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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284: The Clock of Time Traveler_시간여행자의 시계

과거: 긍정 시계, 미래: 지향 시계, 현재: 쾌락 시계를 주제로 한...

등록일 2019년10월30일 13시1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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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284: The Clock of Time Traveler_시간여행자의 시계

과거: 긍정 시계, 미래: 지향 시계, 현재: 쾌락 시계를 주제로 한…

 

 

 

 

 

전시, 공연, 건축, 영화가 한데 결합된 수준 높은 융복합 문화예술 행사로 손색이 없어

 

시간을 주제로 과거, 미래, 현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통해 일깨워주는 기회가 마련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가 주관한 ‘프로젝트284: 시간여행자의 시계’를 통해서다.

문화역서울 284 전관과 광장에서 7월23일까지 마련되는 시간여행자의 시계전은 전시, 공연, 건축, 영화 등의 여러 장르들이 한데 엮어 펼쳐지는 융복합 문화예술 행사로 손색이 없다. 전시 장소가 근대문화유산인 서울역인 만큼 행사장 곳곳은 17개의 시각예술 작가 팀이 제작한 76점의 예술 작품들로 채워져 볼만하다. 이번 전시에는 총 28개 팀 100명 작가가 참여하여 건축, 설치, 사진, 조각, 영상,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혼합매체 등을 선보인다. 이들이 펼쳐 보이는 전시는 ‘과거: 긍정 시계’, ‘미래: 지향 시계’, ‘현재: 쾌락 시계’라는 3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과거를 가슴에 품고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즐기면서 나아가는 시간여행자의 시계 속 바늘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한편, 전시 기간 내내 11개 팀의 공연예술 작가가 선보이는 연극, 낭독, 강연, 무용, 인형극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되고, 1층 영화관에서는 4개의 주제로 선별된 총 36편의 영화가 상영되어 관람객들에게 시간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홍범, 기억의 잡초들

조준용, 남쪽의 기억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처음 마주하는 중앙홀에는 작가 홍범의 사적 기억이 몽환적인 숲을 이룬 작품이 눈에 들어오며, 기억의 잡초와 명정한 오르골 소리는 우리에게 향수와 아련함을 불러 일으켜 주기에 충분하다. 파트1 전시인 ‘과거: 긍정 시계(The past: the positive clock)’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1,2등 대합실에서는 조준용의 베트남전과 경제개발계획의 산물인 경부고속도로 주변 풍경이 중첩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크리스 도브라울스키의 영국에서 이탈리아로 떠난 자동차 여행 속에서 과거의 추억을 상상으로 재탄생시킨 강연 형식의 공연, 황문정의 과거 서울역 주변에 존재했다가 사라진 Y동의 가상 스토리가 우리를 작가의 시간 여행으로 인도한다. 김정은 작가는 지도를 통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내밀한 궤적을 표현한다. 배우 박정자는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해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의 회상을 낭독콘서트로 열며, 고블린 파티는 옛날이야기를 현대 무용으로 재해석한 풍자적 세계를 선보인다. 미스 레볼루셔너리 아이돌 버서커는 25명의 대규모 출연자들과 함께 과거 80~90년대에 유행했던 서브컬처와 애니메이션 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독특한 분위기의 낯선 시간대를 보여준다. 퍼포먼스그룹 153은 과거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 쇼쇼쇼 프로그램을 현재로 소환한다. 페인스 플라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엄마를 위로하는 6살의 아이의 마음으로 관객을 데리고 가 우리에게 과거의 추억이 가져다주는 삶의 행복이라는 가치를 넌지시 일깨워준다.

 

김사라 강소진, 다이아거날 써츠

 

 

파트2 ‘미래: 지향 시계(The future: the oriented clock)’에서 엘로디 도르낭 드 루빌은 미래의 고고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재의 심각한 환경 문제들을 모든 생물 종이 사라져버린 현 시대의 유물을 미래의 시점에서 들여다본다. 작가는 공해와 오염, 파괴가 난무하는 현재의 연약한 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기 중 부유하는 독성 구름조각, 마치 화석화된 뱀의 비늘처럼 길게 늘어진 나뭇잎 모양의 도자조각들, 보석이 깨져 그 빛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의 직소 퍼즐들로 아름답지만 깨지기 쉬운 미래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작가 손종준은 인간의 소통과 관계에서 날카로운 금속 갑옷과 투구, 보호제 등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미래를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작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공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가 필요 이상의 방어 대책을 취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자위적 조치의 조각으로 표현한다. 또한, 작가 장종완은 황금이빨과 산책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마취시키는 환상에 대해, 최대진은 시간은 살인자다라는 작품을 통해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짧고 강렬한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미래를 체념하고 떠나온 난민들의 표류를 추적하는 한국난민은 미래에서 현재로 온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퍼포먼스 형식으로 펼쳐 보인다. 올리비에 랏시는 RTO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시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한 시간으로 인도한다. 작가가 선보인 델타는 에콜리쥬 프로젝트의 일부로 두 개의 입체적인 구조물에 투사된 붉은 영상과 선의 움직임들, 그리고 사운드는 구조물 사이를 거니는 관람객들의 감각을 교란시킨다. 붉은 화면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환영은 마치 웜홀에 빠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은 우주공간에 있는 듯한 낯선 경험을 하게 된다. 수디아트엔 코는 출발과 도착, 과거와 미래에 대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터미널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무용의 형식으로 선보인다. 순수한 몸으로부터 대화를 하듯 움직임을 언어로 풀어내고 우리는 이내 시간과 빛의 이동경로에 대한 머릿속 상상과 마음 속 감동을 느끼게 된다.

