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곽홍길 회장 회사 설립 35주년 특별 인터뷰
Kwak Hong-gil Chairman of KUNWON
Architects Planners Engineers
도시 차원에서 건축을 바라보며, 대한민국 주거와 도시환경 디자인의 역사 이끌어... 사람과 작품, 그리고 문화가 있는 지속가능한 건축회사로 우뚝 서고자
1984년, 3명의 젊은 건축가는 파트너십을 근간으로 건원건축을 설립했다. ‘동산을 세우다’는 의미의 건원(建園)은 고밀화·획일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어떠한 집과 주거 단지, 그리고 도시에서 자라나야 하는지에 고민해왔다. 도시 차원에서 건축을 폭 넓게 바라보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이 땅의 주거와 도시환경의 디자인 역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2019년을 기해 35주년을 맞이한 건원건축은 주거 및 복합시설을 비롯해 공공‧업무‧교통‧상업시설, 문화‧숙박‧교육‧연구시설, 산업‧의료시설 등 건축의 전반적인 영역을 아우르며 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원건축의 기본정신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한국건축문화대상, 서울특별시건축상, 경기도건축문화상, 인천광역시건축상, 대구광역시건축상, 부산다운건축상,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 한국BIM학회 작품상, 매일경제 살기 좋은 아파트 선발대회 대통령상, BIM어워즈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건원의 조직적 위상을 튼실하게 살찌우고 있다.
정직과 신의를 바탕으로 한 건원의 기업 정신은 매 고비마다 건원의 조직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위기가 가장 좋은 기회이며 진화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현재에 안
주하지 않고 정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CM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축사사무소 중 최초로 법인을 분리하여 건원엔지니어링을 업계 1위의 CM 및 감리전문회사로 성장시켰다. 2018년부터 통합경영 일환으로 이제는 건원건축의 역량을 디자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건원엔지니어링이 보유한 기술력을 건축설계와 통합하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프로젝트 기획 및 건축설계를 담당하는 건원건축을 필두로 건설사업관리(CM) 및 감리를 맡는 건원엔지니어링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토탈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건축전문가 그룹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차수분(Cross-pollination)을 통한 집단지성의 가치… 열정적인 ‘사람’과 그들이 이루어낸 ‘작품’, 그리고 건원만의 고유한 ‘문화’를 담아 건원만의 브랜드 높여가고자
건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교차수분을 통한 집단지성을 만들어내고, 고객들에게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사업주 입장에서 프로젝트에 임하는 것을 사명처럼 생각해왔다. 식물이 다른 개체의 꽃가루를 받아 수분하는 것을 뜻하는 교차수분(交叉受粉; Cross-pollination)의 관점에서, 건원은 건축설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창조적 인력들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주고받으며 더 높은 가치를 디자인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직원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정성 있는 마음자세를 중요시한다. 근무지에서 직원들은 언제나 밝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고객을 진실하게 대하는 자세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가고 있다. 이 모두가 건원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공통분모로 작용한다.
건원건축은 창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재능 많고 의욕 있는 직원들에게 언제가 기회의 폭이 열려 있다.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일을 통한 성취의 경험을 만들어주고, 실제로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로젝트 디자이너(PD)를 작품과 함께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하여 건원의 대표건축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해 오고 있다. 건원건축의 최근 프로젝트인 JTBC 일산제작스튜디오와 송파책박물관은 책임건축가의 디자인 크레딧을 살려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건원건축은 지난 2000년부터 직원들의 제안을 통해 한 해 동안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은 구호를 설정하고, 그 구호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한마음 한뜻으로 업무에 임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올해 구호는 ‘건원을 건원답게’로 정했다. 막연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뜻이 아니라 열정이 가득하고 역동적이었던 건원건축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취지가 담겨져 있는 말이다. 이처럼 건원의 ‘사람’과 ‘작품’, 그리고 ‘문화’를 외부에 널리 알리고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것, 그것이 바로 건원의 브랜드를 높이는 길이라고 곽홍길 회장은 밝힌다.
