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실내디자인학회 서승하 회장 인터뷰
실내 디자인의 위상을 높이는 최적화된 해법을 찾고자
“사회가 필요로 하고 현실에 부합된 최적화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실내디자인의 위상을 높이는 길”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사)한국실내디자인학회(KIID, Korean Institute of Interior Design) 서승하 회장
현대 사회가 고도로 전문화되고 복합화 되고 있는 현실에서 실내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보다 전문화된 학술 활동을 기반으로 공간예술 문화의 주축으로 실내디자인의 확고한 학문적 소통 체계를 쌓아가고 확산시키고 있는 학회가 있다.
학회의 설립 취지에서 잘 드러나듯 한국실내디자인학회는 학술, 예술과 기술을 결합시킨 독특한 공간문화의 전문분야로서 실내디자인학의 창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실내디자인학회의 역대 회장단 역시 윤도근, 박홍, 오인욱, 한영호, 김문덕, 이연숙, 오영근, 이정욱, 김홍기, 오찬옥의 걸출한 학계의 핵심 멤버들이 회장을 역임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학회는 학술발표대회와 국제초대전, 국제 워크숍, 교수연수회, 특별강연, 공모전 등을 통해 회원들은 물론 관련 업계, 대중들과 적극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였다. 아울러 학회 논문집과 학회 저널 등을 발간하며 심도 깊은 실내디자인학의 학술적 기반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13대 한국실내디자인학회를 이끌고 있는 서승하 회장은 무엇보다도 많은 회원들이 학회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장본인이다. 현재 한국실내디자인학회는 많은 제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학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운영·대외협력, 연구1, 연구2, 논문담당의 4개의 조직을 갖고 각 사업별로 담당위원회를 두고 있다. 전체 위원회는 39개의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학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의 하나인 학술논문 발간사업은 회원들의 편의를 고려해 시스템을 변경 운영하고 있다. 춘하계 및 추계 학술 발표대회는 다가올 미래의 화두를 논할 수 있는 학술발표대회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우리의 실내디자인 교육이 실무 산업체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교육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을 위해 서승하 회장은 “우리의 디자인 문화 진흥과 후학들을 위하여 산업체 현장과 적극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동시에 학회가 주최하는 주제공모전 또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하여 새로운 공모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 회장은 “실내건축 관련 학문만을 위하여 연구하고 논의하는 학술단체가 아닌 실무 산업체와의 협업을 통하여 국내 실내건축 문화의 실용 학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실내디자인계에서는 향후 우리나라가 세계 실내건축 문화를 선도해갈 수 있도록 모든 분야와 종사자들이 뜻을 모아나가야 한다는 것이 서 회장의 생각이다.
“선진국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선진국이 아닌 모든 문화에서도 선진국이 되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국의 디자인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노력해왔으며 디자인 강국으로의 확고한 위상 정립에 많은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모든 국민의 문화적 눈높이가 한 단계 올라가야만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며, 진정한 디자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서 회장은 밝힌다.
해가 거듭할수록 실내디자인의 영역은 그 폭과 깊이가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역의 기본은 항시 건축에 기반을 두고 있음은 자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실내디자이너로서의 위상 정립은 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와의 진정한 협업을 통하여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서승하 회장은 설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 간의 통합 및 융합, 그리고 디자인 분야의 확장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시기이다. 특히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영역의 확산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미래지향적 디자인 분야들은 이전의 디자인 개념으로는 전개해나갈 수 없는 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각 디자인 영역간의 원활한 학술정보 교환은 물론, 산·학·관·연이 상호 협력하여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서 회장은 조언한다. 그중에서도 건축문화가 이러한 일련의 관념을 선도해 나가야 하며, 건축과 문화는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통합되고 일관된 정책으로 성장하여야 한다고 서 회장은 피력한다.
“현대도시의 수평적 팽창은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및 건축이라는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됩니다.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는 이제 거의 경기도 전체로까지 팽창하고 있지만 그만큼의 자연이 없어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제 친환경 디자인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책 등 지구환경에 대한 화두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우리는 현재 그와는 반대되는 정책으로 가고 있지 않은지 의문입니다. 현재 상황에서의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도시개발 정책의 목표는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모색해봐야 할 것입니다.”
서승하 회장 그 자신이 이미 세계 58개국, 350여개의 도시를 답사한 독특한 진기록을 갖고 있기에 그가 말하는 우리 도시에 대한 오롯한 진단과 평가는 더욱 진솔하게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거대도시 서울의 단점만을 부각시키기도 하지만 서 회장은 “서울처럼 매력적인 도시가 세계에서도 흔치 않지만, 너무 안일하게 도시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지 않은지 곱씹어 봐야 한다”는 비판적인 논조도 보탠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예로 든다면 이 매력적인 도시에는 도시의 팽창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또 밤에는 흩어집니다. 이동에 따른 자연의 파괴는 아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조만간 남북한이 통일되어 교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아직 발전하지 못한 북한 지역의 도시는 서울에서 행하여지던 무수한 정책이 되풀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앞섭니다.” 이제는 서울의 도시개발 정책을 다시 한 번 고뇌해 보아야할 시점이라는 것이 서승하 회장의 도시에 대한 솔직한 논조다. 그의 말처럼 서울이라는 도시는 아직 무궁무진한 건축적 발전 요소를 갖고 있다. 이러한 요소를 새로운 도시건축 정책으로 발전시킬 때 에너지 절약, 자연환경, 노령화 사회에 대한 대안 제시 등이 종합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서승하 회장은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다.
“이제 모두가 디자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대한민국이 발돋움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 모두 더 큰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서승하 회장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지금까지 38년의 세월 동안 늘 건축과 함께 해왔다. 그렇기에 서 회장은 건축은 그 사회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커다란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여긴다. 한국의 건축문화가 더욱 발전하여 뿌리를 내려야 후손들이 진정한 한류를 만끽하며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는 생각한다.
서승하 회장은 “진정한 건축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작은 요소들이 쌓여갈 때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디자인 관계자와 후학들에게 조언한다. “이제는 정말 현재 우리 앞에 놓인 것을 잘 만들어가고 새로 시행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책을 통하여 꾸준히 실천해 나갈 때입니다.”
올해로 창립 25년이 되는 한국실내디자인학회는 4800여명의 회원으로 실내디자인분야 최고의 학회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내건축은 물론 실내디자인, 건축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과 함께 켜켜이 쌓아온 지식의 힘을 근간으로 공간예술 문화를 선도하는 더욱 수준 높은 학술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문화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 있는 디자이너의 탄생을 기대한다”는 서승하 회장의 진심 어린 말 속에서 진취적이면서도 포용력 넘치는 한국 디자인계의 밝은 미래상을 조심스럽게 들춰본다.
서승하 회장은 한국실내디자인학회(KIID) 회장이자 신안산대학교 실내디자인과 교수이다. 경기도 경관위원회 위원, 철도건설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디자인심의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안정원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김용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