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8월 1일, 2일 선보여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의 작품을 꼽아보는 시간
국립발레단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지난 3월부터 공연 취소와 잠정 연기를 반복하며, 온라인 스트리밍과 영상 콘텐츠 제작을 통한 언택트 공연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왔다. 이에 국립발레단은 오는 8월 1, 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로 2020년 첫 기획 공연을 연다.
지난 5년간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에서 발표한 국립발레단 단원의 안무작 중 7개 작품을 선별해, 2020년의 첫 무대를 풍성하게 꾸민다. 에서부터 참여해 온 19명의 안무가 중 송정빈, 박슬기, 김나연, 신승원, 박나리, 이영철, 강효형을 이번 무대를 빛낼 안무가로 선정했고, 그동안 발표한 작품 중 대표 작품을 꼽아 다시 한 번 무대에 선보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10회의 공연을 올리며 19명의 단원이 참여해 35개의 작품을 발표했고, 5년이라는 길고도 짧았던 시간은 국립발레단에 여러 큰 성과를 낳았다.
여러 해를 거치며 성장한 단원의 안무 실력을 증명하는 듯 이번 무대에서 공연하는 총 7개의 작품 중 2019년 발표한 4개의 작품이 최종 라인업에 올라, 송정빈 안무의 , 신승원 안무의 , 김나연 안무의 <아몬드>, 이영철 안무의 <계절 ; 봄>이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안무_송정빈 Amadeus Concerto(2019) photo by BAKi>
세미클래식 작품 안무가로 정평이 나 있는 안무가 송정빈의 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 라단조' 중 1악장 알레그로의 경쾌하고 아름다운 선율 위에 물 흐르듯 변형하는 다섯 커플의 안무 구성이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구상한 송정빈은 “음악 속에 녹아든 무용수의 춤이 음악과의 화합을 표현하는 작품이다”고 소개하며 “음악의 선율에 먼저 귀 기울이다 보면 그 음악에 스며들어 있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고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한다.
<ⓒ국립발레단 안무_신승원 Go your own way(2019) photo by BAKi>
두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프랑스 작가 폴 발레리가 남긴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구절에서부터 영감을 받아 안무를 시작한 신승원의 이다. 자연스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듯 두 명의 무용수는 서로의 움직임과 호흡을 이어가며 어딘가를 향해 몸부림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나?”라는 물음을 던지는 작품으로 무용수가 온몸으로 내뿜는 에너지와 팔 동작, 무용수의 시선 등 하나하나의 동작에 의미를 담은 신승원의 의도를 쫓아 본다면 작품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국립발레단 안무_김나연 아몬드(2019) photo by BAKi>
지인에게 선물 받은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에서 모티브를 얻게 된 안무가 김나연은 지난해 에서 <아몬드>라는 동명의 첫 안무작을 발표했다. 차분한 피아노 멜로디와 함께 어두운 무대 위에 오롯이 불을 밝히고 있는 전구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작품은 시작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생각하며 구성한 섬세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입니다. 특별한 무대 장치나 화려한 조명 없이 무용수의 에너지만으로 꽉 채운 안무에 집중해 주시면 작품에 더욱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안무가 김나연은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국립발레단 안무_이영철 계절 _ 봄(2019) photo by BAKi>
2019년 발표작 중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이영철의 <계절 ; 봄>이다. 길가에 떨어지는 봄날의 꽃잎을 보며 아름다우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받았던 이영철의 심리를 무대 위에 그대로 표현했다. 차분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를 가진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주보라가 이 작품에 함께하며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연주와 함께 가창으로 관객을 집중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초연 무대에서는 아련한 여운을 남기는 움직임에 집중했다면, 이번 재연에서는 한 생명을 잉태하는 봄의 느낌을 무용수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내년 봄이 되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되는 이영철의 가슴 벅찬 심리가 작품에 녹아들어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감동을 전하게 될지 사뭇 기대된다.
<ⓒ국립발레단 안무_박슬기 Quartet of the Soul(2016) photo by BAKi>
국립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박슬기가 첫 선을 보였던 안무작 은 정열로 빚은 음악, ‘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음악을 4명의 무용수가 악기가 되어 연주하듯 탱고 음악 특유의 고독과 관능을 표현한다. 특정한 스토리나 메시지를 쫓아가기보다는 탱고 음악이 흘러가는 경쾌한 리듬에 따라 작품 그대로를 즐기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국립발레단 안무_박나리 오감도(2015) photo by BAKi>
박나리의 <오감도>와 강효형의 <요동치다>는 두 작품 모두 한국적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발레를 기본으로 팔의 움직임이나 호흡을 다루는 춤사위와 퓨전 국악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듯 보이지만, 두 작품은 모두 서로의 색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한’과 ‘두려움’을 온몸으로 표현한 박나리 안무의 <오감도>는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한 작품이다. 숨 가쁘게 움직이는 무용수들은 무언가를 갈망하기도 하고, 높은 곳을 향하거나, 벽에 부딪히며 좌절을 표현하기도 하며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몸부림을 보여준다. 또한, 작품의 시작점에서 이상의 시를 읊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은 작품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 주면서도 작품을 공감하기에 충분한 요소이다.
<ⓒ국립발레단 안무_강효형 요동치다(2015) photo by BAKi>
이어서 소개할 작품은 강효형의 <요동치다>이다. 클래식 음악과는 다른, 전통 음악의 장단에서 느낄 수 있는 밀고 당기는 고유의 리듬을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강효형은 타악그룹 푸리의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발레 작품과 차별성을 두었다. 우리의 마음속에 요동치는 여러 감정들을 변칙적인 타악의 리듬과 7명의 여자 무용수의 강렬한 춤사위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 5년간의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으로 공연에 임하는 국립발레단 단원은 이번 무대에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위한 구상과 실험적 정신으로 도전할 것이며, 국립발레단은 이를 지원하고 또 함께 고민해 갈 것이다. 비록 이 작은 무대는 단원의 발돋움을 위해 시작했지만 점차 대한민국의 무용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안무가로 성장하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축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ANN
자료_국립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