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랩 플래닛 도쿄, 새로운 몰입형 정원 작품 공개해 화제
물을 가로질러 걷는 미술관, 1만3000여종의 살아 있는 난초로 꾸민 인터랙티브 정원, 빛과 소리로 공명하는 난형 물체로 채운 이끼 정원으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해
팁랩, 2020, 인터랙티브 디지털 설치미술, 엔드리스, 사운드: 타카하시 히데키
도쿄 도요스에 위치한 미술관 팀랩 플래닛 도쿄(teamLab Planets TOKYO)가 7월 2일 확장 3주년을 맞아 2개의 인터랙티브 정원 작품으로 꾸민 새로운 정원을 개장해 관심을 모은다.
새로 꾸며진 정원은 하늘에 만개한 1만3000여종의 난초에 흠뻑 취해 꽃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는 정원, 사람의 손에 밀치거나 바람을 맞으면 빛을 발하며 공명하는 난형 물체로 가득 채운 이끼 정원이다.
팀랫 플래닛은 거대 전시관 4곳과 정원 2곳을 포함해 9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물을 가로질러 걷는 미술관과 꽃과 하나가 되는 정원에서 높은 몰입감을 만끽할 수 있다. 팀랩 플래닛은 물을 가로질러 걸어 다니는 미술관이자 꽃과 하나가 되는 정원이다. 거대 전시관 4곳과 정원 2곳 등 총 10개 작품이 들어서 있다. 몸으로 몰입할 수 있는 거대한 예술 작품에 타인과 함께 온몸으로 몰입하면 몸과 작품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자아, 타자, 세계 사이의 경계가 연속되면서 우리와 세계 사이의 경계가 없는 새로운 관계를 탐험할 수 있다.
관람객은 미술관에 맨발로 입장하며 다른 관람객들과 함께 거대한 작품 공간에 온전히 몰입하게 된다. 물 위에 뜬 화원은 수많은 3차원 꽃으로 구성됐다. 늘을 수놓은 꽃들이 움직이는 관람객에 맞춰 몸을 굽힌다. 화원은 꽃으로 가득 차 있지만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무대에 생긴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3차원 꽃들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작품 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면 각자의 공간이 연결되고 그렇게 공간은 하나가 된다.
팁랩, 2020, 인터랙티브 디지털 설치미술, 엔드리스, 사운드: 타카하시 히데키
일본식 정원(Zen garden)은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선승을 위한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남전(Nansen)의 꽃’이라 불리는 중국 화두(kōan, 수행의 일부인 질문이나 이야기)가 있다. 육궁대부(Rikukô Taifu)라는 한 남성이 남전에게 “조법사(Jô Hoshi)가 말하길 천국과 나는 뿌리가 같고 세상 만물과 나는 본질이 같다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라고 말하자 남전은 뜨락에 핀 꽃을 가리키며 “요즘 사람들은 이 꽃을 마치 꿈결에서 보는 것과 같이 본다”고 답했다.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꽃에 흠뻑 빠져 정원과 하나가 된다. 꽃과 하나가 돼 꽃을 바라보면 꽃은 돌아본다. 사람들은 비로소 마음으로 꽃을 바라보게 된다. 늘에 핀 꽃들은 착생란이다. 착생 식물은 난초과에서 가장 흔한 식물이며 착생란은 공기에서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흙 없이 성장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착생란은 나날이 살아 숨 쉬고 성장하며 꽃을 피운다.
팀랩, 2015, 인터랙티브 키네틱 설치미술, 엔드리스, 사운드: 타카하시 히데키
난초는 지구에서 가장 늦게 등장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식물들이 이미 지상을 뒤덮은 가운데 난초는 다른 식물이 살 수 없는 바위와 나무에서 살 수 있도록 진화했다. 적응하고 퍼지는 시간이 짧은 난초는 대략 2만5000~3만종의 원종이 있다고 한다. 다른 여느 식물보다 원종이 많은 식물로 꼽힌다. 그러나 난초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채취로 대부분의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난초의 씨앗은 먼지만큼 작아 발아에 필요한 영양분을 저장하는 배젖이 없다. 그래서 특정 곰팡이류와 공생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씨앗을 발아한다. 일반적인 씨앗의 개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씨앗은 발아를 위한 영양분을 저장해야 하는데 지구에서 가장 늦게 등장한 난초는 이 부분을 버렸다. 어떤 이유로 이런 진화 방식을 택했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난초는 특정 꽃가루를 운반하는 곤충과 함께 진화하는 식물이며 지금도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작품 공간 속에서 난초는 공생 곤충들이 활동하는 시간에 따라 그 향기가 바뀐다. 작품 공간의 향기가 오전, 오후, 야간별로 다른 이유다.
난형 물체는 해가 뜨면 주변 세계를 비추기 시작한다. 사람의 손에 밀치거나 바람을 맞으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며 공명음을 낸다. 이 때 주변의 다른 난형 물체들도 공명음을 발산한다. 형 물체는 해가 지면 스스로 빛을 낸다. 사람의 손에 밀치거나 바람을 맞으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며 공명음과 은은한 컬러를 내뿜는다. 이 때 주변의 난형 물체들도 같은 공명음과 컬러를 발산한다.
난형 물체는 바람이 잠잠해지고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면 천천히 가물거리기 시작한다. 빛이 컬러를 만들기 때문에 61가지의 다른 컬러를 발산할 수 있다. ANN
자료_ PLANETS Co.,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