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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 수묵과 채색, 원경과 근경 사이 그 어딘가를 그리는 화가

5월 15일부터 7월 12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선봬

등록일 2020년05월19일 10시1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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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희 초대전,

동양화라는 한정된 매체에서 초월하는 풍경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김보희, Being Together, 2019, Color on canvas, 130x162cm>

 

금호미술관은 동양화 매체를 기반으로 구상 풍경 회화의 지평을 넓혀 온 김보희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보희 작가는 사실적으로 치밀하게 묘사한 대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추상적 배경을 한 화면에 조화롭게 구성하여 자신만의 조형적, 개념적 탐색을 이어왔다. 2020년 5월 15일부터 7월 12일까지 선보이는 김보희 초대전 는 2019년, 2020년에 제작된 다수의 신작과 대형 회화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김보희 작가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2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1981년 제30회 국전 특선과 1982년, 1983년 제1회, 제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1992년에는 제2회 월전미술상을 수상했다.

 

 

<김보희, The Terrace, 2019, Color on canvas, 324×520cm (8 pieces, 162×130cm each)>

 

국내 화단을 둘러싼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이라는 이분법적 대립 구조 속에서 동양화가로서 작업을 시작한 김보희 작가는 동양화가 추구하는 자연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공감하였지만, 필요에 따라 서양화의 재료를 적절히 활용하였다. 수묵과 채색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재료의 사용과 원경에서 근경으로 다채롭게 구사되는 화면의 구성은 어느 한쪽 문법에 귀속되지 않는 그만의 독특한 풍경을 완성했다. 1980년대 인물과 정물, 그리고 풍경 등 비교적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었던 김보희 작가는 1990년경부터는 자연을 소재로 좀 더 견고하게 작업을 구축해 갔다. 작가에게 자연은 문명 이전 생의 원리를 함축하고 있는 대상이자, 인간에게 사색과 관조를 유도하는 하나의 세계이다. 김보희 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매우 익숙한 풍경으로 어쩌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의 면면들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화면으로 옮긴다. 그리고 그 풍경 위로 자신의 내면 혹은 세상을 향한 태도를 겹겹이 쌓아 올린다. 화면에 엷게 여러 번 올려진 물감은 동양화 특유의 질감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 그대로의 형태와 색을 재현하려는 그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2000년 중반부터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제주도의 풍광은 작가 김보희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법칙을 가까이 목도하면서 일상에 머물렀던 자연은 어느새 그의 삶이 되었다. 전시 는 작가가 오랜 시간 주제로 그려온 제주의 풍경을 다채로운 색감과 형태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과감한 색면과 세필의 중첩으로 현대 채색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다 풍경 시리즈, 원형의 자연으로서 동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세계를 구현한 〈Towards〉 시리즈, 2017년 전후로 자연이 지닌 시간의 순환성과 불변의 진리로서 인간에게 주어진 생의 주기를 식물의 씨앗과 숫자로 비유한 작품 등 각각의 화면에 담아낸 대상은 다르지만 묵묵히 견지해온 작가의 시각과 태도를 살펴볼 수 있다. 김보희의 작품 속 나무는 그 나무 하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부터 줄기, 그리고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나무가 온전히 감내해 온 시간을 함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에게 자연은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우주의 진리를 품고 있는 하나의 매개체인 것이다.

 

 

<(왼쪽)김보희, The Seeds, 2019, Color on canvas, 162×130cm,

(오른쪽)김보희, Self Portrait, 2019, Color on canvas, 162×130cm>

 

이처럼 생명의 기원으로서 원형의 자연과 그러한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본질에 다가가게 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2020년 새로 제작한 33점이 포함된 미공개작 36점과 드로잉 2점, 그리고 대표작 17점이 함께 구성된다. 금호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김보희 초대전 는 50년 가까이 작업을 지속해온 김보희 작가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이며, 동양화라는 한정된 매체에서 초월하는 풍경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ANN

 

자료_금호미술관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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