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빛을 담은 플리트비체,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연상케 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즐길 수 있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90여개의 폭포 줄기와 16개의 호수가 빚어내는 눈부신 빛을 담은 플리트비체
여행가들에게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을 거론해보라 하면 단연 플리트비체가 먼저 꼽을 것이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은 1979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된 곳으로 크로아티아의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빛나는 호수와 폭포가 빚어내는 장관은 흡사 피터팬과 팅커벨의 네버랜드를 연상시킨다.
자그렙과 자다르의 도시 중간 지점을 연결하는 플리트비체는 19.5헥타르의 면적에 16개의 청록색 호수와 90여개의 폭포 줄기로 형성된 태고의 원시림의 멋진 풍광을 여행자들에게 선사한다. 특히 18km에 걸쳐 크고 작은 호수와 개울을 연결하는 나뭇길을 산책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어느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체험을 남긴다. 호수와 폭포, 숲으로 가득 찬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나는 현재의 존재감을 잊어버리고 신비로운 요정의 기운과 만날 수 있다는 판타지의 세계로 빠져든다. 유난히 걷기를 싫어하는 필자이지만 플리트비체의 신비로운 길에 서면 저절로 발길을 내딛는다.
공원의 크기는 너무나도 커서 이를 다 일일이 돌아본다면 3일 정도가 소요된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플리트비체의 모습에 빠져 있으면 세상의 근심을 잠시 잊게 할 정도다. 공원 전체를 촉촉이 채워주는 호수의 물은 다양한 종류의 광물과 무기물, 유기물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물의 양과 위치, 하늘빛에 따라 밝은 초록색을 띠기도 하고, 청록색과 파란색, 회색빛으로 모습을 달리하며 여행자를 감동에 빠져들게 만든다. 시원스러운 물줄기의 소리는 가슴 속에 뭉쳐있던 연민을 떨치게 만들고, 호수와 어우러진 숲의 아름다운 모습은 한동안 여행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곳에 묶어둔다. 호수 주변의 다양한 식물군과 동물군 역시 플리트비체의 자랑거리이다.
이러한 플리트비체의 독특한 자연 경관은 쥐라기의 백운석을 포함한 석회암의 카르스트 지형에 수천 년 이상 침전물이 쌓이면서 호수와 동굴, 폭포를 만들어낸 지질학적 특성을 지닌다. 천혜의 자연 조건 탓에 선사시대 이후부터 수많은 민족이 플리트비체를 배경으로 그들의 삶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던 플리트비체는 16~17세기에 이르러 터키와 오스트리아 제국의 국경 문제로 인해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 발견되었고, 그 접근이 너무 어려워 악마의 정원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이후 플리트비체의 흔치 않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 단체가 생겨나고 1951년 지형 침식의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공원을 거닐다보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보호와 조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세계적인 오페라가수 밀카 테르니나의 이름을 딴 폭포도 있어 보는 재미도 즐겁다.
요정의 숲에서 느껴본 느림의 여정은 여전히 나의 마음을 숲의 여운에 잠들게 만든다. 플리트비체는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그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많은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곳이다. 변화무쌍한 플리트비체의 숨겨진 신비로운 자연의 매력이 계속적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인간과의 공존을 꾀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공헌이 깃들어 있기에 플리트비체는 더욱 순수한 빛을 발하고 있다. ANN
사진_ 에이앤뉴스, 기사 출처 News Source_ AN newspaper(AN news group)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출처_ 에이앤뉴스 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