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건축가협회상 및 특별상 수상
한국건축가협회상에 구기동 125-1 공동주택, 모여가, 산양 양조장, 이타라운지, 하대원 행복주택, 현대자동차 천안글로벌 러닝센터, 현대자동차 영남권 교육시설 최종 선정, 한국건축가협회상 특별상인 아천건축상에 제주 삼달오름, 김종성건축상에 나인브릿지 파고라, 무애25년건축상에 서울대학교 본관, 김정철건축문화상에 김광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KIA 골드메달에 민현식 건축가 수상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상에 구기동 125-1 공동주택, 모여가, 산양 양조장, 이타라운지, 하대원 행복주택, 현대자동차 천안글로벌 러닝센터, 현대자동차 영남권 교육시설이 최종 선정되었다.
2020년 제43회 한국건축가협회상 현장 심사대상은 11작품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비닐장갑, 비닐옷, 페이스쉴드까지 갖추고 떠난 건축답사였기 때문에 마음 한편이 불편했지만 그것은 한 눈을 팔 수 없게 만드는, 완성도 높은 건축물이 주는 만족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가는 곳마다 건축가의 치열한 투쟁의 현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건축가의 한땀 한땀 노고가 새겨진 흔적은 우리에게 감탄과 애잔한 감동을 주었다. 답사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11작품 중 7작품을 고르는 일이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게 되었다. 11작품을 프로그램으로만 보면 주거가 다섯(집합주거 넷, 단독주택 하나), 숙박, 연수시설이 넷, 양조장이 둘로서 매우 단순하고 평이하지만 규모로 보면 작은 것과 큰 것 사이가 어림잡아 100배 이상 돼 보일 정도로 차이가 컸으며 건축가도 이제 막 건축 활동을 시작한 새내기부터 국내 최고수준으로 명성 있는 건축가까지 그 층위도 다양했다. 그러나 이런 점은 건축상을 위한 작품을 심사하는 데 있어 어떤 참고사항도 되지 못했다.
11개 작품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했다. 심사위원들마다 보는 시각이 달랐고 당연히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원점에서 한국건축가협회상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어야 하는지부터 되짚어 논의했다. 우리 건축가가 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건축적 완성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고 건축가가 성취하려고 했던 목표가 이 시대 우리 건축가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관점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상을 받는 작품은 건축계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는 모범이 될 만한 사례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그 결과로 7개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이번에 제출된 작품들을 통해서 건축계에 고무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두 가지, 실력 있는 젊은 건축가 집단의 성장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축가들의 약진을 꼽을 수 있겠다. 그것은 우리 건축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징표로서 어려운 현실여건 속에서도 우리 건축계의 미래가 밝다고 기대를 하게 된다. 한국건축가협회 심사는 김준성(건국대학교)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김용미(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김헌(어싸일럼), 김동진(로디자인), 조민석(매스스터디스)이 심사를 맡았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김광현 명예교수가 제1회 김정철건축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인 김정철건축문화상은 건축가뿐만 아니라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건축문화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집단 협업을 통해 사회의 변화가 요구하는 건축이 무엇인지를 평생 탐구했던 건축가 김정철의 10주기를 맞아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제1회 김정철건축문화상 심사는 2020년 9월 7일 정림건축에서 열렸다. 류재은, 박성태, 임재용, 임진우, 한만원 5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심사위원회에서 가장 중점을 둔 심사 기준은 첫 회 수상자가 갖는 상징성과 공공적인 역할을 통해 건축문화 저변을 확대하는데 공헌한 사람을 선정키로 입을 모았다. 추천위원회는 다섯 명을 후보로 올렸고, 심사위원회는 오랜 토론 끝에 김광현 서울대 명예교수를 첫해 수상자로 결정했다. 제1회 김정철건축문화상 수상자인 김광현은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이자 공동건축학교 교장이다. 서울시립대 건축학과와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42년간 몸담으면서 200여 명의 가까운 연구실 제자들을 키워냈다. 그리고 공동건축학교 교장으로 여전히 젊은 건축가들과 함께 건축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논의 과정에서 오랫동안 어려운 길을 꾸준히 걸어온 대상자들이 폭넓게 추천되지 못한 부분도 지적되었다. 원로들에게 수여하는 공로상 성격이냐,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현재진행형 인물에게 수여하는 것이냐 등의 질문도 있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보완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김광현 명예교수는 서울대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를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건축강의>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들> 등이 있다.
