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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에 선도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 차은주 팀장 인터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기회로 삼아 건축업계의 불합리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

등록일 2021년12월12일 11시1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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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건축업계의 선도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 차은주 팀장 인터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기회로 삼아 건축업계의 불합리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 “포퓰리즘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기술자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설 환경을 정착시킬 때 안전이 따라올 것이다.”

 

 

 


정림건축 차은주 팀장이 경영진 안전경영혁신위원회 업무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사고는 우리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아픈 생채기다.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사고,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등 잊을만하면 빈번하게 재발하는 후진국형 중대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김용균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산업재해에 대한 처벌 수준이 낮아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올 1월 26일에 제정되었고, 1년이 경과한 시점인 내년 1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야기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법인과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안전사고로 인해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에는 사업주 혹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해당 법인에도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중대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중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일컫는다. 이 법은 근로자 50인 이상의 기업에게 적용하며, 50인 미만의 사업장에는 2024년부터 시행한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중대재해법의 시행에 앞서 건설업, 제조업, 판매, 유통, 각 지자체, 공공기관 등 업종을 막론하고 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인해 처벌 수위나 법인의 경제적 손실 또한 적지 않는 중대재해법의 파급력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설계 업종과 건설사업관리 업종의 경우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한 위기를 피해갈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처가 미비하고 지나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 현실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묵과하지 않고 정림건축에서는 일찌감치 안전경영혁신 TF를 발족해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영(노무)과 설계, 건설사업관리 측면의 구분된 TF를 통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예산•점검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매년 선제적으로 조치를 이행하고 점검하며 중대재해법이 기업에 요구하는 안전 및 보건의 확보 의무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기업의 조직문화와 안전관리 시스템이 안착하여 근본적으로 재해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속내가 깃들어 있던 셈이다. 아울러 건축업계의 맏형격인 정림건축에서 안전경영혁신을 선도하고 안전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업계의 혼란을 막고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 차은주 팀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기회로 삼아 건축업계의 불합리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라고 말한다. 차은주 팀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각 협회와 학회는 과제를 선별하고 통계자료를 만들어 정교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정책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ANN

 

 

Interviewer_ 안정원‧김용삼 편집자

Interviewee_ 차은주 정림건축 준법경영팀 팀장

자료_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안전설계 가이드 소개, 설계 그룹별

 

ANN : 내년 1월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의 관련 업계에 파급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업 측면에서 한층 강화·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및 신설된 중대재해법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건축설계와 엔지니어링 업계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발족한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의 배경에 관해 설명해 달라.

 

차은주 : 지난 2020년 10월 안전보건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산업 현장 사고사망자 절반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진다. 건설 현장 산업재해는 안전관리의 책임자인 현장소장의 관할이고 역할인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 연유로 건설사들은 협회 차원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각각 회사별로도 CEO가 전면에 나서고 로봇 도입, 현장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의 체질화에 분주하다. 하지만 건설 업계가 중대재해법에 일찌감치 발을 담그고 있는데 비해 건축설계, 엔지니어링 업계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습이다. 건설사, 발주자 모두가 안전관리의 새판을 짜는데 과연 우리에게는 영향이 없는지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위기감에 비롯해 정림건축에서는 안전경영혁신 TF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ANN :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의 조직 구성과 구체적인 활동 방안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차은주 : 본인은 안전경영혁신 TF 이전에 건축설계 및 CM부문의 법적 리스크를 담당하고 있었고, 2월 1일에 위 필요성을 경영단에 보고했다. 이후 경영단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서 설계 분야 전문가 1명 및 CM 분야 전문가 1명 그리고 연구 활동 지원을 위한 프리랜서 1명이 합류하여 4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TF 업무를 시작했다. TF팀은 정림 구성원의 재해대비를 위한 경영(노무)파트, 설계파트, 건설사업관리 파트 3개 분야로 나눠 위험 요소를 예측, 분석하고 관련법규를 검토해서 업무 가이드북과 매뉴얼을 제작했다.

 

 


안전설계 가이드 소개, 설계 그룹별

 

ANN : 정림건축은 그동안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질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해왔는가?

 

차은주 : 정림 구성원들의 안전한 업무 환경과 건강을 위해 상시 노력하고 있다. 52시간 근로를 정착시키기 위해 PC 오프 제도를 도입하고 철저하게 전 직원의 보험, 건강진단을 관리하며, 해외 파견이나 현장 근무 시 특이사항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현장에서의 안전을 위해서 안전보호장구의 지급 및 교체를 철저히 하고,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의 정기적인 교육을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시공사의 안전교육 및 안전관리 활동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관리하고, 전국 10개 거점 현장을 통해 안전수칙과 매뉴얼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설계 조직에서는 분야별 엑스퍼트들이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반영 여부를 리뷰한다.