 

 

엘로디 도르낭 드 루빌 - SCALES OF LEAVES_ Archeology of the future -1
 

 

건축가 김사라와 강소진이 결성한 다이아거날 써츠(Diagonal Thoughts)는 옛 서울역의 아치 모양 출입구를 모티브로 리바이벌한 구조물을 광장에 설치함으로써 문화역과 현대의 도시 풍경을 섞어낸다. 빛 반사와 투과가 모두 가능한 소재를 이용한 구조물은 옛 서울역 공간과 동시대의 시간이 섞이는 흥미로운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는 멋진 장치가 된다. 이 작품은 문화역서울 284에 입장하는 관람객의 다양한 동선을 안내하는 동시에 지나다니는 행인과 길 건너편의 도시 풍경까지 담아낸다. 이어진 파트3 ‘현재: 쾌락 시계(The present: the pleasure clock)’에서 이예승은 숨바꼭질을 통해 우리가 감각하는 시간과 기억하는 시간, 그 사이에 존재하는 현재에 관해 보여준다. 작가는 디지털 미디어와 일상의 사물들이 공간 안에서 그림자를 드리우도록 함으로써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을 실시간으로 불러낸다. 자연광과 인공광을 섞어서 관객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문화역 2층 그릴에 구성했다.

 

올리비아 랏시 - delta03

 

 

또한, 김정모는 납작한 시공간이란 작품을 통해 빠른 기차의 속도감 속에서 잔상처럼 머무르는 익명의 풍경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그렇게 기록된 영상은 그 속도감만을 보여주며 장소도 시간도 알 수 없는 익명의 풍경이 되어버린다. 이를 통해 전시장은 평면적인 시간의 반복되는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된다. 손영득은 외발자전거로 그리다를 통해 관객이 직접 외발 자전거를 타고 영상의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늘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외발자전거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작가는 서커스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인의 상황을 외발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 비유했으며, 외발 자전거를 타는 관객은 옛 서울역을 통해 근대와 현대의 공존을,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손종준, 자위적 조치

 

 

다니엘 피르망은 인체를 그대로 캐스팅한 조각 태도 시리즈를 통해 현재에 붙들린 존재에 대한 해석을 색다르게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매우 사실적으로 형상화된 사람이 머리 위로 옷을 반쯤 걸친 채(또는 들어 올린 채) 잠시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춘 듯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작가는 시간의 한 순간을 고정시킴으로써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역설을 만들어냄으로써 움직임과 이미지, 사물과 그 사물이 존재하는 시간에 대해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박제성의 더 스트럭쳐는 여러 개의 놀이기구를 조합해 새로운 생명체 혹은 기계장치가 공간 속을 부유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작품을 선보였다. 정혜련은 추상적 시간을 통해 지나간 것들의 모호함은 현재의 불안하고 텅 빈 세상에 대한 증거가 된다는 내밀한 개인적인 기억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하석준은 수도자-고통의 플랫폼이란 설치작업을 통해 수도자로 대표되는 종교적 영원성과 관객의 놀이라는 세속적 순간성을 대비시킨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수도자 조형물은 40kg에 달하는 2대의 대형 TV 모니터를 메고 있다. 상단에 설치된 센서가 관람객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수많은 선과 점으로 재구성한다. 한편, 더 러빙 씨어터(The Loving Theater)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감각적인 경험으로 치환시키는 공연을 발표하고, 제이제이브로 X 모므로는 밥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했던 추억의 시절을 현재의 시점에서 무용으로 풀어낸다. 팀 스푸너는 고장 난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는 초현실적 세계와 현재와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는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 세상과 나의 관계를 독특한 인형극으로 풀어낸다.

 

하석준, 수도자 고통의 플랫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최봉현 원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장르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음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와 공연, 건축, 영화라는 다양한 장르가 한데 모여 시간을 주제로 펼치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작가와 함께 이색적인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선아 ‧ 장현아 ‧ 오동건 기자

신수진 예술감독, 조강선 문화역서울 284 주임연구원, 안용제 KCDF 책임,

참여 작가_ 고블린파티, 김정모, 김정은, 다니엘 피르망, 다이아거날 써츠(김사라, 강소진),

더 러빙 씨어터, 미스 레볼루셔너리 아이돌 버서커, 박정자, 박제성, 손영득, 손종준, 수디아트엔 코,

엘로디 도르낭 드 루빌, 올리비에 랏시, 이예승, 장종완, 정혜련, 제이제이브로 X 모므로, 조준용,

최대진, 크리스 도브라울스키, 팀 스푸너, 퍼포먼스그룹 153, 페인스 플라우, 하석준, 한국난민, 홍범, 황문정,

자료_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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