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문화예술에 미친 영향 분석한 ‘2020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달라진 일상’ 코로나 시대, 늘어난 여가시간에 비해 문화예술 관람은 위축돼, ‘오프라인의 고유성’ 온라인으로 채울 수 없는 문화예술 현장의 감동이 그리워, ‘온라인의 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트 머스트 고온(Arts Must Go On)’, 향후 해결할 숙제는 ‘시니어의 디지털 격차 해소’, ‘콘텐츠의 질적 개선’, ‘이용매체 다각화’ 등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문화예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2020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민의 문화 활동 수준과 동향을 파악한 문화정책의 기초 자료로 이번 조사는 2021년 1월 11일부터 2월 10일까지 진행됐으며,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5000명과 문화관심 집단(서울시 누리집 통합회원, 서울문화재단 누리집 회원)인 1413명 등 총 6413명이 응답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대체 관람 경험 및 만족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문화시설 이용 경험과 향후 이용 의향 △문화예술 활동 동기 및 장애물 등 시의성을 반영한 문항을 추가했다. 설문영역은 △여가활동 실태 △문화예술 관람 경험 및 만족도 △문화예술 참여 경험 및 만족도 △코로나19와 문화예술 활동 △문화예술 활동 경험과 인식 △문화환경 만족도 등 6개로 구성됐다.
조사결과에서 1년간 서울시민은 문화예술을 대략 4회 정도 관람했고, 관람비로는 평균 7만4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도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문화관람 비용과 횟수가 40% 감소됐으며, 특히 60대 이상 시니어 계층에서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달라진 일상 △오프라인 고유성 △온라인 가능성 등 3가지 키워드로 분석했다. 지난해 서울시민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엔 3.6시간, 주말엔 6.5시간으로 2018년도 대비 각각 0.4시간, 0.5시간 증가했다. 여가시간의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에 따른 통근 시간 감소, 집단 활동 축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가시간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연평균 총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4.2회이며 관람비용은 7만4000원에 그쳤다. 이는 2018년에 비해 각각 2.6회, 4.6만원이 줄었는데,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문화예술 관람활동도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60대 이상의 시니어 계층에서는 총 관람 횟수와 비용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게 나타났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고 보인다. 위축된 문화예술 경험만큼 문화예술 활동과 관련한 정서적 경험을 묻는 설문영역에서도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이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제한된 문화예술 관람 환경이 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타격을 주고 코로나 우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관심 집단의 경우 문화예술 활동 만족도(26.6%)와 행복 정도(6.4점)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비해 각 10.8%, 0.4점 감소했다. 1년간 문화예술 관람활동에 불만족스러웠던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상황’을 가장 큰 불만족의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확대됐지만, 오프라인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대체 관람 경험이 있는 시민들에게 ‘온라인 대체 관람과 문화시설/공간 방문 관람 경험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시민의 70.6%가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문화시설이나 공간을 많이 방문할수록 오프라인과 온라인 관람 활동에 더욱 큰 차이를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프라인/온라인 관람 활동에 차이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오프라인 관람 횟수가 10회 이상인 사람들의 75.2% △2~9회의 경우 72.3% △2회 미만의 경우 64.1%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문화시설 이용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52%였으며 이 중 72.3%는 방역 지침 준수한 시설을 다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문화활동 변화로 인한 정서적 경험을 묻는 질문에 많은 시민이 ‘문화시설을 방문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꼈다’(72.8%), ‘나에게 문화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69.5%), ‘문화시설에서 하는 활동의 가치나 장점을 느끼게 됐다’(69.3%)라고 응답했다. 연이은 문화시설의 휴관과 폐쇄 등에 의해 문화활동의 중요성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오프라인 문화예술이 가진 현장성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 문화예술의 가능성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극장, 공연장 등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된 콘텐츠를 관람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시민 중 39.7%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된 공연분야인 대중(16.3%), 음악(13.7%), 연극(10.8%)에서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 활동을 경험한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해당 경험에 만족했으며,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64%가 향후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 활동에 관한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서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관람 외에도 온라인을 통한 문화예술 관련 취미활동, 교육 등 경험률도 두드러졌다. 특히 30대는 약 39%가 온라인을 통한 각종 문화예술 활동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온라인을 활용해 가장 활발하게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을 활용한 문화예술 관람 확산을 위한 향후 과제에 관해서도 시사한다. △디지털 소외계층인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격차해소 방안 마련 △온라인 콘텐츠의 질적 개선 △이용매체 다각적 활용 등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 60대 이상의 시니어 계층은 온라인 문화예술 참여 경험률, 온라인 대체 관람을 위한 비용 지급 경험이 타 연령층에 비해 가장 낮게 나타났다.
60대 이상 시니어 계층은 향후 온라인 대체 관람에 대한 참여 의향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치였지만 실제 관람률은 제일 낮았다. 타 연령층에 비해 참여 의향과 실제 관람률의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 이것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 활동의 단점으로는 △현장감을 느낄 수 없는 화면 구성(38.5%) △음질이나 화질이 좋지 않음(19.6%) 등 온라인 콘텐츠의 질적 측면이 주로 지적됐다. 문화예술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확산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질적 향상이 문화예술계의 과제로 제안된다.
온라인 대체 문화관람을 이용하는 매체로는 ‘대중 온라인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오프라인 문화관람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IPTV 등 TV 기반의 채널’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오프라인 문화관람을 경험한 경우엔 행사를 주관하는 ‘해당 기관 홈페이지 및 SNS’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기관 홍보채널과 함께 IPTV를 활용해 문화관람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연식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번 실태조사는 코로나19가 시민의 문화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다른 조사와 차별화된다”며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문화예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중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시니어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마련과 수준 높은 온라인 프로그램의 개발 등 서울시의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NN
자료_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