김종성건축상은 ‘테크놀로지와 건축’이라는 관점에서 수상작을 결정한다. 테크놀로지 자체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관점은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재정의 될 수밖에 없다. 현실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테크놀로지를 합목적적으로 활용하는 태도를 넘어, 테크놀로지를 미학의 최전방으로 끌어 올릴 것이 요구된다. 또한 김종성건축상은 건축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수많은 제약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례와 균형, 질서 등 건축의 기본적 덕목을 끝까지 놓지 않고 추구하였는가는 이 상의 심사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해왔다. 격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김종성건축상은 이번으로 6회 차를 맞았다. 그간 5회의 심사를 거쳐 배출된 수상자는 3명이다. 수상자를 결정하지 않은 경우가 절반이었다는 것은 출품작 못지않게 상 자체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서류심사 결과 이번에는 거르지 않고 수상작을 낼 수 있겠다는 것이 박흥균(호서대학교), 우의정(건축사사무소 메타), 전성은(전아키텍츠), 정인하(한양대학교), 황두진(황두진건축사사무소) 등 다섯 명 심사위원 전원의 의견이었다. 2020년 8월 23일 현장답사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결정했다. 올해의 수상작은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의 <나인브릿지 파고라>다. 골프장이라는 쾌적한 입지와 대기업 건축주의 풍부한 지원, 그리고 프로그램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은 좋은 조건이었던 반면, 전체 프로젝트 기간이 7개월에 불과했다는 것은 반대로 상당한 현실적 제약이었다. 이정훈은 국제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활용을 통해 수많은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고, 이 과정에서 보여준 신선한 패기와 도전정신은 이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인접한 보호수를 은유적으로 재해석하여 ‘숨 쉬는 파빌리온’이라는 건축적 개념을 만들고, 구조와 설비를 긴밀하게 결합했으며, 제작 과정과 조형 언어 간에도 유기적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과정에서 미학적 통제를 집요하게 유지했다. 이러한 심사과정에서는 개별 작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 상이 한국 건축계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두 개의 축이 공존하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나인브릿지 파고라>가 그러한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2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세상의 가치관이 변하고 유행이 변한다. 그리고 경제성의 논리에 의해 부서지고 새로 지어진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가치관이 대립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시대의 것들이 버티고 유지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무애25년건축상이 제정 된 2014년 첫 해 수상작을 선정하며 초대 심사위원회는 한국 현대건축에서의 25년에 대해 다음과 이야기하였다. “이제 한국 현대건축도 25년 전을 돌이켜보고 그 의미를 반추할 수 있는 국면에 돌입한 것은 아닐까, 혹은 25년이 된 건축물을 현재의 눈으로 보고 다시 평가하면서 한국 현대건축의 역사를 다시 써나가야 한다는 자기 인식에 도달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5년이 지나 올바른 시대 속의 평가를 내린다는 의미에서 세월이 지나고 다시 보아도 좋은 건물은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한다. 건물의 용도가 유지되어 오고, 대중들에게 사랑 받으며, 건강하게 오래 버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시점에서 어떤 건물이 좋은 작품이냐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이다. 그러나 움직이는 건축의 역사로 바라본다면 그 판단이 더 어려워진다.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무애25년건축상의 수상작은 <서울대학교 본관>이다. 1973년 지어진 이 작품은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돌출 슬라브보와 반복되는 수직 루버를 가진 파사드로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바라보며, 중앙의 필로티를 통해 그 축을 연결한다. <서울대학교 본관>은 긴 시간 동안 캠퍼스의 코어로서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현 시대의 건물의 가벼움과 밝음과 비교되는 엄정함, 단정함, 진지함의 태도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그 시대의 규범을 뚜렷이 보여준다. 경동교회, 힐튼호텔, 육군사관학교 도서관, 수상작을 선정하기에 앞서 무애25년건축상의 역대 수상작을 다시 돌아보고 본 상의 정체성, 관계성, 무게감에 대해 생각했다. 상충되는 가치관 속에서 시간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볼 때, 이 작품들은 현 시대에는 다시 지어지진 않을 것 같은 현재와는 다른 속성의 DNA를 갖고 있다. 그리고 한국 현대건축의 어느 시점에서는 과거를 떠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본관>은 1973년부터 2020년 오늘까지 그 자리를 우직하게 지켜왔다. 6년 전 무애25년건축상의 첫 심사에서 나눈 이야기로 심사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오래된 것은 틀림없지만 망각할만한 과거도 아닌 것이다. (...) 한국 근현대건축에 대한 재고와 성찰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25년상의 중요한 존재 이유인 것이다.” 무애25년건축상 심사는 이성관(한울건축)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이형재(가톨릭관동대학교), 허서구(허서구건축사사무소) 심사위원이 맡았다.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아천건축상의 심사 대상작품은 총 3작품이었다. 