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32개의 타워형 마스터플랜
Masterplan Eunma Housing Development, Seoul_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공동체의 요구를 부합한 에코 디자인, ‘살고, 놀고 일하’는 개념의 6개 테마 정원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도시계획 상 주거지역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서울시의 ‘2030 서울플랜’을 통해 재개발 진척의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국제공모전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국제제한초청설계경기를 마련했고, 지난해 9월 조합원들로 구성된 주민총회의 투표를 통해 한국의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네덜란드 유엔스튜디오의 컨소시엄의 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총 사업비 1조5천억 원 대의 사업(설계비 157억원) 규모로 추진된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14층 28개동, 4,424가구가 49층 40개동, 5,778가구로 재건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추진되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으로 제한된 35층 스카이라인을 50층으로 높일 목적으로 현상공모를 추진하였다. 건축적 상상력이 가미된 랜드마크 건축물일 경우 층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희림건축과 유엔스튜디오의 설계안은 단지 중앙에 6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50층 규모의 주동을 비롯해 남북을 관통하는 50m 광폭 통경축, 1km에 이르는 가로대면형 상가 등으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입주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단지계획으로 평가되었다.
유엔스튜디오와 희림건축이 디자인한 32개의 타워형 마스터플랜은 아주 독창적이며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주거단지이다. 약 1,000,000㎡ 이상에 달하는 면적 변화를 불러올 이번 재개발 계획에 의하면 현재 4,424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이 지역에 향후 약 1,500 세대가 추가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 35층의 거주 타워는 50층 규모의 예술적으로 디자인된 타워로 계획되었으며, 모든 주차는 지하에서 이루어짐으로써 환경 친화적인 단지 풍경을 제공하게 된다. 건축가 벤 반 베르켈은 “주민이 주도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고 주민 공동체가 원하는 발전 방향을 인지하고 공동체의 요구를 만족시키고자 에코 디자인 아파트로 설계하였다”고 밝힌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한국의 게임 산업과 모험의 세계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이 일대에 흐르는 역사적 에너지를 용으로 형상화하며 도출한 것이다. 타워의 색감과 형태는 자연으로부터 추출된 것으로, 단지 내 배움과 놀이를 위한 장소의 경계를 구분 짓기 위해 곳곳에 적용되었다. 단지 내에서 제공되는 여러 가지 독창적인 경험과 모험은 장소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의도에서 도입되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아이들은 교육과 놀이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으며, 도심에서 사적 공간으로 바뀌는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맞춤형 친환경 정원으로 연결되는데, 정원은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놀이와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는 넉넉한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서 이어지는 숲의 정원에서는 스포츠와 건강이 주요한 교육 수단이 제공된다. 이러한 단지 내의 흐름은 단지 한가운데에 위치한 안개 호수와 용 타워에서 마무리된다. 이처럼 상상력과 미래가 심리적인 웰빙을 고무시키는 장소에서 단지 내 여행이 귀결되는 셈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강남구의 주요 주거단지이며, 학원이 밀집되어 ‘사교육의 메카’라고 불린다. 서울시 내에서도 소위 ‘SKY’ 대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살고, 일하고, 놀다”는 건축 철학은 단지 내 계획된 6개 테마 정원을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6개의 테마 정원은 주변 단지와의 블록 경계를 설정하는 동시에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호기심 숲, 열정적인 정원, 매력적인 도시, 사색의 구름, 재미있는 공원, 장수의 들판으로 구성된다. 다층 구조로 디자인된 지상층은 이러한 통합적 개발의 기반을 여실히 제공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일조량을 늘리고 주위 아파트로부터의 직접적인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도시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 모델은 대지 경계의 특성에 따라 4개의 원형 테마존과 사분면 형태의 6개 풍경으로 구획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시각적 명소를 제공하는 24개의 맞춤형 이웃이 탄생하였다. 대지 경계의 두 면과 접하고 있는 도로는 인근의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두 개의 지하도와 인접해 있다. 주변 도로로부터 부지 중심에 이르기까지 디자인된 이 장소는 주변의 이웃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소매상과 음식점, 음료판매상 및 레저시설이 들어섬으로써 주변 도심을 잇는 매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도심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교육센터와 도서관이 가족 및 커뮤니티 단지 주위에 위치해 있고, 스포츠와 여가 시설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 거주시설인 전문적인 타워 주위에 밀집해 있다. 6개의 상징적인 타워는 대지의 중심에 위치하며 호화로운 도시의 생활과 예술, 문화, 건강을 아우르는 삶의 방식을 제공한다. 이 일대의 교육적 장점 이외에도 전 세대에 남향 및 맞통풍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거주자들이 자연 채광과 통풍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부지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차량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설계되었고, 그로인해 아파트 단지는 입구에서부터 널찍한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엘리베이터는 한 층에 두 세대가 함께 사용하게 된다. 이웃과의 유대를 증진시키기 위해 모든 아파트엔 하늘 정원과 클럽 등의 반공공적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 내의 초고층 건물의 난립을 막고 위계별 최고층수를 차등 관리하고자 마련된 ‘2030 서울플랜’과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서울시는 도심 스카이라인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한하고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유동인구가 적고 산지가 많은 지역은 건축물의 층수제한을 낮추지만 도심과 부도심이나 여의도·용산·잠실 등 교통업무 중심지는 50층 이상의 건축물 신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거주지역은 15~35층 정도로 고도를 제한함으로써 스카이라인의 평균치를 맞추라는 입장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3종주거지역으로 35층 이상의 건물을 높일 수 없지만 은마아파트 재개발 조합측은 건물의 높이를 탄력적으로 조절해 49층 이하 건물과 10층 건물을 함께 조합함으로써 평균높이를 35층으로 맞춘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는 특정 아파트의 용적률을 올려준다면 초고층 개발이 난립하고 주변 풍경과 부조화와 도시 경관의 사유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도시 차원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기준을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강경하게 밝히는 가운데 그 은마아파트 재개발 사업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영란·최정민·정문경 기자
Architects_ UNStudio, Heerim Architects & Planners
UNStudio_ Ben van Berkel, Gerard Loozekoot
Heerim Architects & Planners_ Young Kyoon Jeong, Kyu Young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