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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 4명의 개인전, <2020 금호 영 아티스트>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젊은 시선에 주목하고자 금호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 진행

등록일 2020년04월13일 10시2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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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호 영 아티스트>, 실험정신과 잠재력이 돋보이는 작품세계 엿볼 수 있어

김세은, 노기훈, 박아람, 조민아 4명 작가의 개인전으로 구성

 

 


<조민아, ‘혼합된 세계’, 2020, 장지에 채색, 각 112x112cm (4점)>

 

금호미술관은 2020년 4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신진작가 지원전 <2020 금호 영 아티스트> 전을 개최한다. 금호미술관은 금호 영 아티스트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만 35세 이하 젊은 작가들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2020 금호 영 아티스트> 전시는 2019년 제17회 공모에서 선정된 김세은, 노기훈, 박아람, 조민아 4명 작가의 개인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전시는 도시의 주변적 풍경을 관찰하며 경험한 감각과 운동성을 재현하는 김세은 작가의 회화 작업, 근현대사가 낳은 도시와 사회의 공간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추적해나가는 노기훈 작가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 디지털 상의 평면과 물리적인 사물의 환경을 넘나드는 심상과 이미지 운동을 다양한 매체로 탐구하는 박아람 작가의 회화 작업, 부조리가 공존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순응하고 반동하는 개인의 삶을 파편적인 서사와 상징들로 그려내는 조민아 작가의 동양화 작업을 선보인다.

 

 

<2020 금호영아티스트 노기훈 전시전경>

 

금호미술관은 1989년 갤러리로 개관한 이래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인을 후원하고 일반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금호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과 금호 창작스튜디오 운영을 통해 인재 발굴과 육성을 지속해 온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왔다. 금호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2000년대 중반 미술계에서 펼쳐진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시작되었으며,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젊은 시선에 주목하고자 한 당시 미술계 흐름의 한 축을 형성하였다.

 

금호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총 17회 공모를 통해 73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신진작가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였다. 실험정신과 잠재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시선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조민아, <빼기, 나누기 그리고 다시 더하기>

 

<조민아, 빼기, 나누기, 다시 더하기, 2020, 장지에 채색, 각 193x130cm (5점)>

 

조민아 작가는 모순과 부조리가 공존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순응하고 반동하는 개인들의 삶과 그 양태를 우화적인 화면으로 그려내는 회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동양화를 주 매체로 하는 작가의 작품은 무수히 교차하고 흩어지는 파편적 알레고리와 상징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대체로 반복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무표정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자연과 동식물, 사물 이미지 등의 모티프와 어우러지는 복잡다단한 장면들이다. 콜라주 하듯 모티프들을 한 화면에 조합하여 보여주면서 기저에 무력감의 정서를 담아낸다.

 

전시 제목 <빼기, 나누기 그리고 다시 더하기>는 배제와 분열을 계속하면서도 어느 순간 다시 만나고 연대하며 자정과 통합으로 나아가는 시대상에 대한 작가의 관조를 담아낸다. 서로의 안온함을 찾아가는 ‘느슨한 연대’와 ‘미약한 시도’에 주목하면서,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하나의 순환하는 구체로서 바라보고자 한다. 위태위태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물들과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듯한 행위를 이어가는 인물들은 빈틈없이 짜인 화면 속에서 동시대의 물질문명을 함께 구성하고, 오늘을 지나 내일로 향해 간다. 이러한 작가의 시선은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므로 우리가 견지해야만 하는 희망의 단초에 가깝다.

 

 

박아람, <타임즈(TIMES)>

 

<2020 금호영아티스트 박아람 전시전경>

 

박아람 작가는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을 사용하여 동시대의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환경 속에서 유효한 이미지와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타임즈>는 그동안 작가가 여러 매체를 통해 탐구해 온 회화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회화의 형태로 종합함으로써, 다양한 레이어가 중첩된 오늘날의 시공간을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조형 언어를 완성하고 이후의 연구로 이행해 가고자 하는 전시이다. 박아람 작가는 디지털 상의 감각이나 질감, 특정한 현상을 재현하기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구성하고 있는 형식 언어와 체계를 전통적 예술 형식인 회화 속으로 들여오는 방법을 탐색한다.