 

ANN : 중대재해법으로 인해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계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차은주 : 건축설계나 엔지니어링 법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이 많아 중대재해법의 적용 범위 밖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하지만 공사비 50억 이상의 건설공사의 용역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관련법에 따라 해야 할 업무를 누락하거나 업무과실이 있으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경영환경에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 막상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이는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에서는 재해발생 원인을 판별하기 위해 혹독한 조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설계자와 건설사업관리자가 예외가 되는 경우는 퍼펙트한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다. 우리는 퍼펙트한 업무수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돌아보고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고 발생 시에 담당 실무자와 대표는 현업 수행이 곤란할 정도로 시간과 노력을 조사에 뺏기게 되고, 경찰 및 검찰조사를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이후 일정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사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금, 벌금이 부과된다.

 

 

ANN : 중대재해법에서 기업에게 요구하는 중요 의무사항은 무엇이며,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업 분야에서는 어떠한 대체 방안이 필요한가?

 

차은주 : 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산업재해와 시민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형사처벌과 10억 이하 벌금을, 그 기업에게도 50억 이하 벌금을, 그리고 그 손해액의 5배 내에서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법이다. 따라서 경영책임자와 기업은 법률 및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 특히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업 분야에서는 건축법 제106조 및 그 이하 벌칙 규정에 유의해야 하고,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및 각 종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특히 발주자, 시공사, 건설사업관리자, 설계자가 각자 담당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그 구분 하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또한 전문가가 안전을 담보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설계 기간, 도면 검수 기간, 공사 기간의 확보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받도록 해야 한다.

 


아이엔컴퍼니 회의

 

ANN : 중대재해법의 시행에 따른 건축업계의 공동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견해는? 

 

차은주 : 중대재해법은 신설된 법안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각종 관련법과 2021년 1월에 한층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만으로도 건축업계가 어떤 타격을 받을지 아직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도 내년 1월 시행이 되고 판례가 나와야 제대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한다. 많이 상충하는 건설 관계 법안과 업계가 여태까지 해오던 관행 속에서 억울한 전문기술자와 경영책임자, 사업주, 법인이 생길 수 있다. 누가 그 억울함의 1호, 2호가 되는지 엿보거나 혹은 내가 아니길 기도하면서 불안해하지 말고, 공동으로 연구하고 시뮬레이션하며 정책을 보정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공사에서는 안전관리비를 공사비에 계상하지만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계는 어떤가. 건축사 업무 범위와 대가 기준은 아직도 공공에서만 적용하고, 민간부문에서는 공공 대가 기준의 50~60% 선으로 대가가 형성된다. 설계가 진행되는 중에도 발주자는 수많은 변경을 무보수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ANN : 그동안 중대재해법에 대해 많은 것을 연구하고 준비해왔다고 보이는 데 중대재해처벌법의 정책 개선 방안에 대한 정림건축 안전경영혁신 TF팀의 견해는 어떠한가?

 

차은주 : 어려운 질문이다. 중대재해법은 법조계에서도 모호한 규정이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에 대한 시행령 제4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를 마련하고 그 개선이 이루어지는지 반기 1회 점검 후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같은 내용으로써 건설, 건축과 같은 거대한 물리적 외형과 아주 복잡하고 많은 작업 공정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는 100% 완벽하게 사고에 대비할 수 없는 현실을 무시한 법령이다. 99%에 대비해도 1%를 예측하지 못해 재해가 발생했는데, 왜 진즉에 유해•위험 요인에 대비를 안 했냐는 식 아닌가? 이렇게 추상적으로 알아서 잘하라고 하고 재해 발생 시에는 언론 등 뭇매의 크기에 따라 그 처벌의 정도가 달라진다면, 도덕과 양심, 법의 경계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기술자는 슈퍼맨이 아니다.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최소화하고 법 이외에 다른 구조적인 산업 전반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ANN : 기타 중대재해법에 대해 정부 관련 기관이나 건축·건설 관련협회에 요구하는 사항이 있다면?

 

차은주 : 그동안 우리 기술자들은 법이나 지침을 심도 있게 파악하면서 업무를 하는 환경이 아니었다. 법 시행으로 급변한 환경에서 많은 기술자가 처벌을 당하고 업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사후 처벌 위주로 정책 방향이 잡히고 잘못한 사람이 책임지고, 일정 합의금으로 피해자를 달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안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처벌이 강화되면서 재해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었는가? 그렇지 않다. 포퓰리즘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기술자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설 환경을 정착시킬 때 안전이 따라올 것이다. 건축사협회, 엔지니어링협회, CM협회 등 관련 협회는 건설협회, 의사협회 등을 보고 배워야 한다. 정밀하고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부는 앞으로도 “응, 그러니까 알아서 잘해!”라고 할 것이다. 더욱 치밀하고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비용과 인력이 소요된다. 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야 할 때이다. ANN

 


정림건축에서 준법경영팀 법무 관리 책임자로 몸담고 있는 차은주 팀장 

 

차은주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준법경영팀 팀장/AP4다. 중앙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부터 ㈜정림건축에서 교회, 오피스,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할인점 등을 설계하였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하던 중에 여러 불합리한 부분들을 발견하고 계약 및 클레임 관리를 통해 건축사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광운대학교 건설법무대학원에서 건설법무사법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현재는 정림건축 준법경영팀에서 법무 리스크 관리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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