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삶과 세상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스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어,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는 사진예술의 정수, 미국, 인도, 중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촬영된 삶과 역사의 순간들을 담아내
1952 The Decisive Moment
“나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코닥 브라우니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사용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내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잘 보기 시작한 것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나의 좁은 세계는 점점 넓어졌고, 나는 사진을 찍는 것에 진지해졌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집 <결정의 순간>의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6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마련된다.
전시는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결정적 순간>에 수록된 오리지널 프린트, 1952년 프랑스어 및 영어 초판본,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카르티에 브레송이 주고받은 서신을 비롯하여 작가의 생전 인터뷰, 소장했던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하는 컬렉션을 담아내어 흥미롭다.
Boston, United-States, 1947 © Henri Cartier-Bresson _ Magnum Photos
카르티에 브레송이 직접 설명하는 자신의 작업과 이 책의 관계에 대한 슬라이드쇼 렉처 영상(ICP, 1973)은 솔직하면서도 본질을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에 관한 수많은 오해와 찬사로부터 보다 또렷하게 본질을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그의 눈이 되어 주었던 라이카 카메라와 그가 설립하여 사진작가의 공동체로 널리 알려진 매그넘포토스의 프레스 카드를 만나는 것은 그의 손때 묻은 조각을 만나는 소소한 기회이기도 하다.
Henri Cartier-Bresson drawing at home, Paris, 1992. © Martine Franck _ Magnum Photos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여겨볼 것은 단연 사진집에 담긴 군더더기 없고, 과장 없이 자신의 사진에 대한 담백한 시선을 담은 카르티에 브레송의 글이다. 이처럼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앙리 마티스가 직접 쓰고 그려준 제목과 커버로 장식된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은 로버트 카파가 “사진작가들의 바이블”이라 일컬을 만큼 당대뿐 아니라 후대의 사진작가들에게까지 큰 파급력을 불러온 책이다.
Seville, Spain, 1933 © Henri Cartier-Bresson _ Magnum Photos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적인 저서인 셈이다. 이책은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중국, 프랑스, 스페인 등지를 종횡무진 하며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비롯하여, 간디의 장례식, 영국 조지 6세의 대관식, 독일 데사우 나치 강제수용소의 모습과 같은 역사의 변곡점이라 불릴 만한 순간들이 카르티에 브레송의 눈을 통해 생생히 담겨있어 볼만하다.
Barrio Chino, Barcelona, Spain, 1933 © Henri Cartier-Bresson _ Magnum Photos
Chez Gégène, Joinville-le-Pont, France, 1938 © Henri Cartier-Bresson _ Magnum Photos
Dessau, Germany, May-June 1945 © Henri Cartier-Bresson _ Magnum Photos
전시는 “왜 사진을 찍을까?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까?”에 대한 크고 작은 질문을 가진 사람, 아니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감흥을 제공한다.
카르티에 브레송의 작품 세계는 미학적 완전성과 일상적 휴머니즘을 동시에 담아내고 '결정적 순간'이라는 한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 속에서 삶과 세상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스한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ANN
ICP_Installation View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전시 기간: 2022년 6월 10일(금) ~ 10월 2일(일)
전시 장소: 예술의전당 관람
자료_ 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