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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관객 사로잡은 우리의 여인들,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안숙선·정재일, 각 세대 거장이 함께 선보이는 우리 음악 진면모

등록일 2020년11월16일 10시4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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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한 트로이 여인들의 강인함과 용기 전하는 '트로이의 여인들'

우리 소리 세계 진출의 새로운 이정표 제시한 대작이 돌아온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대표 레퍼토리 ‘트로이의 여인들’을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싱가포르예술축제, 런던국제연극제, 홀란드 페스티벌, 빈 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국내 무대는 2017년 11월 공연 이후 3년 만이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기획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작품으로, 국내·외 최고 제작진이 만나 성공적인 시너지를 발휘한 협업 사례로 손꼽는다. 싱가포르 출신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을 맡았으며, 작가 배삼식이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창극 극본을 탄생시켰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고 평가받는 음악은 우리 전통음악계를 대표하는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한 무대 위 모든 시각 요소들 또한 창극의 바탕이자 핵심인 소리 이외의 군더더기를 과감히 덜어내고 순수한 본질에 다가가는 데 일조했다.

 

3천 년 전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만나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극’으로서 해외 유수 무대에서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과 환호를 이끌어냈다. 빈 페스티벌 공연 당시 오스트리아의 공영방송 ORF는 “고대 그리스 비극과 한국 판소리의 조화가 훌륭했다”라며, “관객을 사로잡는 압도적인 비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다”라고 호평한 바 있다.

 

전쟁의 비극 속 소외되었던 평범한 여인들을 바라보는 배삼식 작가의 시선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동시대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헤큐바 역의 김금미, 안드로마케 역의 김지숙, 카산드라 역의 이소연, 헬레네 역의 김준수를 비롯한 주요 배역들이 각자의 에너지로 극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여덟 명의 코러스는 등퇴장 없이 공연 내내 무대를 지키며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했던 트로이 여인들의 강인함과 용기를 전한다. 또한 극의 시작과 끝에는 잠들지 못하는 혼령, 고혼(孤魂)이 등장해 전쟁과 인간의 우매함을 꾸짖고 상처받은 여인들의 고통을 위로한다. 우리 고유의 말과 소리로 들려주는 위로의 노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객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며 묵직한 감동을 전할 것이다.

 

또한 특별기획 공연 ‘트로이의 여인들 : 콘서트’를 선보인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요 곡들을 엄선해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단 한 번의 특별한 무대로, 판소리가 지닌 음악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날의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국립창극단의 고민을 담은 시도이기도 하다. 판소리 외길을 걸어온 안숙선 명창의 깊이, 대중음악을 넘어 전통음악까지 확장한 정재일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 우리 음악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여신동이 콘서트 버전의 연출과 무대를 맡고, 음악감독 정재일이 국립창극단 배우․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된다. ANN

 

자료_국립창극단

박은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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