심사위원회의 소신을 다한 의견교환과 공정한 심사단계를 거쳐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고영성 건축가(공동설계자 이성범)의 <삼달오름>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아천건축상의 지향점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고, 한국적 설계이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화미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작품을 선정하고자 심사위원들간의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삼달오름은 제주가 가진 오름을 형상화하여 제주색을 건축에 반영하려는 고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지역색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자칫 일차원적으로만 보이지 않게 하려는 노력 또한 실내외부 곳곳에 보이기도 한다. 삼달오름은 주거와 스테이가 혼합된 프로그램으로 서로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두 동이 비정형의 오름 형태를 가진 매스로 배치되어있으며, 오름의 중심공간을 중정으로 치환하며 마당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자칫 단순해보일수 있으나 우리의 한옥이 그러했던 것처럼 내부에서는 외부의 자연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목조지붕의 서까래를 노출하여 한옥과 제주 돌집에서 보이던 지붕 구조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였고, 정형적이지 않은 건축형태이기에 철골과 목구조를 적절히 혼합하며 여러 접합 디테일을 고민한 부분도 높게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작품성을 떠나 한국성에 대한 관점에서 볼 때 삼달오름이 한국적 설계이념, 방법론, 조화미를 기준으로 하는 아천건축상의 수상작으로서 적절한가에 대한 심사위원들 간의 논의도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성을 모티브로한 창의적 창발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삼달오름을 선정하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아천건축상 심사는 이상림(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심사위원장과 유이화(아이티엠유이화건축연구소), 조정구(구가도시건축) 심사위원이 맡았다.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상 특별상(아천건축상, 김종성건축상, 무애25년건축상, 김정철건축문화상)과 KIA 골드메달도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한국적 설계이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화미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아천건축상은 포머티브건축사사무소 고영성(공동설계 이성범) 건축가가 설계 한 제주의 삼달오름이 선정되었다. 디자인에 적용한 테크놀로지가 창의적이고 건축적 완성도가 뛰어난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김종성건축상은 조호건축사사무소 이정훈 건축가가 설계한 나인브릿지 파고라가 선정되었다. 준공된 지 25년 이상 경과한 국내 건축물 또는 공간 환경으로서 현재까지 건축적ㆍ공공적 가치를 인정받는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무애25년건축상은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고 김정철 건축가가 설계한 서울대학교 본관이 선정되었다.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건축문화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고 김정철 건축가의 10주기를 맞아 처음 시행된 김정철건축문화상은 김광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건축가의 삶 동안 건축 작품의 현저한 업적을 이룩하여 일반대중과 동료 및 후배건축가들에게 존경받는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명예로운 건축상인 KIA Gold Medal은 지난 30년간 사유하고 실천하는 건축가, 이론가, 교육자로 한국건축계의 위상을 드높인 민현식 건축사사무소 기오헌 고문이 수상자로 추대되었다.
건축가 민현식은 1970년대 초반 한국 1~1.5세대 건축가들에게 수학하고 1990년대 초반부터 독자적 건축을 추구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특히 모더니즘의 보편성을 수용하면서도 이를 한국적 특수해로 용해하는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건축화 하는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은 소규모주택, 공동주택, 종교건축, 학교, 교육연구시설, 박물관 등 다양한 유형의 민간건축과 공공건축을 포괄하면서도 일관된 건축철학과 가치를 견지해왔다. 또한, 필지 단위의 개별건축물을 넘어서는 마스터플랜, 도시기본계획, 도시재생 프로젝트 분야에서 타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건축의 공공성을 높이는 실천적 작업을 선도해왔다. 건축가 민현식은 1990년대 후반 한국건축계에 등장한 건축 사회 운동과 건축 자율성을 향한 내적 혁신 운동 사이에서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설계교육으로 확장하고 개혁을 주도해왔다. 지난 30여 년간 사유하고 실천하는 건축가, 이론가, 교육자로서 한국건축계의 위상을 높였고, 선배, 동료, 후배 건축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삶을 살아온 건축가 민현식을 2020년 KIA Gold Medal 수상자로 선정하고자 한다. 심사위원은 최문규(연세대학교)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김승회(서울대학교) 심사위원이 맡았다.
한국건축가협회는 건축가 및 관련 전문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발전에 공헌하기 위하여 1979년부터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을 시행해왔다. 올해의 한국건축가협회상 시상식 및 전시회는 당초 경상남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심각한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시와 시상식이 마련됐다. ANN
자료_ 한국건축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