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 숨겨진 인간 본성에 관한 18가지 법칙을 읽어볼 수 있는 지적인 안내서 ‘인간 본성의 법칙’
“인간 본성을 간파하는 것은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920쪽, 위즈덤하우스 출판, 양장본, ISBN 979-11-90182-56-0 [03180]
“인간 본성을 간파하는 것은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저자 로버트 그린의 말처럼 그의 저서 ‘인간 본성의 법칙’은 우리 안에 숨겨진 인간 본성에 관한 18가지 법칙을 읽어볼 수 있는 지적인 안내서이다.
저자의 말인즉 “우리의 삶 자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람들의 복잡한 감정과 행동의 이면을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라는 해석이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 대부분 의식적이고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여러 힘의 지배를 받게 된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내 생각과 기분 등 내면의 힘에 지배당한 결과물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 로버트 그린은 자신의 감정을 움직여 특정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힘의 실체인 ‘인간 본성’을 탁월한 인문학적 고찰로 제시한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칼 융의 연구에서는 우리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연구를 통해서는 수만 년 전 우리의 선조 때부터 존재해온 공격성이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쇼펜하우어의 시기심 실험을 통해서는 인간의 가장 사악한 감정인 샤덴프로이데(남의 불행을 보고 느끼는 기쁨)를 엿볼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저자가 다루는 인간 본성은 인간이 500만년에 걸쳐 진화하며 만들어내고 발달한 것이다.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저자 로버트 그린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유명한 사례를 들어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몰락하던 디즈니에 새로 부임한 마이클 아이즈너는 저비용, 명확한 콘셉트라는 기준에 따라 영화를 제작해 성공을 거뒀지만,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고 늘 최상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우리 내면의 ‘과대망상적 본성’으로 인해 최악의 선택을 하고 몰락하고 말았다. 또한 저자는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해야만 하는 성격으로 인해 많은 재산과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도 하워드 휴즈가 실패의 패턴을 반복하게 만들었던 ‘강박적 행동의 법칙’,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나 뛰어난 재능까지 겸비한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의 뒤통수를 친 ‘시기심의 법칙’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역사 속 인물의 사례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촉발시키는 본성을 설명하고 생생하게 해석한다.
저자 로버트 그린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본성에 대한 단순한 해석을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권력술과 현대적 생존전략의 멘토로 익히 명성을 떨친 그의 저서답게 우리의 본성을 파악하고 이를 우리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도구로 삼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들려준다.
빈곤한 소녀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샤넬이 활용한 ‘선망의 법칙’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우리 본성을 정확하게 파악한 결과물이었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일, 내게 그어진 선을 넘는 일을 동경하는 우리의 본성으로 인해 요구하지 않고 헌신하게 만드는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클잭슨, 샤넬 등을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매김하게 한 전략이었다. 또한 저자는 감정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자제력을 키우는 법, 통찰력을 제공하는 공감능력을 개발하는 법을 알려주며, 사람들의 가면 뒤에 숨은 실체를 간파하는 방법, 순응하지 않고 나만의 목적의식을 개발하는 방법까지 설명한다.
