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중 금천뮤지컬스쿨 대표건축가 조주현 인터뷰
학교와 지역사회가 상상하는 건축적 모델, 구민과 학생이 뮤지컬이라는 창작의 공통분모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거점이 될 것
“설계 의도 구현의 공식적이고 적극적인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공공건축 분야에서의 좋은 건축물 구현이 가능해”
가산중 금천뮤지컬스쿨이 자리한 대지는 금천구 준공업지역의 중심이다. 교육시설로서의 쾌적한 학습권을 보장받기 어려운 조건으로 뮤지컬 스쿨의 건립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보다 밝고 생기 있는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 것이다.
뮤지컬 스쿨은 가산중학교와 금천구청이 공유하는 시설이다. 학생 및 지역사회 이용자 동선의 통합과 분리가 동시에 이루어짐으로써 개방과 폐쇄의 동시적 접근이 이루어져야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기존학교 건물의 한 베이(bay)를 잘라내고 증축을 하는 조건으로 기존건축물 지하 기초와의 간섭, 도로와의 레벨차(2.4m)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디자인은 시작한다.
블랙박스 타입의 공연장을 흰색의 볼륨 안에 살포시 담아내다
금천뮤지컬스쿨은 ‘black box in white cube’라는 디자인 개념으로 출발한다. 블랙박스 타입의 공연장을 흰색의 볼륨 안에 담아냄으로써 공업지역 내에 뮤지컬 스쿨이라는 반전의 이미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의도다.
연습실과 강의실, 사무실로 이루어진 1, 2층의 매스는 검정색 계열의 벽돌로, 공연장의 3, 4층 매스는 흰색의 벽돌로 디자인하였으며 검정색과 흰색의 조합은 건물의 내부로 공연장 안까지 이어지게 된다.
검정색 계열의 벽돌 매스에 맞물린 흰색의 볼륨은 하나의 원기둥에 의해 지지되어 떠있는 형태로 바닥과의 사이에 비워진 공간은 도로 레벨에서 이어지는 진입마당과 연계되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서 지역주민을 위한 작지만 쓰임새 있는 장소가 된다. 2층의 강의실은 공연장 객석의 단면형태를 그대로 이용하여 높은 천정고를 가지며 외부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솔리드한 매스를 비워진 볼륨으로 느껴지게 하는 공간적 장치가 된다.
기존 학교건물은 2층에서 하나의 브리지에 의해 모든 공간이 연결되어 있다. 증축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뮤지컬 스쿨의 단면 높이와 기존 학교의 단면 높이를 각 층에서 모두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건축가는 기존 연결 브리지가 있는 2층에 레벨을 맞추어 학생들의 수평적 이동 동선을 만들고 나머지 층은 각 용도에 맞는 단면을 구성하도록 계획했다. 수직적으로는 2층을 중심으로 위, 아래가 나누어지며 수평적으로는 뮤지컬 스쿨의 주요 프로그램인 공연장, 연습실 볼륨을 기존학교건물과 평면적으로 이격시켜 사이공간에 로비 및 각 층의 홀을 두어 완충공간의 성격을 갖도록 했다. 1층에는 로비와 대연습실, 하역공간이 위치하고 2층에는 중연습실, 소연습실, 사무실, 강의실이 위치한다. 3층에는 145석의 이동식 객석을 포함한 공연장, 배우대기실, 창고가 4층에는 52석의 고정식 객석과 장비보관실이 위치한다.
공연장 볼륨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적용해
건물은 남향과 서향을 주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공연장 볼륨을 전면에 드러내는 방식과 뒤로 숨기는 방식 중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취하였고 이를 통해 두 가지 효과를 고려했다. 그 중 첫째는 공연장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의미를 가지게 되고, 둘째로는 서향의 일사에 솔리드한 면으로 대응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적인 면에서 효과를 거둠과 동시에 흰색의 매스에 빛을 가득 받아들여서 주변을 밝게 만들어 주는 효과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공연장 지붕에는 일체형 태양광패널(BIPV)를 적용하여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화된 창면적 비율 및 기존 건축물과의 사이 공간의 공용공간을 통해서 채광과 환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구민과 학생이 뮤지컬이라는 창작의 공통분모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거점이 될 것
가산중 금천뮤지컬스쿨은 학교에서 땅을 내어주고 구에서 비용을 들여 건물을 지음으로써 학교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이런 방식을 통하여 학교는 학생들의 문화와 여가 활동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시설을 이용하게 되고, 금천구는 기존의 관내 여러 뮤지컬 단체들이 부족한 연습시설 해소 및 공연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쓰일 것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다. 공업지역의 다소 거친 환경 속에서 구민과 학생이 뮤지컬이라는 창작의 공통분모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거점이 될 것이다.
금천 뮤지컬 스쿨은 현상공모 기획 단계부터 건축, 공연장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구성 측면에서 규모에 비해 비교적 알차게 짜본 시설이다.
하지만 교육시설 공사에서 항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공사비에 관한 것으로 금천 뮤지컬스쿨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족한 공사비예산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이 사실이었다고 건축가는 진행 과정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금천 뮤지컬스쿨의 경우 금천구청에서 공사비 증액에 관한 부분에서 어려우나마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그나마 공연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능은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설계자로서 충분하지 못한 예산에서 특히 내부 인테리어 마감에 많은 신경을 쓸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죠."
건축가 조주현은 ‘설계의도 구현’이 적용되지 않아 순전히 설계자의 의지로 현장 방문 및 시공 과정의 디자인을 챙기는 상황에서 시공사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설계의도 구현’의 공식적이고 적극적인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공공건축분야에서의 좋은 건축물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다. ANN
Interviewer_ 안정원‧김용삼 편집자, 진행_ 최윤지 기자
Interviewee_ 조주현 건축사사무소 디랩 대표건축가
설계_ 건축사사무소 디랩 + + 해율건축 / Studio dlab + Haeyul Architect
사진_ 에이앤뉴스 ANN(김현수)
>>건축가 조주현(CHO, Joohyun)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파리 벨빌건축대학 졸업(DPLG),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박사졸업(Ph. D)범건축, 해안건축, 아이티엠코퍼레이션 건축사사무소 실무 뒤 2018년 건축사사무소 디랩 설립하였다. 홍익대학교, 경희대학교, 연세대학교 실내건축학과 출강하였으며 서울시 공공건축가(2017~2021), 충청남도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소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하여 건축을 구성하는 제반요소들의 관계와 균형 속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작업을 한다.
Design_ 설계총괄 Architect & Designer : 조주현 CHO, Joohyun, 사무소명 : 건축사사무소 디랩 + 해율건축 / Studio dlab + Haeyul Architect / www.studiodlab.com / www.haeyularchi.com, 설계담당 Project Manager Design Team : 박만진 PARK, Manjin, 건축주 Client : 서울특별시 남부교육지원청 / Seoul Nambu district office of education, 시공사 Builder : 예간종합건설(주) / Yegan Construct. INC.
개요_ 위치 Location :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115길 48 / 48. Siheung-daero 115Gil, Geumcheon-gu, Seoul, 용도 Use : 교육연구시설 / Education and research facilities, 대지면적 Site Area : 13,621.50㎡, 건축면적 Bldg. Area : 516.50㎡, 연면적 Gross Floor Area : 1,613.71㎡, 규모 Bldg. Scale : 지상 4층 / 3 Floors, 구조방식 Structure : 철근콘크리트조 Reinforced Concrete, 마감 Finish : 점토벽돌, 징크패널 / Brick, Z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