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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자! <도넛 피어 DONUT FEAR>전

욕망을 좇는 현대인의 모습을 달팽이에 투영해

등록일 2020년04월10일 10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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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의 국내 첫 개인전, 다양한 도자 연작을 한자리에서

“두 낫 피어 DO NOT FEAR”, 두려워하지 말자, 즐겁게 보자!

 

 

<도넛 매드니스!! Donut Madness!!, 2012-20, 세라믹, 언더글레이즈, 유약,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Ceramic, underglaze, glaze, Swarovski crystals, 가변크기 Dimensions variable>

 

 

2020년 3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학고재 본관에서 김재용 개인전 <도넛 피어 DONUT FEAR>전을 연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가 국내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김재용은 화려한 색채의 도넛 도자 조각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다. 익숙한 형태와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특징으로 대중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작품에 접목하기도 한다. 현대 미술은 어렵다는 편견을 허물고 대중의 공감을 얻으려는 시도다.

 

이번 학고재 개인전은 김재용 작가가 구축해온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 김재용은 2015년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로 큰 사이즈의 조형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작품의 크기를 키워 개별 작품이 큰 존재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둘째로 청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한국 전통 요소를 작업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5년 동안 몰두해온 두 목표의 결과물인 신작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주아주 큰 노랑 별 도넛 012 XXL Donut 012, 2019, 섬유강화플라스틱, 우레탄 도색,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F.R.P, urethane, Swarovski crystals, 100x100x36(d)cm>

 

 

<12시야 저녁 먹어야지!! 12 o_clock, it is Dinner time!!, 2013, 글레이즈드 세라믹,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Glazed ceramic, Swarovski crystals, 41x25.5x41(d)cm>

 

 

학고재 본관에서 <아주아주 큰 도넛> 연작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대형 도넛은 조형물로서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청화 채색 기법을 접목한 <유니콘을 가두지 말아요>(2020), <호랑이와 까치>(2020)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청화 안료인 산화 코발트를 사용해 서양 신화 및 한국 민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그렸다. 본관 안쪽 방에 들어서면 작은 도넛들이 시야를 빼곡히 메운다. 실제 도넛 크기로 제작한 <도넛 매드니스!!>(2012-20) 연작은 욕망하는 대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달팽이 형상의 조각 연작도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욕망을 좇는 현대인의 모습을 달팽이에 투영했다.

 

 

<발이 묶인 청화 유니콘 Blue and White Unicorn in Captivity, 2019, 세라믹, 언더글레이즈, 산화 코발트, 유약,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45x33x3.8(d)cm>

 

 

김재용의 작품은 관객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화려한 색채와 반짝이는 크리스털을 활용한 만화적 표현이 두드러진다. 첫 개인전에 방문한 아이가 스케치북에 작품을 따라 그리는 것을 보고 행복감을 느낀 일이 계기가 됐다. 쉽고 친숙한 만화적 요소를 작업에 끌어들여 보는 이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김재용은 관객이 작품을 이해하기에 앞서 즐기기를 바란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전시명인 ‘도넛 피어 DONUT FEAR’는 ‘두려워하지 말라(Do Not Fear)’는 뜻이다. ‘도넛(DONUT)’의 발음이 ‘두 낫(Do Not)’과 비슷한 데서 착안한 중의적 표현이다. 김재용은 선천적으로 적녹색약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스스로가 남들과 다르게 색을 본다는 사실이 두려워 색채 사용을 기피했다. 색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려고 일부러 어두운 그림을 그렸다. 표현에 제한을 두니 마음이 힘들었다. 즐거운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저마다 다른 색과 모양을 지닌 작은 조각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넛이 수백, 수천 개 쌓이자 자연스럽게 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됐다. 김재용의 도넛 연작은 두려움을 잊고, 조금 더 가볍고 즐겁게 웃어보자는 희망을 담고 있다. ANN

 

자료_학고재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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