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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풍경에 고요함을 우려내는 이길래 작가의 ‘Re-Vitality’ (Lee Gilrae Solo Exhibition)'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조형적 성찰로 작품에 엮어내고자 하는 인고의 작업

등록일 2022년02월18일 14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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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풍경에 고요함을 우려내는 이길래 작가의 ‘Re-Vitality’ (Lee Gilrae Solo Exhibition)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조형적 성찰로 작품에 엮어내고자 하는 인고의 작업, 하늘을 그윽하게 외경하며 자연의 순수함을 닮아있어

 



소나무 시리즈 작품에서 포즈를 취한 이길래 작가

 

조각가 이길래가 서울 이태원의 갤러리 BK에서 3월 10일부터 4월 7일까지 전시를 연다.

  'Re-Vitality'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전시는 무생(無生)의 동 파이프를 활용해 자연의 재탄생의 순간을 기록하는 이길래 작가의 생명력 넘치는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소나무란 정신적으로는 사유의 대상이자 서민들에게는 놀이터의 역할까지 겸하는 매우 중층적인 상징의 고리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의 역사성도 깃들어 있고, 자유분방한 형태, 한 그루 나무에서 우러나오는 여러 색감, 세월의 풍화를 머금고 있는 듯한 표피 껍질 등 많은 조형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죠.”

  소나무 한 그루에서 모든 작품이 나온다고 이길래 작가는 표현한다.

 


Millennium- Pin Tree2022-1 190x62x45cm copper welding paint 2022, 이길래
 

  소나무의 절개를 조각하는 이길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 풍경을 장식한다. 이렇듯 작가는 과거, 적재되어 있는 수많은 파이프의 벌집과 같은 단면의 형상에 묘한 인상을 받고 오랫동안 자신의 독창적인 작업에 지속해서 녹여내고 있다.

  이길래 작가는 파이프의 단면을 세포 단위로 생각하고 선과 고리 모양으로 자르고 용접해 창의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세심한 붓 터치를 더해 나무 표피의 중첩된 거친 마티에르를 묘사한다. 이렇게 탄생한 각양각색의 작품은 역동적인 노송의 형태로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다. 소나무 오묘한 작품은 하늘을 외경하는 듯 하며, 돌과 나무의 순수한 자연을 닮아있기도 하다.

 


Millennium- Pin Tree Roots Variable Size Installtion copper welding 2021, 이길래
 

  나무 자체가 인간의 닮고자 한 작가의 의도에서 읽혀지듯 다양하게 표현된 소나무의 형상은 하늘과 땅, 인간과 자연에 대한 순환성을 담아내고 있다. 때론 전체의 모습으로 혹은 단면으로 끊어져 세포나 파편으로 인식되는 저마다의 작품에는 자연에 대한 작가의 경이로운 표현이 오롯이 담겨진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만들고자 하는 조형 작업은 어찌 보면 오랜 시간 끊임없이 숙고하고 연마해온 동양 철학적 사상과 접목된 작가의 조형적 성찰을 잘 보여주는 시도다.

 


Millennium- Pin Tree2021-2 200x93x48cm copper welding 2021, 이길래

 

  “스테인리스 스틸은 차갑지만 구리는 따뜻한 것 같아요.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거든요. 구리는 그런 면에서 다른 금속들보다 훨씬 인간적이죠.” 

 

  밀레니엄 소나무 등으로 표현된 ‘Re-Vitality’의 소나무 시리즈는 자연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새로운 생명력을 조각에 불어넣고자 하는 작가의 고매한 정신세계의 발현으로 읽혀진다. ANN

 

이길래 조각가

자료_ Gallery BK

전시 기간 2022년 03월 10일 - 04월 07일

전시 장소_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42 길 56_ BK Itaewon

 

 


BAU_9553

 

주지하듯 이길래는 용접이라는 행위의 반복과 집적, 용접술에 따른 재료의 팽창과 수축의 시종을 온몸으로 함께 하며 특유의 생명질을 창출한다. 동(銅)이라는 유연한 재료와 용접이라는 제작술이 지닌 독자적 성결과 과정을 존중하며 특유의 유기적 형상을 빚어낸다.