 

기계적 연산을 거친 정보들을 캔버스 위의 물리적 결정체로 옮겨낸 작품은 분명하고 도식적인 체계처럼 보이지만, 실상 일정한 입력과 출력을 처리하는 명백한 규칙으로 환원되지는 않는다. 작가가 제시하는 회화는 자유로운 이미지의 운동을 제안하고 유도하는 장치에 가깝다. 여덟 개의 캔버스로 거대한 면을 만들어낸 작업 〈타임즈〉는 행렬의 색인 원리를 바탕으로 무작위의 시각 운동을 발생시킨다. 작품은 거꾸로 돌아가는 가상의 시계처럼 작동하면서 단단한 전시 공간의 벽면, 나아가 견고한 시간과 공간을 심상의 차원 위에서 유연하게 늘리거나 접고, 펼치면서, 재구성한다. 하나의 색면은 각각의 행과 열, 그것이 지시하는 다른 좌표를 가리키면서 가상의 시선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작가는 이렇듯 가상의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써 관람자에게 그 심상의 운동을 추적하고 따라가는 유희에 참여할 것을 권유한다.

 

 

김세은, <잠수교(Submersible)>

 

<김세은, 융기도, 2020, 캔버스에 수용성 유화, 200x150x3cm>

 

김세은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주변 도시 풍경의 감각과 운동성을 회화로 재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도시는 정지된 시각적 단면이 아닌 운동하는 힘을 가진 유기적 대상으로서 작가에게 특유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적 자극이 된다. 신도시에서 자라난 작가는 자연스럽게 계획된 시가지와 주거 지역, 도시의 토목 시설과 조경 공간 등을 관찰해 왔다. 계속해서 구축과 보완을 반복하며 모습을 바꾸는 도시는 작가에게 시각적 규칙과 운동하는 에너지를 가진 대상으로 다가온다. 산이 깎여나가고, 새로운 구조가 솟아나는 과정은 도시의 생명력과 순환을 생각하게 하고, 구획된 면적의 인공과 자연은 면과 선, 색의 조형 요소로 대두하는 것이다.

 

작가는 회화적 화면의 구축뿐만 아니라 관람 환경의 구성 또한 면밀하게 의도하며, 시각적 요소들의 배치와 긴장감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연출한다. 감상의 단계에서 관람자의 더욱 적극적인 감각 경험과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공간의 구성이 전시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재질의 구조체를 설치하여 금호미술관의 전시 공간이 가지고 있는 견고하고 따뜻한 느낌을 누르고 새로운 감각을 창출해내고자 했다. 안쪽 전시장에 설치된 철 구조물은 회화 작품을 전진적으로 배치하면서 도시 구조체의 조형성과 질감을 전시 공간으로 이끌어 온다. 바깥 전시장의 바닥면을 연출한 알루미늄 플레이트 또한 차가운 속성과 반사 효과를 이용해 기존의 전시장이 가지고 있던 속성들을 탈바꿈시키면서 관람자에게 도시 공간의 분위기를 환기하게 한다.

 

 

노기훈, <달과 빛(Moon and Light)>

 

<노기훈, Moon and Light #0238, 2018, 피그먼트 프린트, 74x111cm>

 

노기훈 작가는 광학 기기가 매개하는 예술의 형식을 통해 역사적인 현실의 풍경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특수한 지역과 지리적 경로를 설정하고, 이러한 경로를 축으로 다양한 대립과 분열이 공존하는 현재 사회상의 시원을 더듬어 찾아 나감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들을 발견한다. 동시에, 사진 매체가 크게 변모하고 대중화된 동시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유효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고민하며 일종의 미술 형식으로서의 사진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구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는 현대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도시 구미의 특수한 성격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근현대사의 태동과 100여 년 정도 지속된 근대화의 과정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서울에서 집회 시위의 현장을 장노출로 촬영한 〈미장센〉(2009-2013) 시리즈와 옛 경인선의 지하철 1호선 26개 역을 따라 걸어가며 발견한 풍경과 인물을 통해 철로 주변의 정서를 담은 〈1호선〉(2013-2016) 시리즈 등을 진행하면서, 작가는 철저한 관찰자로서 풍경과 개인의 거리를 유지하며 현재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균열들을 낳은 기원을 찾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요코하마 사쿠라기초역에서 도쿄의 신바시역을 향해 걸어가며 야간의 풍경을 촬영한 〈달과 빛〉(2017-2018) 시리즈를 발표한다. ANN

 

자료_금호미술관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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