“천성적으로 우리는 가진 것에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 내면의 비뚤어진 어떤 힘 때문에 무언가를 소유하는 순간 혹은 바라던 것을 얻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이미 색다른 무언가를 향해 떠나버린다. 더 좋은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하면서. 그 새로운 대상이 더 갖기 힘들고 더 멀리 있을수록, 그걸 갖고 싶은 우리의 욕망도 커진다. 이것을 ‘남의 집 잔디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착시현상의 심리학 버전 말이다. 그 잔디에, 그 새로운 대상에 너무 가까워지고 나면 우리는 그 잔디가 실제로는 별로 푸르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늘 남의 잔디가 더 푸르러 보일 수밖에 없는 ‘남의 집 잔디 신드롬’이라는 심리학의 마술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관계에서 약간의 냉담함과 주기적으로 모습을 감추는 전략이 주효하다. 협상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제3자, 제4자를 끌어들여 많은 이의 욕망의 대상이라는 인상을 풍기게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관심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우리는 뼛속까지 사회적 동물이다. 타인과 형성하는 유대관계에 나의 생존과 행복이 걸려 있다. 남들이 내게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다면 내가 그들과 교감할 방법은 없다. 관심 중에는 실제 몸으로 느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는 누가 나를 쳐다보고 있어야만 살아 있음을 느낀다. 타인이 내게 주는 관심에 따라 우리는 그들이 나를 알아주고 인정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느끼는 나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인간이라는 동물에게는 관심이 어찌나 중요한지, 사람들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면 범죄를 저지르고 자살을 시도하는 등 못할 일이 없을 정도다. 당신이 했던 행동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 그 첫 번째 동기는 언제나 관심에 대한 욕구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 내면의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라는 서문을 시작으로 전개된다.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 나를 지배하는 감정을 극복한다”라는 1법칙에서는 두려운 것은 상대가 아니라 나의 실수이며, 인간 본성의 열쇠로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자기도취의 법칙: 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꾼다”는 2법칙은 인간은 누구나 관심에 목마르고 자기도취자의 네 가지 유형에 대해, “역할 놀이의 법칙: 가면 뒤에 숨은 실체를 꿰뚫는다”는 3법칙에서는 인간 본성의 열쇠: 전략적 관찰자가 되고 상대의 신호를 감지하는 관찰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진 책의 내용은 성격의 유형을 파악하는 강박적 행동의 법칙,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욕망의 대상이 되라는 선망의 법칙, 사건을 뒤흔드는 더 큰 흐름을 주시한다는 근시안의 법칙, 상대를 긍정해서 저항을 누그러뜨린다는 방어적 태도의 법칙, 태도를 바꾸면 주변이 변한다는 자기훼방의 법칙, 내 안의 어둠을 직시한다는 억압의 법칙,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시기심의 법칙, 나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평가한다는 과대망상의 법칙, 나에게 맞는 성 역할을 창조한다는 젠더 고정관념의 법칙, 인생의 소명을 발견하고 지침으로 삼는다는 목표 상실의 법칙, 집단의 영향력에 저항하라는 동조의 법칙, 권위란 따르고 싶은 모습을 연출하는 기술이라는 변덕의 법칙, 상냥한 얼굴 뒤의 적개심을 감지한다는 공격성의 법칙, 시대의 흐름에서 기회를 포착한다는 세대 근시안의 법칙,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생각한다는 죽음 부정의 법칙을 설명한다.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시간을 두고 관찰했을 때 보이는 상대의 행동이다. 상대가 아무리 지난 번 경험에서 큰 교훈을 얻고 그동안 딴 사람이 됐다고 말하더라도 상대는 틀림없이 앞으로도 같은 행동, 같은 의사결정을 반복할 것이다. 바로 그런 의사결정이 그들의 성격을 보여준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완전히 어긋날 때조차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 본성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흥미롭게 해석하는 저자의 풍부한 언어에는 우리가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성공을 이루고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는 지혜와 나를 지킬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전략이 오롯이 깃들어 있다. 평범하고, 이상하고, 파괴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매혹될 수밖에 없는 존재, 500만 년에 걸쳐 형성된 인간의 진짜 모습을 파헤치는 저자의 완벽한 탐구서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이유다.
저자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은 전 세계 리더와 독자들에게 현실을 돌파하는 지혜를 전파한 권력술의 멘토로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버클리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매디슨의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고전학을 전공했고, 〈에스콰이어〉 등의 잡지를 편집하고 할리우드에서 스토리 작가로 일했다. 1995년 주스트 엘퍼스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가 집필한 권력과 대중조작에 관한 책인 《권력의 법칙》은 현대판 《군주론》으로 평가되며 출간되자마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17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이후 출간된 《유혹의 기술》, 《전쟁의 기술》이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면서 이 3부작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그 밖에도 《마스터리의 법칙》, 《50번째 법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한 바 있다. 옮긴이 이지연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후 삼성전자 기획팀, 마케팅팀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ANN
로버트 그린 지은이, 이지연 옮긴이
자료_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