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으로 지하실처럼 어두운 세계를 넌지시 의미하고 있다. 1층은 방문자들이 잠시 멈춰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곳이다. 공간을 채우고 있는 둥근 반사형 거울의 벽체는 관람자의 동선을 계단으로 이끌고 상층부로 유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람자는 공간 구조가 이끄는 대로 관람 동선을 내부의 핵심 공간인 전시 영역으로 이어가게 만든다. 아치형 나무가 우거진 구조물과 다양한 하늘을 뜻하는 전시 공간은 와인의 풍요로운 수확을 넌지시 의미한다. 물결치는 나무 구조의 역동성은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며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다. 이렇듯 라 시테 뒤 뱅의 공간은 와인 여행을 모티브로 시작하여 원형과 유동성, 곡면의 율동감 있는 공간미를 통해 방문객들을 매혹적인 와인 체험 공간으로 이끌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보르도 지역을 감싸고 유유히 흐르는 가론 강과 강한 상징성을 머금고 새롭게 들어선 라 시테 뒤 뱅의 모습은 이질적이라기보다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있는 모습이다. 라 시테 뒤 뱅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빛을 머금기도 하고 반사하기도 하면서 매력적인 특유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끊임없이 과거와 대화하고 건축이 주변 환경과 사람과의 튼실한 관계를 토대로 서로 정겹게 소통하려는 건축가의 사려 깊은 정신이 공간 곳곳에 녹아 있다.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로의 자부심을 담아내고자 한 보르도 시당국의 적극적인 시도와 지역성과 와인의 성질에서 착안한 건축가의 창의적인 디자인, 섬세한 디테일로 구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었기에 라 시테 뒤 뱅의 건축적 완성도는 보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XTU건축은 이미 국내에서도 전곡선사박물관을 설계하여 명성을 높였다. 한탄강의 언덕과 계곡을 배경으로 들어선 선사박물관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리로 불리며 마치 언덕 사이의 골짜기에 파묻힌 고고학적 타임캡슐을 연상케 한다. 흡사 불시착한 미확인 비행물체나 언덕 위에 웅크리고 있는 듯한 금속 파충류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유려한 외관은 구멍 뚫린 스테인리스 스틸로 완성되었으며, 유기적으로 형성된 다채로운 공간은 방문객들을 시간을 거슬러 흥미진진한 선사 유적지로의 세계로 이끈다. 이러한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혁신적인 디자인 덕에 전곡선사박물관은 2015 대한민국공공건축상 우수상을 비롯해 2013 한국건축가협회상의 올해의 건축 베스트 7, 2012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사무소인 XTU 아키텍츠는 지난 2000년 대표건축가인 아눅 르정드르(Anouk Legendre)와 니콜라스 데마지에르(Nicolas Desmazieres)가 설립하였다. XTU아키텍츠는 도시의 맥락과 풍경을 세련된 미래지향적인 건축 언어로 녹여내고 있다. ANN



 

Architects_ XTU | Nicolas Desmazieres + Anouk Legendre, 자료 XTU Architects, Photo by Delphine Isart, Julien Lanoo, Patrick Tourneboeuf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에이앤뉴스 AN NEWS

 

 

Location: 134 Quai de Bacalan, 33300 Bordeaux, France

Program: Multi functional Center_ 10 levels between the core and the tower, a permanent tour, three tasting areas including 1 multi-sensory immersive space, a reading room, a boutique concept store, 2 restaurants and a panoramic restaurant

Client: City of Bordeaux

Owner: Fondation de La Cité du Vin

Architects: XTU | Nicolas Desmazieres + Anouk Legendre

Project leaders : Mathias Lukacs, Dominique Zentelin

On site team: Joan Tarragon, Delphine Isart, Claire Leroux, Thibault Le Poncin,

Research team: Joan Tarragon, Gaëlle Le Borgne, Stefania Maccagan, Cristina Sanchez

Partners_ Casson Mann: Scenographer(innovative tool of the permanent tour)

SNC-Lavalin: Engineering

Le Sommer Environnement: Environmental engineering

Surface area: 12,927m² usable surface included 2,800m² of permanent exhibition

Site area: 13644m²

Budget: 81M Euros excluding VAT/ 55M Euros(architecture +b scenography)

Credits: XTU, Delphine Isart, Julien Lanoo, Patrick Tourneboe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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