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 <빨강 구두>가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운 음악과 결합한 속도감 있는 전개의 드라마
국립오페라단의 새 오페라 <레드 슈즈>가 9월 5일 15:00 네이버 생중계를 통해 관객을 찾아간다. 당초 9월 4일~5일 이틀간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관객이 있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번 작품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무관중 영상 공연으로 진행하며 9월 4일 19:30 공연은 녹화를 진행하여 10월 중 방송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은 2019년 최우정 작곡 오페라 <1945>의 성공적인 초연에 이어 ‘멈출 수 없는 인간의 뜨거운 욕망’을 다룬 두 편의 오페라 <빨간 바지>(나실인 작곡, 8.28~29,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레드 슈즈>를 연이어 선보인다. 2020년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뜨거운 화두 ‘부동산 열풍’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빨간 바지>와 모두에게 친근한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를 소재로 모두가 가슴속에 하나쯤은 품고 있는 욕망을 다룬 <레드 슈즈> 두 작품은 역사 속의 사건이나 영웅적인 인물을 주로 다루었던 그간의 한국 창작 오페라와는 달리 시공을 초월해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의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 박형식 단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두 작품이 지속 가능한 한국 오페라의 새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 한국 오페라가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고 나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고 발전을 거듭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오페라 <레드 슈즈>은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를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한 오페라다. 개성 없는 사람으로 가득한 어느 마을에 화려한 옷차림을 한 마담 슈즈라는 인물이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린 시절 레드 슈즈를 신고 사람을 홀리고 다닌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났던 마담 슈즈는 중년의 여성으로 성장하여 원한을 품고 마을로 돌아와 순수한 목사의 딸 카렌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레드 슈즈를 통해 그녀의 욕망을 자극하고 유혹한다. 과거 마담 슈즈를 사랑했지만, 그녀를 배신하고 목사가 되어 딸에게 정숙한 여인으로 성장할 것을 강요하는 목사와 그의 딸 카렌, 그리고 마담 슈즈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결국 마담 슈즈는 목사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만다. 레드 슈즈를 신은 카렌은 재판에 회부되고 마을 사람은 멈추지 않고 춤을 추는 그녀의 다리를 잘라야 한다며 또다시 한 소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속도감 있는 전개의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신선한 음악이 저마다 품고 있는 관객의 욕망을 깊이 파고들 것이다.
이번 작품은 신예 작곡가 전예은이 원작을 재해석하여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했다.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는 30대 중반의 젊은 작곡가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개성과 욕망을 허용하지 않고 획일화된 틀 속에 가두려 하는 집단 사회의 내재한 억압에 경고장을 던진다. 오페라로 새롭게 태어난 비극적 잔혹동화 <레드 슈즈>의 연출은 최근 <마술피리>, <투란도트> 등으로 각광받고 있는 젊은 오페라 연출가 표현진이 맡고 지휘는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을 역임한 김주현이 맡는다. ‘레드 슈즈’를 신고 끝없이 춤을 추는 카렌 역은 소프라노 이윤경이 맡는다. 마담 슈즈 역의 메조 소프라노 백재은, 목사 역의 테너 윤병길, 청년 역의 바리톤 나건용, 어린 마담 슈즈 역의 소프라노 조한나, 어린 목사 역의 테너 김승직 등 대한민국 중견 성악가와 신예 성악가가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것이다. ANN
자료_국립오페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