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컬처와 현대미술을 버무려내는 이해강(Haekang Lee)의

장면을 애니메이션의 ‘모핑(morphing)’ 기술을 이용해 믹스, 재탄생한 슈퍼빌런은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종횡무진

<이해강, AE10, Spray paint and oil on canvas, 162.2×130.3cm, 2020>

스트리트 컬처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이해강 작가의 전이 서울 강남의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6월 19일까지 열린다. 이해강 작가는 빌런(villain, 악당)을 주인공으로 스프레이 페인트와 유화물감이라는 질감이 완전히 다른 재료를 섞어서 인디 컬처와 현대미술을 버무려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해강 작가가 지난해 평창동 갤러리2에서 열린 전에서는 연도의 경계선에 있는 ‘빠른 연생 출생자’에게 영감을 받아 십이간지 속 동물 띠를 섞어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낸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은 애니메이션 속 악당들에게 주목한 신작이다. 빌런은 히어로 못지않은 능력과 카리스마를 지녔음에도 언제나 권선징악의 원칙에 따라 결국에는 파멸하거나 힘을 다 뺏기는 응징을 당한다는 것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숙명적으로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부여받으며 비인격적으로 소모되어 왔다는 점에 작가는 주목한 것이다.

빌런들의 반격을 도모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각각 다른 애니메이션의 두 빌런을 합쳐 ‘슈퍼빌런’이라는 하이브리드 악당을 만들어냈다. 악당들이 시그너처 공격 기술을 구사하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의 ‘모핑(morphing)’ 기술을 이용해 믹스했는데, 재탄생한 슈퍼빌런은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종횡무진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 자신의 모습도 투사한 듯 보여준다.

전시를 기해 이혜강 작가는 “경계와 경계 사이에 있는 애매한 존재가 아닌, ‘경계자’라는 하나의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유쾌한 반격으로 읽히길 기대한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이해강, AE11, Spray paint and oil on canvas, 162.2×130.3cm, 2020>

<이해강, AE12, Spray paint and oil on canvas, 162.2×130.3cm, 2020>

전에는 20여 점의 페인팅 작품뿐 아니라 슈퍼빌런의 탄생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전시장의 벽화 작업도 선보인다.

<이해강, AE3, spray paint and oil on canvas, 162.2x130.3cm, 2020>

<이해강, AE15, 162.2×130.3cm, Spray paint and oil on canvas, 2020>

이해강 작가는 ‘Hail’이라는 예명으로 스트리트 컬처 분야에서 활동하며 인디 밴드 ‘단편선과 선인들’의 ‘거인’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래퍼 지투, 실리카겔, 세이수미 등의 음악가와 협업했고 2019년 바다미술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 학부를 졸업하고, 갤러리2(2019년, 서울)와 어쩌다갤러리2(2018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오픈스페이스배(2019년, 부산)와 석파정서울미술관(2019년, 서울), 구슬모아당구장(2019년, 서울), Taipei Expo Park-Expo Dome(2018년, 대만 타이베이), WAP Art Space(2018년, 서울), Purmoe Art Space(2015년, 태국 파타야), Everyday Mooonday(2015년, 서울 Animation+New Media Arts Festival(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ANN

이해강 작가

자료_ 노블레스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