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자연환경과 기후 조건을 고려한 최고급 럭스티지 호텔, 씨마크 호텔(Seamarq Hotel)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 NC(New Construction)를 인증 받은 특별한 건물
지난 1971년 문을 열어 동해안의 대표 호텔로 자리 잡은 호텔현대 경포대가 재건축에 들어가 최고급 럭스티지 호텔(Luxury+Prestige Hotel)로 2015년 6월 새롭게 개관했다.
영어로 ‘바다(Sea)’와 프랑스어로 ‘일류(Marq)’를 합성한 씨마크 호텔이라는 이름답게 경포호수와 경포대를 배경 삼아 우뚝 선 백색의 건물은 그 자체로 바다를 향한 최상의 입면 구성을 선보인다. 건물의 최상의 입지 조건인 동해를 부드럽게 조망하며, 내외부의 화이트 질감과 자연 채광의 멋스러운 연출을 통해 차분하면서도 주변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씨마크 호텔의 디자인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와 현대종합설계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았으며, 현대건설이 시공하였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춰 공개된 호텔은 현대그룹 측이 1,38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면적 3만9406.52㎡에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로 선보였다.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는 백색의 거장에 걸 맞는 디자인을 리마크 호텔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했다.
호텔은 경사진 대지의 조건에 부합하여 기존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고 수림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계획된 것이 특징적이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건물처럼 인식되며 2개의 주요 건물과 여러 개의 부대시설이 저층부와 고층 타워부로 나뉘어 리듬감 있게 구성된다. 정면과 측면의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연출하는 입면 구성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엮어진 관계성, 움직임과 균형을 만드는 불규칙한 패턴, 밝은 색과 흰색의 색상 등으로 표현되어 건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호텔동은 총 150 객실로 대부분의 객실이 동해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색 있다. 각각의 객실에는 바다를 향해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다. 바다를 향해 뛰어나온 입면은 1.5m와 3.1m의 캔틸레버 슬래브가 양방향으로 계획된 플로팅 발코니로 내부에서 본다면 투숙객들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든다. 호텔은 객실을 포함하여 컨벤션센터와 야외 공연장, 연회장, 수영장, 한옥 호텔, 더 레스토랑, 더 라운지, 스파, 피트니스 클럽, 키즈 클럽, 더 아레나, 더 라이브러리, 비즈니스센터, 전시관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외부 공간에서 전해지는 백색의 여운은 1층 로비에서부터 객실의 천장과 벽, 기둥 곳곳으로 넘쳐난다. 연회장은 기존 수림을 보존하기 위해 경포천변에 자리 잡았다. 수영장의 가장자리의 경계를 약화시킴으로서 동해의 장점을 한껏 끌어들인 저층부(5층)의 야외 인피니티풀과 백색의 선 베드, 바다를 향한 조망이 매력적인 야외 노천탕과 사우나 시설인 써멀 스위트는 고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인기가 좋다.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인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한 호안재는 전통미와 현대적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한편, 씨마크 호텔이 있던 자리가 4~5세기경 신라시대의 토성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고, 신축 부지에서 발굴한 신라시대 문화재를 전시하는 전시관을 별도로 건립함으로써 호텔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호텔의 친환경적인 면모는 시공 시에 해송과 대나무군 식생과 녹지 등으로 조성된 주변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연간 611만 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절수형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한 점 등에서 잘 드러난다. 또한, 가급적 실내에서 친환경 자재를 활용하여 건축 폐기물의 90% 이상을 재활용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최소화시켰다. 건물의 외관을 형성하는 흰색 표면은 TX 액티브 콘크리트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한 흰색의 유지가 가능하다. 이 패널은 이산화티타늄이 함유되어 햇빛과 물에 반응하면 스스로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철저한 친환경적인 노력 덕택에 씨마크 호텔은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 NC(New Construction) 인증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씨마크 호텔은 천혜의 절경과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 느림의 건축을 배우는 독특한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호텔을 설계하면서 주변 환경 조건과 기후, 햇볕, 인간적인 스케일, 환경을 고려한 색채와 재료 등을 세세하게 고려한 건축가의 지혜로운 언어를 엿볼 수 있다.
프리츠커 연설문에서 리차드 마이어는 “빛과 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구현하고자 하였다”며 “이는 빛과 휴먼스케일, 건축 문화와 관련된 질서와 정의의 공간 창조이며, 볼륨과 스킨, 빛의 행위, 규모의 변화, 운동과 정지를 이용한 작업이다”고 설명한다. 리차드 마이어는 당시 “나의 명상은 본질적으로 공간과 형태와 빛,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하는 것이며, 건축에도 감성과 영혼이 있다고 믿으며, 그것을 현실적으로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리차드 마이어가 추구한 ‘모더니즘의 시학과 테크놀로지의 미학과 실용성’이란 건축 언어처럼 전통 문화로부터 본질을 찾고, 지속적으로 절대성과 순결의 상징인 백색을 통해 건축의 공간과 형태는 물론 빛에 의한 조화로운 공간과 실험으로 독창적이면서도 생명력 있고 명확한 건축을 시도하였다. ANN
Architects_ _ Richard Meier & Partners, Richard Meier Design Principals
자료_ Richard Meier & Partners Architects LLP, Photo by Roland Halbe 제공
저작권자 © ANN 에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에이앤뉴스 AN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