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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존재 사이를 오색으로 물들이다

마음이 분해되어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를 빛으로 표현

등록일 2020년07월06일 10시3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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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개인전 <오색 사이>, 갤러리 시몬에서 8월 8일까지 개최

시각적 인지의 한계와 ‘사이 공간’(間)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탐구해 온 작가 김신일 개인전

 


<In Between Five Colors - Space, 2020, Stainless steal, polycarbonate, epoxy, PVC, ABS, 502× 200×93.5cm>

 

갤러리 시몬은 시각적 인지의 한계와 ‘사이 공간’(間)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조형적으로 탐구해온 작가 김신일의 개인전 를 2020년 8월 8일까지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 10여 년간 현상을 대상화하고 범주화하는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드러내고자 했다. 나아가 이번 전시에서는 존재 간의 사이와 간격, 틈 등 빈 공간에 주목하여 동질이형(同質異形)의 새로운 에너지와 가능성을 표현했다.

 

김신일 작가는 일상적인 시각 작용에서 고정관념에 얽혀 배제되었던 사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사이 공간을 통해 보여준다. 는 “다섯 가지 색은 눈을 멀게 한다”라는 도덕경의 한 구절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색’은 지나치게 일반화되고 굳어진 생각, 또는 편의에 따라 현상의 범주를 규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작가는 오색의 사이와 경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색을 드러내고 이를 직시하고자 했다. 작가는 폐품을 길게 늘여 손으로 하나하나 3mm 간격으로 붙이는 작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폐품의 다양한 빛깔과 에너지를 드러낸다.

 

 


<Installation view of In Between Five Colors 오색사이, Gallery Simon, 2020>

 

작가는 사물뿐만 아니라, 생각과 마음, 시간 등 비물질적 존재의 간격도 포착하여 눈으로는 쉽게 볼 수 없는 변화를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으로 보여준다. 은 사이 공간을 통해 마음의 작용을 표현한 작품이다. 김신일 작가는 사물이 서로 부딪히면 사물 자체에 없던 소리가 발생하는 것처럼, 마음도 조건에 따라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처음 관객은 마음이 일어나기 전의 상태를 보지만, 작품에 가까이 다가와 간격을 좁히면 층층이 쌓인 색들의 틈 사이로 한글 텍스트 ‘마음’의 부분적 형상을 마주하게 된다. ‘너무 단단해서 분해되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분해되면 그곳에서 어떤 강한 에너지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작가는 그 강력한 에너지를 빛으로 표현했다. 또한, 2층 전시장을 가득 채운 LED 블록 는 고정되지 않고 수시로 변하는 마음의 상태를 보여준다. LED 블록은 텍스트 ‘마음’을 분해한 형태로 세워졌는데, 관객이 그 사이 공간에서 움직이면 지나가는 자취를 따라 빛이 점멸한다. 관객은 마음이 요동치는 상태에 깊이 개입하지만, 작품 자체와의 거리(사이 공간)가 사라짐으로써 마음의 본연의 형태, 마음 전체의 형태는 파악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작가는 12점의 <마음> 시리즈를 통해 관습적 지식 체계와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를 대비시킨다. 한글 텍스트 ‘마음’이 12조각으로 나뉘어 백과사전 위에 올라간 이 작품은 관객이 문자의 의미 대신 형태 자체의 미감을 관조하도록 한다. 동시에, 이 문자 조각들을 고정적 개념들의 모음집이자 지식의 상징인 백과사전에 붙이고 압인과 도장으로 굳힘으로써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와 굳어진 개념의 범주화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김신일 작가에게 ‘사이’란 양단을 품지만, 어느 곳에도 종속되지 않는 개념으로서 ‘자유로움’에 상응한다. 는 사이 공간과 마음 작용에 대한 김신일 작가의 사유가 녹아있는 대형 조각 작품, 평면,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김신일 작가(1971)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후 스쿨오브비주얼아트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학위를 수여했으며,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선정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입지를 다졌다. 김종영미술관, 히로시마현대미술관, 퀸즈뮤지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가졌고 세비야비엔날레, 싱가포르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다수의 비엔날레 참가했다. 뉴욕의 New Museum, Queens Museum,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Leeum 등의 주요 기관에 작품들이 소장되는 등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ANN

 

자료_갤러리 시몬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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