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도시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란 부제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머무는 도시 중심에 사람을 두고 도시 공간과 집에 대한 인문학적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머무는 곳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기꺼이 공간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시 공간이 우리의 일상과 행복에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집과 이웃 환경과 지역, 학교, 직장, 휴식 공간과 병원 등 도시 전역을 여행하듯 되돌아본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그 끝에 도시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임을 깨닫는다. 다시금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서의 삶에서 어떤 환경이 최선인가를 묻고 생각해 볼 기회가 된다.

건축가 제임스 스털링은 “모더니즘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보편적 건축을 통해 인간 존재를 실용화시켜 놓았다”고 언급했다. 우리의 영혼을 위해서는 장식이 필요하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자가 아닌, 인격과 얼굴을 갖춘 건축물인 것이다.

저자는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배해온 믿지 못할 공간의 힘을 믿고 자신의 공간에 대해 무책임하게 방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우리에게 나지막이 읊조린다. 우리 모두가 건축과 공간의 주인이자, 우리 스스로의 심리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책 속에는 우리 스스로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인문학적 지혜를 선사하고 있다. 저자인 폴 키드웰는 인류의 진화가 감정 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진행한 연구를 통해 기분 장애(mood disorder)의 신경과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심리학자로 심리학과 정신 건강에 관한 폭넓고 다양한 주제의 글을 저술하고 있다. 역자인 김성환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바른번역 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으며, 지친 당신을 위한 인생 매뉴얼, 자비심 일깨우기, 모나리자를 사랑한 프로이트, 아트 오브 워 등의 책을 옮겼다.

헤드스페이스: 영혼을 위한 건축

폴 키드웰 지음│김성환 역 │ 360쪽 │18,500원│파우제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