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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시인, 제21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작품 활동을 한 시인에게 수여되는 상

등록일 2020년04월27일 14시2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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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현대시 작품상에 김소연 시인 선정

독자들을 일상이면서도 일상이 아닌, 익숙하면서도 익숙지 않은 어떤 곳으로 이끄는 시 세계 갖춰

 

 


 

월간 현대시가 제정하여 운영하는 <현대시 작품상> 수상자로 김소연 시인(54)이 선정되었다. 본상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작품 활동을 한 시인에게 수여된다. 김소연 시인은 1993년 『현대 시사상』으로 등단했다. 발간 시집으로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 『i에게』를, 산문집으로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한 글자 사전』,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등을 상재하며 다방면으로 문학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김소연 시인의 시는 일상적 현실 속에 숨은 내밀한 감정들을 미묘한 파동으로 표현해낸다. 이렇게 발생한 언어의 날카로운 균열과 공백은 독자들을 일상이면서도 일상이 아닌, 익숙하면서도 익숙지 않은 어떤 곳으로 이끈다.

 

바로 오늘이야 / 라고 읊조리며 가느다란 눈매로 먼 데를 한참 보았을 / 사무라이의 표정을 떠올려 본다

수평선이 눈앞에 있고 / 여기까지 왔고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 햇살에도 파도가 있다 / 소리는 없지만 철썩대고 있다 / 삭아갈 것들이 조용하게 삭아가고 있었다 / 이제 막 사람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었다 / 준비해 간 말들은 입술로부터 발생되지 않았다 / 식은땀이 되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 머리통을 덮고 있던 머리카락의 가장자리가 젖어갔을 때 / 눈앞에 있는 / 냅킨을 접었다 / 접고 다시 접었다 / 모서리에 모서리를 대고 또 접었다 / 내가 어쩌다 여기 서 있는 걸까 / 오늘은 무슨 요일일까 /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나지 않는다 / 기도하는 소리가 저 멀리서 / 스프링쿨러의 물방울처럼 번지고 있다 / 빛이 퍼지는 각도로 비둘기가 날고 있다 / 검은 연인이 그늘 속에서 어깨를 기대고 낮잠을 잔다 / 여긴 어디에요? 공손하게 질문을 던진다 / 바디랭귀지를 하니 / 춤을 추는 기분이 든다 / 다 왔구나 싶어진다 여기가 어디든 간에

 

- 김소연 시인의 수상작 <가장자리> 전문

 

심사위원인 오형엽 문학평론가는 “김소연 시인의 시는 일상적 현실의 표정 속에 숨은 내밀한 속마음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표현한다. 생의 이면을 미묘한 파동과 파문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순간 언어의 틈새에서 날카로운 균열과 공백이 발생하고, 독자들을 현실도 아니고 비현실도 아닌 어딘지 모를 미현실의 세계로 이끈다”라고 심사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김언 시인은 “파도가 격랑으로 바뀌고 격랑이 다시 잔잔한 파도로 돌아오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요동치는 그 내면이, 그 마음이 어쩌면 김소연 시의 가장 든든한 텃밭이자 평생의 일터라는 생각에서, 크고 작은 파도에 매일같이 시달리는 또 한 사람의 독자로서 기꺼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ANN

 

자료_월간현대시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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