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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부터 시작한, 너무 흔해진 거짓말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일상 속 거짓말을 현대미술로 다룬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

등록일 2020년01월17일 09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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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부터 시작한, 너무 흔해진 거짓말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일상 속 거짓말을 현대미술로 다룬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

 

서울미술관은 2020년 2월 16일까지 국내외 작가 23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획전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미술관 본관 M1 제 1전시실과 제 2전시실(약 800평)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그룹전이다.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전은 우리의 삶 속에 가득 차 있는 ‘거짓말’에 대해 탐구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한 ‘거짓말’이 나를 넘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 동안 진실로 믿고 있었던 것들이 얼마나 크게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는지를 23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살펴본다.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전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는, 어느 순간엔가 그 정도와 가치가 너무 흔해진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달하며,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서울미술관만의 ‘스토리파이-웨이(Storify-Way)’의 형식을 본격 극대화하여 관람 흐름을 엮었다. 스토리파이-웨이는 다년간 서울미술관이 제시해 온 새로운 전시 프레임으로, 관람객에게 감상에 대한 색다른 형식을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작품과 상호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전시 기획이다. 이는 작가 발굴과 작품을 소개하는 미술관의 기본적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정형화된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형식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스토리파이-웨이 형식에 집중한 본 전시는, 예술문화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연결함으로써, 관람객에게 한결 더 풍성한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Part 0’에서는 인류에게 거짓말은 언제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경험해 보며, ‘Part 1’은 ‘나’를 중심으로 스스로에게, 혹은 가까운 테두리에서의 ‘거짓말’이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 왔는지를 탐구한다. ‘Part 2’는 타인의 말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거짓말’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상처 주고 영향을 미치는지 작품을 통해 느껴본다. 마지막 ‘Part 3’에서는 거대한 단위의 ‘거짓말’, 바로 국가와 사회가 우리들에게 해왔던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이 공간에서는 4개의 대형 미디어 설치 작품들을 통해 큰 목적과 ‘우리’를 위해 희생되고 억압되어 왔던 ‘나’를 새삼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유민정_하와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부끄러움을 알았을까, 2015, 캔버스에 유채, 193.9×390.9cm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전의 작품들 몇 가지를 살펴보면, 유민정의 ‘하와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부끄러움을 알았을까’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표현한다. 인간의 얼굴은 감정을 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자, 가장 쉽게 거짓으로 위장할 수도 있다. 다만, 부끄러움의 감정만큼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쉽게 숨길 수 없다. 작가 유민정은 붉게 표현된 인물들의 모습을 에덴동산과 함께 표현하며, 금기를 어기고 자기 합리화된 거짓으로 부끄러움을 알게 된 현대판 아담과 하와(현대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주연_Who are you, 2012, 캔버스에 아크릴릭, 45.7x36cm(3ea)

 

극도의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대중매체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은 갈수록 수동적이고 획일적인 허상의 존재가 되어간다. ‘Who are you’의 작가 이주연은 작품을 통해 이러한 현대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나아가 우리 자신이 거짓이 아닌 참된 자아를 어떻게 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작가 이주연은 갈수록 익명화되고 비개성화되어가고 있는 우리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러한 허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원적 질문을 통해, 자신의 본연의 모습에 대한 자각과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로돌포 로아이자(Rodolfo Loaiza)_Magic-Metrosex, 2012, 디아섹, 32x40cm

 

‘Magic-Metrosex’의 작가 로돌포는 유명한 팝 캐릭터들을 어둡고 현실적인 상황에서 보여주며, '순수의 상실'이라는 일반적 주제를 탐구한다.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속 고전적인 등장인물들이 지나친 명성의 세계(현실)와 맞닥뜨린다면,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약, 술, 괴롭힘, 허영심의 과잉에 취약하다고 판명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관습적인 이성애자의 해피엔딩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기고, 박탈당한 사람들은 마침내 그들이 갈망했던 어떤 편견이나 공포증을 넘어 진정한 해피엔딩을 마주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장연호_마지막 밤, 2015, HD 단채널 영상, 사운드, 9분

 

독일에서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장연호의 ‘마지막 밤’은 죽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애도를 담아 표현한 작품이다. 어른들의 욕심에 눌려 소중한 생명들은 깊고 차가운 바닷물에 웅크린 채 잠겼다. “가만히 있으라” 아이들은 가만히 있도록 교육 받았고, 목에 물이 차오르는 그 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가만히 있는 것은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이처럼 차갑고 무서운 거짓말이 또 있을까? 장연호는 차디찬 바다 위에 별이 된 아이들의 혼을 위로하고자 이 영상을 제작했다.

 

 

전지윤_Hierarchical Space, 2019, 프로젝션맵핑, 사운드ZXIS, 프로그래밍 박진완, 2640x1320mm

 

 

미디어와 예술공학을 박사 전공한 전지윤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집과 도시를 사회학적 구조의 측면에서 바라본다. 이번 전시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이번 작업은, 전자스크린에 다가가면 신체의 에너지에 의해 화면 속 도시의 기류가 작동하는 미디어아트이다. 작가 전지윤은 ‘집’이란 개념의 변화와 더불어, 도시의 모습들을 시간의 흐름으로 추적하고, 이를 인터렉티브한 방식으로 대비해 보여준다. 이러한 작업은 관람객에게 도시, 환경, 변화 또는 이동 등 도시가 갖는 사회학적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비유적 경험이다. 지금 이 순간 역시도 우리의 삶의 터전인 도시 공간은 인간의 욕망으로 변화되고 있다. 전지윤은 어느 순간 살아가는 터전이 아닌 소유의 대상이 되어버린 ‘집’과, 도시화된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계층적 구조와 권력에 대해 고찰해 보게 한다.

 

 

이번 전시는 인문·사회학적인 주제들을 이미지텔링으로 풀어내어 각 작품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공간의 주요색으로 사용되는 빨간색과 흰색은 ‘새빨간 거짓말’ 혹은 ‘새하얀 거짓말’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가시화한다. 또한 각 파트의 입구에 설치된 반사경은 거짓말로 채워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게 하는 메타포적 구성을 시도한다. 관람객들은 전시공간에 숨겨진 시각적 알레고리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공감하게 된다. 이러한 여러 지표들은 마치 공간의 일부인 듯 관람객 동선에 개입해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전시의 내용과 상호 교감할 수 있도록 꾀했다. ANN

 

자료_서울미술관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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