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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예술가의 시선으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

등록일 2020년07월13일 10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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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 판화 특별전 <에코토피아> 개최

코로나 이후 변화된 일상의 원인을 인간과 환경의 관계로 조명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이 변했다. 변종 바이러스 앞에 인간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인식하게 되었으며, 일부에서는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고도 말한다. 우리가 겪는 이 변화들이 잠깐 스치는 사건이 아닌 이제는 하나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고,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단절된 일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늘, 역설적이게도 급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와 그로 인해 당면한 과제에서 또다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야기한 문제를 인간과 접촉이 빈번해진 야생동물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고 있다. 과거에 없던 변종의 등장은 그동안 외면과 무관심으로 일관한 우리의 삶에 침잠된 자연에 대한 지배의식과 인간 중심 생태 환경이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에코토피아>는 제목이 의미하듯이, 판화 매체를 중심으로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우선적 가치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살펴본다. 또한 도시에 간접적으로 이뤄지는 다층적 환경 요인, 특히 기후변화와 같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자연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윤리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함의와 실천의 가능성을 예술가의 방식을 빌어 제안하고자 한다.

 

판화는 판(환경)이 존재하고 그 위에 다양한 방식으로 새기고, 부식시키고, 붙이고, 칠해 간접적으로 복수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형식적 특성이 있다. 최근 이러한 장르적 특성에 규정되기보다 하나의 매체로서 다양한 실험 양상을 통해 경계의 해체와 외연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판화가 지닌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과 들뢰즈, 가타리가 구별한 공간(환경)의 개념을 접목해 ‘홈 패인 공간’과 ‘매끈한 공간’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환경을 다룬다.

 

에코토피아가 제시하는 ‘환경’은 시대의 징후이자 포착이다. 이를 통해 인간 우위의 삶의 방식에 대한 변화. 윤리적 공존을 위한 연대를 위해 진정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양한 논의와 관심이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동기, 붉은 산, 2019/2020, Installation, Silkscreen on paper, Collage, 가변크기>

 

제1전시실 ‘홈 패인 공간’에서는 김건주, 김동기, 김미로, 김준식, 임정은 작가의 작품 22점을 통해 기존의 가치관으로 통제된 사회에서 인간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에 의문을 던진다.

 

김동기 작가는 2년의 제주 생활과 다시 돌아온 서울의 삶에서 느낀 환경의 변화를 붉은색과 검은색, 하얀색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표현한다.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벽돌집과 유사한 반복적인 형태로 구축된 도시의 생성에서 드러난 복수성을 해체와 결합의 반복과 재구성 행위를 통해 표현한다. 생태를 뜻하는 'Ecology'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y'란 말은 ‘집’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이코스(oikos)'에서 파생했다. 김동기 작가의 ‘붉은 산’은 이 사실이 지닌 아이러니처럼 급변하는 사회 속 어느덧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빌딩 숲에 둘러싸여 진짜 우리의 집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이은희, 치유하는 나무, 2010-2020, Installation, Linocut on paper, 가변크기>

 

제2전시실 ‘매끈한 공간’에서는 신수진, 이서미, 이언정, 이은희, 조세민 5명의 작가가 자연을 갈망하는 인간 본성의 회복과 새로운 생태적 질서와 대안을 모색하는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이은희 작가는 조각된 판을 자르고 종이에 찍은 후 다시 오려 조합한 이미지들이 지닌 강렬한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작가는 연극적 상황의 연출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무의식이 만들어낸 일종의 신화적 상상력을 작동하고 새로운 의미의 생성과 소통의 확장을 시도한다. 거대한 숲을 배경으로 여행을 떠나는 특정할 수 없는 형태의 동물과 인간이 결합한 유기체들과 그 속에 존재하는 미지의 대상과 함께 우리를 우연한 행렬에 참여시킴으로써 우리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치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끈다.

 

미술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변화된 일상의 원인을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통해 조명한 이번 전시가 동시대 미술을 통해 환경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관심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나누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ANN

 

자료_천안예술의전당미술관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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