  이길래는 매일처럼 땀과 불꽃을 주고받으며 울퉁불퉁한 생명력을 부여하고 또 집요하게 그것을 끄집어낸다. 작가가 작업 과정에서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깨닫는 것은 감히 안다고 자신했던 생명의 기운과는 다른, 알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생명 질이자 판타지다. 한 땀 한 땀 지난한 호흡을 이어나가며 스테레오 타입으로 경험하며 살아내는, 일견 역동적으로 보이는 현실적 삶이 오히려 무미건조한 그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으며 새로이 작업 지향을 걷잡는다.

  최근 이길래는 삶의 원형, 생의 충만한 기운으로서의 덩어리와 뿌리를 소환한다. 그가 작업 초창기에 주목했던 잠재태로 서의 생명력이 중첩된다. 자칫 관성화할 수 있는 자신의 삶과 작업 충동을 걷잡는 새로운 동력으로 보인다. 옹이, 뿌리 작업과 함께 선보이는 철필 드로잉도 이러한 의지와 배경에서 비롯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길래_ Millennium-Pin Tree Roots 2021-2, 2021, Copper welding, 139 x 104 x 100 cm 



Millennium- Pine Tree2020-24 247x128x77cm copper welding 2020

 

  옹이를 강조한 덩이뿌리 작업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철필 드로잉은 상당 기간 이어져온 관성적 호흡으로부터 무한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자칫 동어반복적일 수 있는 관성적 테크닉의 구사나 자의적인 규칙의 적용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에 내재한 원초적 생명력을 단순하고 명쾌한 작법과 조형언어로 전환, 실험하는 매력적 화법으로 보인다.

  이길래의 새로운 양식과 기법에의 연구와 천착은 기존 재료와 제작 방식과 함께 새로운 작업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그가 매일처럼 행하는 철필 드로잉은 마치 수행과도 같은 특유의 과정이자 결과다. 입체 작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그의 호흡을 색다르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용접 토치로 동을 끊어내고 녹여내어 이어나가듯 철필로 찍어 내듯 새겨 나간 행위의 반복과 집적물로 용접 배설물처럼 철필이 밀어낸 지지체 장지의 속살이 눈길을 끈다.

 


Millennium- Pin Tree2021-11 232x115x42cm copper welding 2021
 

  직접 제작한 철필과 장지, 먹 등으로 시작한 이길래의 철필 드로잉은 주로 조각 작업을 마치거나 작업 중간중간에 행하는 새로운 루틴이다. 최근에는 장지와 함께 합판, 커피가루 등을 다양한 지지체와 재료를 선택하여 그 호흡과 진폭을 넓혀 가고 있다.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벽면 부조 작업과 철필 드로잉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것은 옵티컬한,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일종의 작가 의식의 흐름이자 충만한 생명 기운, 무한한 우주질서의 반영이라 하겠다.

 


Millennium- Pin Tree2021-14 237x108x50cm copper welding 2021

 

  간단없는 작업 충동을 가진 이길래에게 용접술과 철필 드로잉은 체질적으로도 합당한 기법이자 재료로 보인다. 이들은 일견 자극적이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으나,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호흡과 테크닉을 통한 상상력의 또 다른 미학적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작업이자 정신적 툴(tool)이다. 이길래는 이번 전시에서 벽, 바닥, 천장을 입체적으로 활용했다. 울퉁불퉁한 비정형의 유기질, 태고적 생명체, 생명의 기운, 미래적 생명질은 저마다의 아우라를 뿜어내며 전시장 곳곳에 묵직하게 때론 경쾌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하 전시장과 지상 3개 층, 총 4개의 전시공간을 포함한 갤러리 전관에 걸쳐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과 생명 의지를 다양한 형식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땀과 불꽃을 주고받으며 빚어낸, 그가 아낌없이 쏟아낸 생명질과 뜨거운 열기를 느껴 보기 바란다. ANN

 

                                                                                                                                                                이길래 조각가

박천남_ 평론가

 

 

이길래 작가의 ‘Re-Vitality’ (Lee Gilrae Solo Exhibition)

안정원‧김용삼‧손세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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