지난 1976년부터 현재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에서 몸담았던 곽홍길 회장은 1984년 건원건축을 공동 설립한 이래로 2002년까지 건원건축을 경영해왔다. 이후 국내 최고의 CM 및 감리전문기업인 건원엔지니어링의 회장을 맡았고, 2018년부터 다시 건원건축의 회장을 겸하고 있다. 정부의 주거공급 확대 정책과 맞물리며 대규모 주거단지 프로젝트를 설계해온 건원은,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국제현상에 입상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다. 고급 주거의 대명사인 삼성동 아이파크의 경우 각 세대별로 한강의 조망권을 충실히 살려내고 평면을 특화시킴으로써 건축주와 관련업계에 호평을 받았고, 요트경기장의 주변 콘텍스트를 입면에 잘 살려낸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역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성공한 건원의 대표적인 주거 작품이다. 경영의 일선에서 항상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곽홍길 회장은 사람 사이의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기업의 조직력을 탄탄히 묶고 이를 성장의 에너지로 삼고자 한다. (중간에 텍스트 삭제)
한편, 건원엔지니어링은 약 770여개의 CM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인천국제공항(2,3단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시청, 경기도청, 청라시티타워, 여의도파크원, 부산국제금융센터, 여의도국제금융센터, 용산 미군기지 이전사업 등 꽤나 굵직한 건축물의 CM이 건원엔지니어링의 손을 거쳐 갔다. 이러한 곽홍길 회장의 노력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주최하는 2019 건설기술인의 날에서 건설기술인을 대표해 금탑산업훈장 수상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지난 40여년 간 건설사업관리 분야에 몸담으면서 건설산업 발전과 해외 건설시장 진출에 지대한 공헌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신규 개발프로젝트가 점점 축소되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건원건축은 복합단지 설계 경험을 토대로 최근에는 기존 도심의 역세권 및 터미널 부지를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수행하고 있다. 기존의 복합개발이 물리적 가치와 공간을 구현하는 데 그쳤다면, 현재의 복합개발은 그 자체의 사용가치와 장소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복합공간의 사용가치와 장소성을 높이기 위해서 사람 간의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 놀이와 문화가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원건축에서는 건축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유럽은 매년 40도가 넘는 최악의 폭염 속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북극권 산림에서는 산불 피해로 다시 지구온난화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연속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면서 친환경적인 사업개발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었다. 이에 건원건축의 임직원 모두는 매 프로젝트에서 건축가로서 사회적 책임의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건원엔지니어링의 친환경 컨설팅팀과 유기적인 업무 협조로 건축물 생애주기 맞춤 컨설팅과 각종 인증 업무, 환경 분석 시뮬레이션 등을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초미세먼지 등 실내 공기질 환경에 대한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어, 건축계획적인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의 시대에서 성숙의 시대로 변화하는 시점… 디자인, 설계 품질, 마케팅의 3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건원 NEW 프론티어 프로그램’ 기획해, 대형 건축사사무소로서의 사회적 책임 다하고자
바야흐로 우리의 건설시장은 성장의 시대에서 성숙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이 중요한 시기이다. 건원건축도 건축사사무소로서의 본질적인 것에 대한 역량 강화로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초고층 대규모 복합시설, IT센터 등 미래 트렌드를 이끌어 갈 사업의 디자인, 설계 품질, 마케팅의 3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건원 NEW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현재 3년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에 있다. 곽홍길 회장은 “건원건축이 매년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그에 따른 대비를 확실히 해왔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건축사사무소의 해외시장의 진출에 대한 질문에 곽홍길 회장은 리스크가 큰 시장으로서 건원건축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왔다고 토로한다. 2,000년대 후반,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중심으로 설계비가 약 500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다수 계약하여 진행해왔지만, 리스크 관리 실패로 큰 손해를 입었던 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신뢰도 높은 현지 로컬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베트남 지역 로컬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국내 디벨로퍼와의 사업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건축설계 업계의 근무환경도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과거 도제식 근무 형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건축설계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로 인해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건원건축은 그동안 대형 건축사사무소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으로서 건축설계 업계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앞장서 왔다.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여 근무하는 유연근무제는 업계 최초로 4년 전부터 도입하였고, 집중근무제는 2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건원의 관리자들의 정확한 업무계획의 수립을 유도하고, 근무시간 내 집중적인 근무 시행을 습관화하면 건축계의 오래된 악습도 개선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비록 예전에 비해 건축 전반에 걸친 영역을 아우르는 건축가의 업역이 좁아지기는 했지만, 점차 국민의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있고 그 속에서도 건축문화도 보다 질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곽 회장의 생각이다. 이에 건축계 후배들에게 곽홍길 회장은 앞으로 디자인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바,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로 건축 활동을 펼쳐가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곽홍길 회장은 비록 많은 기부를 하며 사회에 공헌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사회적 기여 방법으로서 건원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재능 기부 형식으로 사회적으로 역할을 힘쓰고 있다고 언급한다. 우선적으로는 내 주변 사람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는 회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10년 이상 지속해오는 노후주거 개선, 장애인·불우이웃 돌봄, 사랑의 집짓기 등의 대표적인 활동에는 건원이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넉넉히 포용하려는 건축가의 두레 같은 공동체적인 자세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도시 차원에서 한 차원 넓게 건축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건원의 기본정신은 이제 35주년을 넘어 50년, 100년 기업을 향해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그룹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안정원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김용삼 편집국장
곽홍길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회장
자료_ KUNWON Architects|Planners|Engineers, 인물사진_ 김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